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제주올레에 CCTV(?) 그럼 곶자왈에, 오름에도 세울텐가
제주올레에 CCTV(?) 그럼 곶자왈에, 오름에도 세울텐가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2.07.24 14: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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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탐방객을 위해 CCTV를 설치하자는 세간의 논의에 대한 단상

걷기의 대명사가 된 제주올레가 뜨겁다. 반가운 일이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일로 뜨겁기에 제주에 적을 둔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제주올레를 걷기 위해 제주에 내려왔다 변을 당한 40대 여성의 안타까운 죽음은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든다. ‘하필이면 왜 제주올레일까’, ‘제주올레가 탄생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잡다한 생각들이 머리를 스친다.

그런데 이 와중에 세간에서는 제주올레에 CCTV 설치를 논의한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일부 언론에서는 CCTV가 단 한 대도 없다며 집중포화를 하기도 한다.

제주올레 문제를 떠나 CCTV의 단순 기능을 우선 보자. CCTV는 무엇이던가. 세상에 널린 CCTV의 대부분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세워진다. 도로를 비롯해 주택가, 지하주차장 등 다중을 대상으로 한 범죄행위를 사전에 막는 건 물론 사후 범죄행위의 증거물을 찾아내는데 요긴하게 쓰이는 게 CCTV.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3일 올렛길 안전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CCTV 설치 여부에 대한 검토작업에 돌입했다. 우근민 도지사는 취약한 올렛길에 대해 CCTV 설치 등 필요한 예산은 예비비를 써서라도 철저한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제주도는 환경 가치가 우선하는 섬이다. 유네스코 3관왕은 아무렇게나 받은 타이틀이 아니다. 그래서 CCTV 설치 문제는 재고의 여지가 많다. CCTV의 설치는 곧바로 환경파괴와 이어진다. 조만간 제주도 180를 한바퀴 돌아가는 제주올레 코스가 마무리된다. 여기에 CCTV를 심자는 건 제주 해안을, 제주의 환경을 파괴하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주올레는 숲길도 있고 곶자왈도 있다. ‘제주올레에 CCTV를 설치하자는 논의는 한라산에, 오름에, 곶자왈에 죄다 CCTV를 꽂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 거꾸로, 한라산과 모든 오름에 CCTV를 설치하자면 좋다고 할 사람들이 누구인가.

때문에 CCTV 설치가 아닌 보다 근본적인 얘기를 해봤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올레를 다시 생각해 봤으면 한다. 제주올레의 탄생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지만 제주도 전체를 완전 해체해서 제주올레라는 길을 만든 건 환영하지 않는다. 제주도정도 CCTV 설치에 목을 매기보다는 제주올레를 재조정하는 일에 좀 더 신경을 쓰길 바란다. 솔직히 CCTV는 우리 이웃의 골목길이 더 시급하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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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ie 2012-10-24 19:37:03
A rolling stone is worth two in the bush, thkans to this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