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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지켜달라는 김태환 도정 요구, 정부가 수용할까"
"감귤 지켜달라는 김태환 도정 요구, 정부가 수용할까"
  • 장금항 객원필진
  • 승인 2006.07.03 14:4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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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장금항 목사, '한미 FTA협상, 초국가 기업체제의 위협'

국가체제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인류역사 수 천 년 동안 사람들이 구축해 온 정치체제는 부족. 도시국가. 제국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 해 왔고 우리가 '국가'라고 부르는 특수한 제도는 16∼17세기경 유럽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근대국가'를 유형으로 한 매우 짧은 역사의 산물이다.

그 역할 또한 수시로 바뀌어서 19세기를 거쳐 확립된 자유주의 전통 아래 국가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처럼 꼭 필요한 영역에만 최소한 개입하는 매커니즘이 국가의 정의였다. 20세기에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겪으며 시장 매커니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게 된다.

1930년대 미국의 뉴딜정책, 정부의 대규모 재정적자를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케인즈 경제학은 적극적인 정부개념을 주문하는 국가주의의 산물이다.

이후 시장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복지문제에 국가가 개입하는 유럽의 복지국가 모델, 개발 도상국들이 경제발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부주도의 효율적인 제도를 구축하려는 아시아의 발전국가 모델, 혁명을 통해 국가를 '디자인'하려 했던 극단적 국가주의의 전! 형인 사회주의국가 모델 등이 생겨났다.

주목할 것은 자유주의가 낳은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기 위해 등장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스스로의 합리성을 과신하고 그로부터 만들어진 제도와 체제를 검증 없이 강요함으로써 실패하거나 위기를 맞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중 사회주의의 실패는 한쪽의 행동이 다른 쪽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의 복잡성에 기초한 체제 효과(system effects)를 무시한 채 일반적으로 밀어 부친 극단적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신자유주의의 등장

강력한 국가 또는 '큰 정부'가 실패하거나 위기에 봉착하자 근대국가의 개념을 뛰어넘는 시도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유럽 연합(EU)이나 국제 기구, 초국가 기업, NGO등 다양한 주체들이 국가를 뛰어넘어 이합집산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기존 국가의 틀을 뛰어넘으려는 초국가기업체제는 시장의 매커니즘을 공공영역으로 끌어들어 전통적으로 국가 영역이었던 정치, 외교, 경제, 국방 등의 영역을 축소시키거나 많은 부분을 민간에 끌어들이려 하고 발달된 글로벌 네트워크 시스템을 통하여 자본과 시장의 세계화를 시도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의 고정 패러다임속에서 국가는 변하지 않는 구조로 여겨졌지만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한계에 부디친 자본의 확장, 9.11테러로 상징되는 급격한 세계 정치의 변화는 국가의 틀과 간섭을 뛰어넘을 조건을 갖게 되었다.

특히 미국의 투기적 자본과 대기업은 기존 국가제도위의 초법적 지위를 갖기 위해 역설적이게도 근대적 국가의 틀인 미국의 군사와 외교를 통한 패권을 이용해 약소국가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초국가기업체제는 국가체제를 뛰어넘으려는 시도 중 가장 위험하다고 하겠다.

#지금 제주의 체제개편은 신자유주의 사고의 결과

국가체제도 영원한 것이 아닌데 지금 제주의 행정체제개편이야 오죽하겠는가.

때아닌 신구간을 만나 특수 누리는 이삿짐센터와 입이 귀에 걸린 김 도지사와 주변 인사 빼고는 머리 아플 일이 많아 너무 맘 상하지 말라고 위의 얘기를 하였지만 써 놓고 보니 염장 지르는 것 같다.

정부의 행정체제개편이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신자유주의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고 재정 적자를 줄여보려는 노력이라면 지금의 과도기적 개편이 완성되면 자리가 더 위험할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일이다.

모두가 겪는 고용불안, 실업란이니 남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공무원 직업이 제주 최대의 직장인 것을 감안하면 효율성보다 비능률, 비효용이어도 일자리 수 많은게 좋은데 스스로 우리 무덤을 팠으니 이제 알아서 강력한 노조를 만들던지, 부업을 준비하던지 준비할 일이다.

#한미 FTA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 위험

지금 가장 큰 위협은 한미 FTA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 국가 영역을 뛰어넘어 초법적 지위를 가지려는 초국가기업체제의 위험이다.

자유무역협정이 관세와 무역의 자유를 통한 경제 규모 확대를 기본으로 이해되고 쌀과 감귤 등의 개별 품목을 지키려는 노력에서 머물러 있는데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자본과 기업이 근대적인 국가의 틀인 군사와 외교의 제국주의적 패권을 이용하여 상대 국가의 간섭과 법을 뛰어 넘으려는 시도를 두고 협상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제국주의적 패권을 그대로 인정하거나 이용하면서 법적 규제와 장벽을 철폐하는 자유무역을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저강도 전쟁이다.

