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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태풍에도 견딘다는 방파제가 파손된 진짜 이유는?"
"50년 태풍에도 견딘다는 방파제가 파손된 진짜 이유는?"
  • 김진규 기자
  • 승인 2012.10.30 12:2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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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슨 작업장 근로자 "제주해군기지 방파제 설계오류·케이슨 부실시공" 폭로

화순 케이슨 작업장 근로자인 유윤선 씨가 케이슨 시공 등에 대한 부실 사태를 폭로하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감리단이 제주해군기지는 50년 빈도의 태풍에도 견디도록 설계됐다고 했지만, 올해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제주해군기지 사업장에 있던 케이슨 7기가 모조리 파손됐다.

이에 감리단 측은 "볼라벤이 너무 강력한 태풍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실은 방파제 설계오류와 부실시공인 것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 저지 범대위, 제주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전 국민 대책위는 30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파제 설계오류, 케이슨 부실시공'을 폭로하면서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화순 케이슨 작업장 근로자였던 유윤선 씨를 대동, 케이슨 시공에 대한 부실 사태를 폭로했다.

유씨의 증언에 따르면 케이슨 제작에서 철근공사는 A, B 두팀으로 나눠 주간 12시간, 야간 12시간 교대로 일했다.

문제는 A,B 각팀에 한국인 기능공 12명, 외국인 근로자 35명으로 이뤄지면서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데 있다. 기능공 12명 이외에는 외국인 근로자거나 비기능공들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말이 안통해서 정확하게 가르치기도 힘들지만, 가르쳐준대로 하지도 않고, 철근이 생긴대로 대충 짜맞춰 연결해버린다는 것이 유씨의 주장이다.

 
유씨는 "철근과 철근 사이의 간격은 원칙적으로 20cm다. 철근과 철근사이의 간격이 일정해야 외부충격에도 힘이 골고루 분산돼 콘크리트가 부서지지 않는다. 만약 골고루 철근이 배치되지 않는다면 철근사이 간격이 넓은 부분에 균혈이 생기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치해 놓은 철근 사이로 직원들이 지나가서 세로로 세워진 철근 사이가 벌어지면 그것을 다시 모아서 연결해야 하는데, 외국인 노동자 및 비기능공들은 철근 사이가 벌어진 채로 가로 철근을 연결시킨다. 아래 부분에서 조금 벌어진 세로 철근은, 케이슨 윗부분으로 갈수록 점점 더 많이 벌어지게 되고, 풍랑이나 태풍 등 충격이 있을 경우 콘크리트에 가장 먼저 균열이 생기는 부분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 기능공들이 외국인 근로자에게 감시당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유씨는 "외국인근로자들이 한국인근로자들이 지시를 잘 따라 일을 해야 하는데, 공구장은 베트남노동자들에게 '한국인기능공들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사진 찍고 감시하라'고 지시, 오히려 한국인기능공들이 외국인노동자들의 감시를 받는 형국이었다. 상황이 이런대 케이슨 시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있겠느냐"고 항변했다.

또한 철근 시공 설계상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케이슨을 콘크리트로 채울 때 아래에서부터 천천히 끊임없이 부어야 한다. 그런데, 케이슨 전체의 콘크리트가 단단하게 채워지도록 하려면, 콘크리트 안에 지연제라는 액체를 넣어서, 먼저 부었던 콘크리트가 굳는 것을 늦추어주고, 뒤에 부은 콘크리트와 잘 섞이도록 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vibrator(떨판)를 작동시켜 떨림을 주어서 콘크리트 입자간의 간격을 줄여 밀도를 높이고 콘크리트 안에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유씨는 "케이슨 제작 초기에는 지연제를 넣었었는데, 그 후 비오는 날 한 번씩 넣다가, 그 뒤에는 지연제를 거의 넣지 않았다. 지금까지 지연제를 넣은 경우가 케이슨 콘크리트 타설과정의 10%도 안된다. 첫 번째로 만들어진 제1호기 케이슨에 지연제를 제일 많이 넣었었는데, 그것도 넣어야 할 지연제를 100% 넣지 않았다. 콘크리트 타설을 빨리 하려는 욕심에서 지연제를 넣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아래에 부은 콘크리트가 빨리 굳어져서, 뒤에 붓는 콘크리트의 육중한 무게가 내려누르면, 아래에 부어놓은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겨버린다"면서 "화순에 있는 케이슨 제작장에는 건축폐기물인 시멘트 가루, 즉 슬러지(sludge)가 발에 마구 밟힐 정도로 바닥에 흩어져 있곤 하는데, 이것을 한번도 청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것을 타설해놓은 콘크리트 안에 부어버린다. 그럴 경우 콘크리트의 강도가 약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이번 8월 말 태풍으로 강정해안에 가거치 돼 있었던 케이슨 7개가 부서진 것 중 제일 처음 만들어진 케이슨 1호기가 제일 잘 만들어졌는데, 과연 그 케이슨이 가장 덜 부서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케이슨 제2호기부터는 모두 질이 낮다. 왜냐하면, 제1호기는 월급 등의 처우가 제대로 이루어져 의욕적으로 일한 반면, 제2호기부터는 월급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그 결과 기능공들의 숫자도 점점 줄어들어 케이슨 제작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감리 해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유씨의 증언에 따르면 유씨가 6개월 근무하는 동안, 감리 공사장 내부에 들어와서 점검하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감리는 매일 한 번씩 와서, 그저 케이슨 콘크리트 사각 밖에서 한 바퀴 훑어보고 간다. 그렇게 바깥에서만 돌아보고 갈 경우, 케이슨 바깥 쪽 철근 이음새는 보이지만, 케이슨 안쪽의 철근과 콘크리트 시공은 전혀 볼 수 없게 된다는 설명이다.

강정마을회 등은 "방파제 설계를 위한 환경요소 분석 오류, 설계 기준 미달, 공법 선정 오류 등으로 부실한 설계임이 드러났다"면서 "국책사업임에도 이러한 총체적인 부실이 발생한 점에 대해 반드시 국정조사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총체적인 부실에 대한 원인분석과 처벌,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 있지 않은 현재, 내년도 제주해군기지 사업을 위한 예산은 전면 삭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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