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는 실상을 진실하게 써야 한다. 실상을 왜곡해서는 안된다. 언론의 정도와 중요성을 논할 때는 날카로운 칼에 비유하기도 한다.
무사(武士)가 칼을 잘못쓰면 무고한 살상을 일으킨다. 마찬가지로 언론이 편협한 시각으로 기사를 다룬다면 사회에 끼치는 부작용이 크다. 그래서 펜을 잡은 이에게는 올바른 정신과 냉철한 사고, 문제가 있으면 처방도 함께 만들어 낼 수 있는 해박한 식견과 넓은 도량이 필요하다.
지난 6일자 모 일간지에 실렸던 상모리 해안가 '쓰레기 처리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면서 경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기사의 내용인즉 WCC 개최를 앞두고 환경 정비가 전시행정에 그치고 있으며, 보이지 않은 곳에 쓰레기들을 숨겨놓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 8월 27일 제15호 태풍 '볼라벤'은 우리 제주지역을 강타했고, 연이어 제14호 태풍 '덴빈'까지 덮쳐와 사방이 폭격을 맞은 듯 폐허를 방불케했지만 공무원과 군장병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사방 곳곳에 산더미같이 쌓였던 해안 쓰레기들은 불과 4~5일만에 말끔히 수거해 원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
좌초된 중국 어선은 중국과의 외교적인 협의가 이루어진 후에야 해체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라 함부로 손을 댈 수도 없는 것이고, 배에서 나온 그물과 밧줄도 난파선과 함께 처리가 되어야 하지만, 우선 미관상 좋지 않은 것들은 급한 대로 낫으로 잘라내면서 한 곳에 모은 후 치우려고 한 것인데, 이를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식의 환경 정책으로 표현한 것은 실상을 왜곡하고 진실을 호도한 것이다.
이 기사는 실상을 편협한 시각에서 바라본 진실의 왜곡이다. 일선행정 읍면동의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태풍 피해 복구에 몸을 사리지 않고 죽자사자 땀 흘리는 공무원들의 노고를 폄하하고 맥빠지게 만드는 행위이다. 더 나아가 물결의 한 조각을 큰 바다의 모양인양 서귀포시 환경정책을 전시행정으로 호도하는 행위이다.
독자들은 기사 내용을 여과없이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이 기사로 우리 일선 공무원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는 크다. 경멸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