더구나 친자본적 시각의 경제관료와 미국유학파를 중심으로 한 친미적 학계 인사와 보수언론을 통하여 국가 장벽을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릴 수 있는 지금의 한국적 상황에서 미국과의 FTA는 국군 통수권을 넘겨준 이승만처럼 통치권을 넘겨주는 일이다.

자부심을 갖기 힘든 대한민국이라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국가 정책은 모범적인 것이 많으며, 이것들은 개인주의와 무한경쟁에 익숙한 기업가치보다 보호받아야 할 대의다.

#감귤 개방 가능성이 크다

김태환 도정이 기대하는 특별자치도의 추진과 국제자유도시로서의 목표도 결국 국가의 간섭이 아니었으면 어려운 일이다. 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 국가의 간섭은 경제발전의 걸림돌이라 생각하고 자유무역을 주장하지만 미국마저도 국가의 힘을 이용하여 우위를 점하려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처럼 자본과 시장경제의 역사가 짧아 자생력이 없는 현실에서 무역규모 20배의 미국과 자유무역을 한다는 것은 무리이며 국가의 일정한 보호 속에 그나마 이 정도를 유지하는 중소기업과 1차 산업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를 목표로 하여 외자유치에 광분하면서도 정작 감귤산업을 지켜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는 이 모순적 사고로는 자유무역의 이득이든 자국의 농업은 어느 것 한 가지도 지키기 어렵다.

외형은 개방과 자유무역을 지향하되 내부의 행정과 사고는 철저히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 밖 에 없는 제주의 현실에서 국제자유도시와 한미 FTA(자유무역)는 조합점을 찾을 수 없는 예이다.

놀라울 것이 많은 국가의 적극적 간섭을 주창하는 개혁주의 사고에서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자본자체의 질서대로 자유무역하자는 논리가 어떻게 나오는지 또 한번 놀랍다. 특별자치도를 통한 국제자유도시로서의 제주미래를 설계한 이 정부가 제주감귤만은 지켜달라는 김 도정의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지 궁금하다.

아마도 이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감귤도 장담할 수 없지 않나 싶다.

#협상 자체를 재고해야

농업부문을 비롯한 산업 전반의 피해 예상은 개나 소나 다 읊조리는 판이니 정작 걱정스러운 부분을 지적하면 60여명 남짓 된다는 외교통상부 협상단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엘리트집단이라는 재경부가 저 ○○상고 출신들의 어설픈 개방 논리로 외환은행을 헐값 매각한 경우를 꼭 들지 않더라도 미국인보다 더 미국적 사고를 한다는 외교통상부의 관리들이 국익에 대한 문제를 판단할 가치관을 가졌느냐이다.

또 대학의 교수 사회의 번역권수가 증명하듯 번역은 미묘한 것이고 고도의 영어실력을 요구하는 것인데 우리말 법전을 보아도 이해하기 힘든 법률적 용어의 미묘함과 난해하고 전문적인 경제 용어들을 그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협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저 친한 척 인사하는 것과 돈과 이득을 놓고 논쟁하는 것은 같은 말을 쓰는 우리끼리도 힘든데 1년이라는 짧은 시한에 그 방대한 영역을 이해하고 협상하고 조정한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어차피 세계경제의 흐름이 장기적 불황이라 한다면 이렇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은 미국 시장에서 중국이 이미 점령한 상태여서 이득 볼 것이 없다.

삼성재벌의 직원들이 정부관료들보다 더 영악하다. 하물며 미국의 기업은 부시를 정치자금으로 움직이는 정치 위의 기업이 아니던가. 협상은 정부 대 정부인 것 같지만 미국의 다국적 기업의 브레인을 상대로 협상하는 셈인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백화점식 사고로는 김선일 문제나, 동원호 8명의 선원이 80일이 넘도록 억류되어 있어도, 미국과 북한의 핵 협상에서 둘러리도 못하는 저 외교 통상부의 무능함으로는 영악한 저들을 상대할 수 없다.

지금의 자유무역을 통해 한국경제의 지경을 확장한다는 사고말고 공정무역(Fair Trade)을 통해 제 3세계 시장을 확대하고 미국과 일본 중심의  무역 국가를 다변화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상명에서 장금항목사>

#외부원고인 미디어칼럼은 미디어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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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모리 2006-07-11 23:16:56
글쓴이의 자세, 당신의 용기있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비기독인 2006-07-04 08:51:26
목사가 속세에서 놀아야지, 그럼 어디에서 놀아야되나?
니들 말대로 세상을 구원하려면 더욱 그렇게 해야 하지 않나?
글을 잘 읽어 보시오. 누가 썻는지를 가지고 시비걸지 말고,

기독인 2006-07-03 23:07:29
교회에서 활동하는 일

글 쓰고 유명해지고 싶으면 목회직 그만두고 사회에 나오라. 그래서 언론인이되든 말든. 너무 목사가 속세적으로 노는것 같아 슬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