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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역사 바로 알기는, 제주사랑의 시작"
"우도 역사 바로 알기는, 제주사랑의 시작"
  • 미디어제주
  • 승인 2006.06.25 18: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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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제주주민자치연대 주최, 제1회 우도사랑 역사순례 25일 개최
제주도내 학부모-어린이 등 200여명 우도등대 100년 기념 역사순례 나서

미디어제주와 제주주민자치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우도등대 점등 100년 기념 제1회 우도사랑 역사순례가 6월25일 북제주군 우도면 일대에서 열렸다.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세워진 우도등대 100년을 기념하여 우도의 역사와 문화, 생활풍습 등을 되돌아봄으로써 제주사랑 마음을 고취시키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제주도내 학부모와 어린이 등 200여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순례에는 한평생 조국통일의 염원을 갖고 살아온 고성화 선생(90)이 동행하며 직접 설명에 나서 감동을 더했다.

오전 8시30분 제주종합경기장을 출발한 순례단은 4개조로 나누어 하우목동항-우도홍조단괴해빈해수욕장(우도 생활풍습과 문화)-우도박물관-우도봉(우도등대)-천진항(제주해녀항일운동) 코스를 돌며 우도의 역사와 생활문화 등을 체험했다.

하우목동항 앞에서 진행된 출정식에서, 참가자들은 "우도 역사 바로 알기는 제주사랑의 시작"이라며 이번 순례의 의미를 부여했다.

#주민들의 아름다운 추억 서려 있는 원(垣)담

한반도 깃발을 들고 해안도로를 따라가던 순례단이 처음 들른 곳은 30~40여년전 해안에서 공동어로 작업장으로 활용하며 주민들의 아름다운 추억이 서려있는 원(垣)담.
 

순례단의 이해를 돕기위해 이곳을 찾은 김철수 우도박물관 사무국장은 "원(垣)담은 바닷가 일정한 구역에 돌담을 축조해 놓고 밀물에 따라 몰려든 고기떼들이 썰물과 함께 그 안에 가둬지는 자연 친화적 가두리 장치 같은 역할을 하던 곳"이라며 "주민들은 배를 타지 않고 원 담 안에 몰려든 고기들을 그물채(속칭 족바지 )또는 작살 등으로 고기를 잡던 곳이다"며 순례단의 호기심을 풀어줬다.

김 사무국장은 이어 "우도면지역에는 해안변을 따라 큰원, 작은원(족은원), 서뚱머흘원, 박하르방개원 등 형태와 지역 명칭 등 특수성을 살린 원(垣)담이 4개마을 11개 동에 21개의 원이 있었다"며 "세월에 떠밀려 돌담이 무너지고 방치되어 군데군데 자취만 남게 된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우도팔경의 하나인 서빈백사...신기하기만 한 홍조단괴

이어 우도홍조단괴해빈해수욕장으로 이동한 순례단을 위해 김 사무국장의 우도의 생활문화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김 사무국장은 "먼저 우도역사순례에 나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우도면은 군 산하 읍면 중 면적, 인구, 행정조직의 규모 등에서는 최소이지만, 관광객의 내왕, 지명도, 산업발전의 활력 측면에서는 최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연간 관광객의 수는 4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세계적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우도는 마늘, 땅콩 등 청정농산물은 물론 자연산 소라, 오분자기, 널미역 등 해산물을 생산하며, 우도팔경 등 비경을 간직한 채, 1,3차 산업의 균형적 발전을 목표로 세계속의 우도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록 이날 비날씨로 성산일출봉이 안개에 가려 볼 수는 없었지만 순례단은 시기한 듯 하얀 홍조단괴를 손으로 직접 만져보며 호기심을 달랬다.

홍조단괴해빈의 모래는 눈이 부셔 잘 뜨지를 못할 정도로 하얗다 못해 푸른 빛이 도는데 우리나에서는 단 한군데 이곳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라 순례단은 저마다 이 곳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추억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편 이곳 홍조단괴해빈 해수욕장은 지난 2004년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기도 하다.

#우도 생활상 한 눈에 볼 수 있는 우도박물관에 이목 집중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도홍조단괴해빈해수욕장을 출발한 순례단은  화석.곤충.각종 생필품들이 전시돼 있는 우도박물관을 관람했다.

폐교된 연평초등학교를 보수해 새롭게 꾸며 수억 년 전의 화석이나 광물 등을 볼 수 있도록 조성한 우도박물관에서 순례단은 우도의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우도생활관에 눈길을 쏟았다.

