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인권, 우리안에 평화'...5.18 그날의 현장으로
'내 옆에 인권, 우리안에 평화'...5.18 그날의 현장으로
  • 문상식 기자
  • 승인 2006.07.02 02: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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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제주주민자치연대 주최, 28~30일 제2기 풀뿌리 학교 개최
5.18묘역 방문 등 광주지역서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제주지역대학생들이 문화수도, 첨단산업도시를 지향하는 광주, 자유와 인권, 정의의 횃불을 높이 들었던 5.18민주화운동이 있었던 광주로 향했다.

제주주민자치단체(대표 정민구)가 주최하고 (재)5.18기념재단의 후원으로 제주지역 대학생 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광주광역시 일원에서 대학생과 함께하는 제2기 풀뿌리 학교 '내 옆에 인권, 우리 안에 평화'가 열렸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다각적인 사회인식을 바탕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해 나가고 시민사회영역과 서로 협력하고 도움을 주는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인 네트워크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이번 제2기 풀뿌리 학교를 마련했다.

첫날인 28일 '제2기 풀뿌리 학교' 참가자들은 첫 행선지로 5.18기념문화센터를 찾았다.

한국민주화운동의 정신적 구심점인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옛 상무대 자리에 조성된 5.18기념문화센터는 5.18의 명예회복과 값진 교훈을 계승하는 역사적 장소이다.

뿐만 아니라 도심속에 쉼터를 제공함으로써 공원기능과 더불어 5.18이 시민의 생활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5.18일상화의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5.18 관련자 이름, 모자상, 횃불, 지하부조 등이 있는 추모공간을 찾아 5.18민중항쟁을 다시 돌아보았다.
 
이어 참가자들은 발길을 돌려 5.18묘지을 찾았다.

1980년 역사의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었던 광주는 제주의 4.3항쟁과 더불어 뼈아픈 과거를 가슴에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5.18민중항쟁은 우리 민족의 역사에 면면이 이어져 내려온 자발적인 민중운동의 소산이다. 당시에는 피의 진압으로 패배하였지만 이후 전개된 민주화운동은 과정에서 유신체제를 계승한 제5공화국 정권의 부도덕성을 만천하에 드러낸 증거가 되기도 했다.

5.18민중항쟁 시기의 수준 높은 나눔과 자치, 연대의 공동체 정신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훌륭한 모범이자 압제에 저항하는 세계 진보적인 사람들의 가슴에 가장 경이로운 민중항쟁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항쟁속에서 당시 목숨을 잃은 영령들이 묻혀 있는 5.18묘역을 찾은 참가자들은 숙연한 마음으로 참배를 하고 아픈 과거 속으로 들어갔다.

5.18묘역 관계자는 "가장 무서운 것은 역사를 잃어버리는 것"이라며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고 진실을 규명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해결하고 풀어 나가야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제2기 풀뿌리 학교 첫날인 28일 오후 7시에는 광주광역시 향등마을 노인회관에서 정호기 전남대학교 호남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의 주제강연이 있었다.

정 교수는 5.18민중항쟁과 4.3항쟁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사에서의 국가폭력과 과거청산에 대해 역설했다.

다음은 정호기 교수 강연 요지.

한국전쟁 이후 한국에서 발생한 국가폭력과 민중의 항거들 가운데 5.18민중항쟁은 가장 활발한 기억투쟁으로 공식적 평가가 반전된 사건이다.

5.18은 국가폭력의 불법적 행사에 맞서 민중이 무장을 하고, 국가권력이 무력화된 기간 동안 민중 자치가 실현되었으며, 원초적 사건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저항적 기억투쟁이 전개되었던 점 등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4.3사건의 진상규명이 이뤄질수록 여수사건이 부각된다. 여수 사건이 지난 행사 때 처음으로 항쟁이란 표현이 쓰였다. 4.3이 역사적으로 어떠한 평가를 받고 어떠한 방식으로 진상규명이 되어 왔는가 처럼 여수사건도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4.3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은 미진하지만 명예회복은 이뤄졌다. 그리고 이제 4.3재단 설립 등 기념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는 4.3사건이 제주도 전역에 걸쳐 이뤄지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명확해 비교적 해결에 있어 원활한 진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4.3 배상 문제와 관련해

국가 폭력에 대해서는 무조건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느선까지 해야 하는가가 문제다. 아울러 우리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이다.

