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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숫자 부풀리기’에 이어 경제효과도 “뻥튀기(?)”
관광객 ‘숫자 부풀리기’에 이어 경제효과도 “뻥튀기(?)”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7.2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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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관광통계 진단] ① “‘보이저호’ 1회 입항시 14억원 경제효과” 주장의 진실은?

바야흐로 1000만명 제주 관광객 시대다. 휴가철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이 따로 없을 정도로 제주도는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다. 항공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관련 업계와 학계에서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는 허술한 관광객 관련 통계조사 방법 개선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도 관광통계의 현 주소와 개선방안 등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편집자 주]

지난 6월 23일 크루즈선 보이저호가 제주항에 입항했을 때의 모습.

<미디어제주>가 보도한 “반나절 제주에 머물면서 관광객 숫자만 늘리는 ‘불편한 진실’”(2012년 7월 9일자 보도) 기사와 관련, 제주도가 반박 자료를 보내 왔다.

‘초대형 크루즈 보이저호 1회 입항시 수입’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제주도는 “보이저호 1회 입항시 경제효과가 14억8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 자료에서 제주도는 올 들어 세차례 제주항에 들어온 보이저호를 통해 모두 1만698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다며 관광 수입 41억6500만원, 항만세입 3000만원, 민간 수입 3000만원을 합쳐 모두 42억2500만원의 수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3회 입항을 통해 이같은 수입이 발생했으므로 보이저호가 한 번 입항할 때마다 평균 14억800만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자료를 제공한 담당 부서 관계자는 “크루즈 관광객의 특성상 제주에서 숙박까지 하지는 않지만 다른 관광객들보다 구매력이 3배 수준에 달한다”면서 크루즈관광객이 제주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제주도는 우선 이 자료에서 입·출항료와 접안료, 항로표지 사용료 등 항만 세입을 모두 경제효과에 포함시켰다.

줄잡이 100만원, 예선료 400만원, 대리점 이용료 100만원, 터미널 이용료 400만원 등이 포함돼 있음은 물론이다.

여기에다 제주도는 크루즈 관광객 한 사람이 제주도에서 지출하는 비용을 48만6780원(평균 427달러)으로 산정, 이 중 면세점 1인당 평균 소비액을 뺀 19만5780원을 면세점 판매 수입이 아닌 기타 관광수입으로 잡고 있다.

도는 이 자료에서 1인당 평균 소비액을 427달러로 잡은 근거로 한국관광공사가 내놓은 ‘2011년 국내 입항 크루즈관광객 만족도 조사 결과 보고서’의 내용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에 나온 연도별․기항지별 1인당 평균 쇼핑 소비액을 보면 제주 720달러, 인천 422달러, 부산 272달러이고 평균을 낸 427달러를 1인당 관광 경비로 산출해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관련 학계에서는 상당액의 경비가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주대 장성수 교수는 “크루즈 관광객들의 부가가치가 다른 관광객보다 훨씬 높다고 한 것은 크루즈 관광이 지금처럼 보편화되기 전에 분석했던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지금처럼 크루즈 관광이 보편화되기 전 유럽 지역이나 싱가폴 등 선진국의 크루즈 관광객들과 최근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들을 같은 수준에 놓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크루즈선 관광객들은 대부분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진은 제주공항에 있는 JDC의 내국인 면세점.

더구나 크루즈 관광객들의 경우 면세점에서 쇼핑하는 데 대부분의 비용을 지출하는 반면, 배에서 내려 관광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은 관광지 입장료와 전세버스 비용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크루즈 관광객 유치는 사실상 제주도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관광객 유치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양승석 제주시활성화지역연합상인회 회장이 최근 열린 프리미엄 아울렛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13만8000톤급 크루즈선이 와서 우리가 환영 꽃다발을 걸어줬지만 정작 이들이 쇼핑을 한 곳은 신세계와 롯데 면세점이었다”면서 “6시간의 제주 일정 중 관광버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돈을 번 사람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한 얘기도 제주도가 분명히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불편한 진실’은 평균 체류시간이 8시간에 불과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부풀려진 경제효과에도 있었던 셈이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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