이 우도생활관에는 우도 해녀와 관련된 도구와 우도 근해에서 서식하는 해초류 등 다양한 해양자료를 전시하고 있었다.

이어 우도면사무소에서 점심식사를 한 순례단은 우도등대를 향해 이동하면서 김진사통을 들러 물이 귀했던 우도에서 식수로 사용했던 '진사통'을 들러봤다.

#100년전 제주바다를 오가는 수많은 선박의 길잡이

안개가 자욱하게 피어 오른 한적한 농로길. 순례단은 길가에 피어나 수수한 자태를 뽐내는 야생화를 유심히 살피며 우도봉에 올랐다.

우도봉 정상 옆에 위치한 우도등대공원은 국내 최대의 등대 테마공원으로 우리나라와 전 세계 주요 등대 모형이 전시돼 있는데 야외전시장과 전망대 등을 둘러보며 우도등대를 향해 발걸음 재촉했다.

우도봉 정상에 자리잡은 우도등대. 100년전 제주바다를 오가는 수많은 선박의 길잡이를 맡으며 안전한 항해를 도왔던 우도등대가 최근 다시 복원돼 다시 불을 밝혔다는 등대역사에 대한 설명에 순례단은 저마다 감탄사를 내질렀다.

이곳에서는 지난 5월27일 제주지방해양수산청이 주관한 우도등대 100주년 기념 점등식이 있었다.

제주지방해양수산청은 이날  현재 운영 중인 우도등대 옆에 '등간(燈竿·끝에 등불을 단 기둥)'이라고 불렸던 원래의 등대를 복원하고, 옛 방식대로 불을 밝히는 '우도등대 100주년 기념식'을 가진 것.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6번째 등대이기도 한 우도 등대는 지난 1906년 제주에선 처음으로 세워진 등대로 등간이라고 불렸다.

등간은 나무로 만들어졌는데 일본 군인들이 관리하다 1919년 벽돌로 지은 근대식 등대가 세워지면서 사라졌다.

해방이 되면서 우도등대는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등대가 되었다가 1959년 발전기가 설치되면서 유인등대가 됐다.

촉촉히 내리는 가랑비와 시원한 바닷바람에 땀을 식힌 순례단은 마지막 도착지인 우도해녀항일운동 기념비를 향해 아쉬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고성화 선생 "해녀투쟁은 착취자에게 당당히 맞선 대단한 성과"

마지막 순례지인 우도해녀항일운동 기념비. 해방 후 통일조국의 의지와 신념 때문에 '빨갱이'라는 덫에 갇혀 20여년이라는 수감생활을 견뎌야 했던 고성화 선생은 해녀항일운동이 촉발된 배경과 해녀투쟁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내가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 서울에서 고학하던 이종 형이 고향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제주도 해녀투쟁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의 제주도 해녀투쟁이 그리 대단치 않아 보일지 모르나, 무지한 해녀들이 일제 하에서 그들의 피땀을 착취자들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고 착취자들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당당히 말했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순례단 "역사순례 통해 정말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다"
    
오후 4시30분께 순례를 모두 마친 순례단은 하루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의미있는 순례였다고 평가했다.

어린이들은 물론 참가한 학부모들도 역사순례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초등학생 자녀 2명과 함께 참여한 한 학부모는 "우도가 가까이 있었으면서도, 관광객이 많이 다니는 곳, 아름다운 섬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오늘 순례를 하고보니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학부모도 "왜 우리가 우도를 보전하고, 그리고 사랑해야 하는지를 느끼게 됐다"며 "역사순례를 계기로 해 우도에 대한 나만의 애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제주도지방개발공사, 수협은행 제주영업본부 일도지점이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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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롱이 2006-06-30 09:45:35
우도역사기행을위해 사전답사를 갔던날은 너무나 날씨가 좋아
이렇게 아름다운 우도를 참가자들에게 소개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레였습니다.
행사당일 안개가 끼어 아쉬운점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우도가 많은 참가자의 방문에 부끄러워 조금은 자신을 감춘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에 보지 못한 우도의 모습을 다음에는 가족과 지인들과 함께 여유롭게 꼭 찾아뵙으면 합니다.
궃은 날씨에도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마중까지나와 설명을 해주신 우도박물관의 김철수님과 우도면사무소 관계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