# 4.3의 추모단체에 대해

유족회 및 시민사회단체, 학생단체들이 결합해야 한다. 그리고 4.3재단 역시 시민이 결합해 끌어가야 한다.

분명한 것은 유족 중심은 안된다. 결국은 젊은층이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단 설립의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관료화 되어 간다는 것이다. 하나의 조직화 되어 가는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4.3은 진행되는 과정이 아니라 앞으로 수업시간 등을 통해 반출해 나가고 배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29일, '인권이란 무엇인가'...참가자들 인권감수성 훈련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권리 인권-

이가 없어도 음식을 씹을 수 있지만 잇몸이 없으면 음식을 씹을 수 없습니다.

인권은 그런 것이죠. 내 취향에 따라 선택하거나 말거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존과 나의 행복과 나의 인간됨을 위해서 너무나 기본적인 것 그것이 인권입니다.

우리가 아는 무수한 권리들과 인권이 구분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다산인권센터 인권감수성훈련 자료 중-

둘째날인 29일에는 참가자들의 인권감수성훈련이 있었다. 인권감수성훈련은 다산인권센터에서 관계자가 나와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인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느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에 앞서 오전 9시에는 김병균 영산강교회 목사(광주공항페트리어트 미사일 배치반대, 주둔미군철수 대책위 상임대표)의 '신자유주의의 반인륜성과 인권회복'에 대한 주제강연이 있었다.

김 목사는 인간의 기본적 가치관인 인권과 평화에 대해 역설하면서 신자유주의와 인간의 가치관, 신자유주의 경제 세계화의 의미와 역사과정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오후 7시에는 이준규 평화네트워크 정책실장의 '21세기 한반도 평화만들기' 강연이 열렸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가 단순히 남북한 두 개의 국가권력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 훨씬 포괄적이고 복합적인 과정이라는 문제인식은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필수임을 강조하며 한반도의 평화만들기를 위한 과제 등에 대해 피력했다.

인권감수성훈련에 참가한 현치훈(20. 제주대 인문사회) 학생은 "인권은 말 그대로 인간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권리임에도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인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금은 소수든 다수든 예전에 비해 인권을 유린 당하는 상황들이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현재 비정규직, 성 소수자 등  인권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인권감수성훈련을 하면서 특히, 주어진 그림 카드를 갖고 인권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동물, 자연환경, 우리가 흔히 쓰는 생필품 등 주어진 그림을 이용에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서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순간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판단이나 인권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게 하는 기회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풀뿌리 학교 참가와 관련해 "이번 제2기 풀뿌리 학교에 참가하면서 신자유주의, 5.18민중항쟁 등을 접하면서 학생 입장에서 다가오지 못한 부분을 다시금 보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아울러 신자유주의와 인권을 바로 알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5.18 민중항쟁과 제주4.3항쟁에 대해 학생들은 단순히 조상들의 역사로만, 지나간 역사로만 인식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4.3의 주체가 누구인지, 당시 상황은 어떠했는지 등 앞으로 학생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4.3항쟁에 대해 다시 한번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18민중항쟁, 4.3항쟁 등 앞으로 밝혀지지 않은 진실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현치훈 학생과 함께 풀뿌리학교 참가자 중 막내였던 장봉수(20. 제주대 통신컴퓨터공학) 학생은 "인권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늘 프로그램을 들기 전 인권에 대해 무관심 했던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인권감수성훈련을 하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인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자신에게 주어진 인권을 침해당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해 보았다"고 말했다.

특히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지만 오늘 장애인 등 사회로부터 소외당하는 사람들에 대해 모두가 똑같은 사회구성원으로 하나됨을 새삼 깨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감수성훈련 프로그램 중 주어진 주제를 갖고 힌트를 주어 참가자들과 서로 생각을 나누며 맞췄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독거노인' '한센병 환자' 등 주어진 주제를 다섯가지 힌트를 통해 참가자들이 맞추는 것이다.

