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단체 부활은 제주특별자치도를 포기하는 것
기초자치단체 부활은 제주특별자치도를 포기하는 것
  • 박찬식
  • 승인 2012.10.3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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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식 / 전 제주도행정부지사

박찬식 전 제주도행정부지사
지난 10월 29일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개편 도민토론회에서 최영출 충북대 교수는 1안 시장직선제(의회 미구성), 2안 기초자치단체 부활(시장 직선, 의회 구성)이라는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최 교수는 세 번의 도민 여론조사를 통하여 이러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하였다. 민원 처리의 신속성과 주민 편의를 강화하고 집중된 도의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서는 1안 또는 2안으로 행정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정체제는 전체의 숲을 무시하고 한 개의 나무만을 본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현행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의 목적과 입법 취지를 간과하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제는 의회 구성과 자치단체장이 공존해야만 법인격이 부여되는 데, 전혀 법인격이 없는 1안을 제시한 것은 소수의 도민 여론에 끌려 다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으며, 학자적인 양심을 저버리고 전 도민의 지적 수준을 무시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본 특별법은 제1조에 명시된 바와 같이 국제자유도시를 효율적으로 조성할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기초자치단체인 시.군 간의 재정 격차를 해소하고, 시.군 간 균형 발전을 촉진함과 동시에 사람, 상품, 자본의 국제적 이동과 기업 활동의 편의가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행정규제 완화, 국제기준 적용 등을 통하여 국제자유도시를 완성함으로써 국가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특별법 제정 당시에 왜 하필 행정시장제도를 도입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제왕적 도지사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행정의 능률성을 확보하여 국제자유도시의 효율적인 조성을 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특별법상 기초자치단체를 두는 경우, 민선 시장군수는 민선 도지사와 대등한 입장에서 언젠가는 도지사로 출마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목소리를 높여 각자 자기 자치단체 이익만을 주장할 수 있다. 이는 갈등의 원인이 되어 자치단체 간 균형 발전을 저해하고 나아가 국제자유도시의 효율적인 추진을 어렵게 만든다.

그동안 지방자치제 실시 이전의 관선 시장군수는 도의 방침에 따라 건전 재정 운영으로 부채가 증가되지 않는 상태에서 다소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효율적인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기초자치단체를 폐지함으로써 민원 처리가 지연되고, 집중된 도의 권한 문제 등이 제기된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1안 또는 2안을 특별법에 반영하여 해결하려고 한다면 이는 특별법의 목적과 입법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특별법 개정 과정에서 상당한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기초자치단체가 국제자유도시의 효율적인 조성을 위해서 폐지된 것이라면 이는 위헌이기 때문에 장부와 정치권에 강력히 항의하는 경우 부활할 수 있다고 보는 견해는 더이상 논쟁의 여지가 없다.

왜냐하면 헌법재판소가 (2005헌마1190)에 의거 “법률조항으로 자치단체인 시군을 폐지하여 행정의 효율화를 달성하고 국제자유도시의 조성을 도모하려는 입법자의 판단이 부정확한 사실 인식과 불합리한 예측을 근거로 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결을 한 바 있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개편 용역팀은 순수한 학자 입장에서 1안과 2안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끝까지 주장한다면 특별법을 반납하여 제주특별자치도의 명칭과 국제자유도시를 포기하고 타시도와 같이 지방자치법에 근거를 둔 일반자치단체로 돌아가서 기초자치단체를 부활시키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찬식 / 전 제주도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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