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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찾은 안철수 “대통령과 정부가 주민들 말씀 듣고 사과해야”
강정 찾은 안철수 “대통령과 정부가 주민들 말씀 듣고 사과해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11.0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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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정부에서 같은 결론 … 국가안보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결론 동의할 수밖에”

안철수 후보가 주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 뒤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을 방문, 지킴이들을 위로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대선 후보들 가운데 처음으로 강정마을을 방문, 주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2일 오전 4.3평화공원을 찾아 헌화와 분향을 하고 참배한 안철수 후보는 오전 11시 강정마을에 도착, 1시간 가량 대화의 시간을 갖고 마을 주민들이 겪고 있는 갈등과 아픔의 목소리를 들었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다시 강정마을을 찾아 뵙고 전임 정부의 일이지만 주민 분들께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을 방문한 안철수 후보에게 활동가 장성심씨가 "왜 이제서야 왔느냐"며 하소연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인사말을 통해 “언론을 통해 많은 말씀들을 듣고 있다. 또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도 다른 의견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많은 얘기를 듣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강정마을에서는 안 후보에게 강정마을회에서 발간한 책과 감귤을 선물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고권일 반대대책위 위원장의 브리핑과 강동균 회장,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다 들은 뒤 “여러분 말씀을 들으면서 참 마음이 아프다. 국가가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불행과 고통에 빠지게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안 후보는 “조금 전 4.3평화공원에 다녀왔는데 4.3사건의 그 상처가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해군기지와 관련해서는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문제와 과정상에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대통령과 정부가 직접 주민들의 말씀을 듣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되면 주민들의 말씀을 다시 듣고 사과드리겠다. 전임 정부의 일이지만 대통령으로서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가 3일 강정마을을 방문, 마을 주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이어 안 후보는 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우선 과연 대한민국에서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필요한가라는 문제, 두 번째로 강정을 선정할 때 과정상에 주민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가 하는 2가지로 나눠 생각해야 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먼저 해군기지가 필요한지에 대해 안 후보는 “일반 국민들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국가안보상의 문제에 대해 여러 정부에서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같은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처럼 여러 정부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면 고급정보를 접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가안보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결론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안 후보는 “과연 강정이었어야 하는지, 주민 동의를 구하는 과정상에 문제는 없었는지, 시행상에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다시 한번 쳐다봐야 한다”고 정부의 책임론을 피력했다.

특히 안 후보는 “주민 동의를 구하지 못하고 친척들간에도 반목하고 갈등을 불러일으킨 책임에 대해 정부 관계자가 사과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안 후보는 “출마선언을 한 후 지난 40여일간 첨예한 갈등 현장을 직접 방문해서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들었다”면서 쌍용자동차,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철탑 농성 현장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에 대해 “제가 주민들의 말씀을 듣는 것 자체가 전국에 방송되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언론을 통해 알려질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며 “국가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책상에 앉아서 보고받고 언론을 통해서만 접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선 후보들 중 처음으로 강정마을을 찾은 안철수 후보가 주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마을 주민들과의 대화를 마친 안 후보는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을 찾아 공사 강행을 막기 위해 정문을 지키고 있는 지킴이들의 하소연을 듣기도 했다.

경찰의 고착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활동가 장성심씨(42)는 안 후보에게 “왜 이제야 왔느냐”면서 울부짖으면서 고통스러운 몸짓으로 하소연했고, 다른 활동가들도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안 후보에게 강정의 아픔을 헤아려줄 것을 호소했다.

안 후보는 이어 서귀포농협 유통사업소 현장과 제주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등을 둘러본 뒤 오후 7시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희망콘서트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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