'독거노인'을 뽑았다는 장봉수 학생은 "주제의 힌트를 주면서 '독거노인'에 대해 생각하며 깊이 가져보지 못했던 부분을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뿐만 아니라 다른 참가자들이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5.18민중항쟁 등 중.고등학교 시절에 배웠을 때는 별다른 생각없이 지나치다가 여기 와서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알게되고, 당시 잘못된 부분과 진실에 접근해 가면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풀뿌리 학교 참가와 관련해 "이번 풀뿌리 학교에 참가하면서 처음에는 단순히 사적지 탐방 등 돌아보는 수준일 것이라고 생각해었다"며 "그러나 주제강연과 직접 현장에서 5.18민중항쟁 등을 보고 느끼면서 많은 것을 배우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 30일, 구 전남도청-상무관, 자유공원 등 5.18 사적지 탐방...영창 체험 행사

마지막날인 30일에는 광주지역 평화, 인권 테마기행 '민중항쟁 속에서 저항의 행태'주제로 5.18사적지 탐방과 영창 체험행사가 진행됐다.

먼저 김태찬 5.18기념재단 강사(1980년 5.18 당시 시민대 기동타격대 제7조 조장)의 안내로 5.18기념문화관-잿등(구 통합병원)-양동시장-도청.상무관-구 MBC-구 공용터미널-광주역-무등경기장-자유공원을 탐방했다.

참가자들이 찾은 구 전남도청은 5.18민중항쟁 본부가 있던 곳이며, 최후의 항전을 벌이다 수많은 시민군이 산화한 곳이다. 이곳은 또 1980년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의 무력 진압에 맞서 싸운 시민군의 최후 결사항전지다.

그리고 구 전남도청 앞에 위치한 5.18민주광장은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적 장소다. 5.18민중항쟁 당시 광주시민들이 이곳 분수대를 연단으로 해 각종 집회를 열어 항쟁 의지를 불태웠다.

항쟁 후에도 전국에서 벌어진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산화한 민주 열사들의 영혼이 이곳에 들러 시민들의 분향을 받으며 전 국민의 투쟁 의지를 일깨웠다.

김태찬 강사는 5.18사적지를 안내하며 "작은 것부터 실천해 5월 정신을 계승해 나자가"고 포문을 연 뒤 "이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무명열사의 묘에 가서 머리 한번 숙여 그들의 영령을 위로하는게 5월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며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가자고 피력했다.

이어 참가자들에게 각별하고 의미 있는 체험행사가 마련됐다. 점심시간에 자유공원내 영창 안에서 주먹밥 만들기를 한 것.

5.18 당시 광주시민들이 십시일반 거둔 쌀로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군에게 지원, 격려했던 당시 상황에서도 가슴을 훈훈하게 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단순히 점심을 먹는 것이 아니라 서로 주먹밥을 만들어 먹여 주면서 가슴으로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점심을 먹은 참가자들은 5.18자유공원에서 5.18비디오 관람과 영창을 체험했다.

5.18자유공원은 1980년 5.18민중항쟁 시민군이 붙잡혀 구금되어 군사재판을 받았던 상무대 법정과 영창을 원형으로 복원.재현한 곳이다.

5.18 당시 상무대 헌병대 영창은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시민들이 구금되었던 곳이다. 6개의 감방이 부채꼴로 배치되어 있으며 수감자들을 한눈에 감시할 수 있는 감시대가 중앙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5.18자유공원에는 5.18연행자들이 혹독한 고문과 조사를 받았던 헌병대 중대 내무반, 임시 취조실로 전용되었던 헌병대 식당, 고문 수사와 재판을 지휘한 계엄사 합동수사본부 특별수사본부 특별수사반의 임시본부로 사용되었던 헌병대 본부 사무실 등이 있다.

제2기 풀뿌리 학교 참가자들은 5.18자유공원에서의 체험행사를 끝으로 2박3일 간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제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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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06-07-14 19:52:07
구묘역의 역사가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