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크루즈선 관광이 대세다. 올해 들어 6월말까지 제주항에 들어온 국제 크루즈선은 모두 12척이었다. 이들 12척의 크루즈선이 32차례 제주를 거쳐갔다.

이들 중에는 무려 13만7276톤의 초대형 크루즈선 보이저호도 두차례나 제주를 다녀갔다. 보이저호의 두차례 제주항 입항 때 제주를 다녀간 외국인 관광객만 6996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상반기 동안 크루즈선을 이용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3만9328명에 달한다.

최근 3개월 연속 외국인 관광객 방문 기록을 갈아치운 것도 이 크루즈선 이용 방문객이 한 몫을 단단히 한 것이었다.

# 최근 3년간 국제크루즈선 방문 부쩍 늘어 … 관광객 수도 덩달아 증가

제주도가 제공한 최근 3년간 국제크루즈선 입항 현황 자료를 보면 크루즈선의 제주 방문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37회 입항에 3만8147명, 2010년에는 49회 입항에 5만5423명이 제주를 찾았다. 또 지난해에는 69차례 제주항에 국제크루즈선이 다녀가면서 6만4995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했다.

제주도는 또 올해에는 연말까지 모두 16척의 국제 크루즈선이 85차례 제주항에 입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제주에 머문 시간 평균 8.13시간으로 반나절도 안돼

하지만 국제크루즈선이 제주항에 머무는 시간은 대부분 7~8시간에 그치고 있다. 이들 방문객들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숫자로 잡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상당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올들어 6월말까지 제주항에 들어온 크루즈선이 제주에 머문 시간을 관련 자료를 입수해 일일이 확인해본 결과 이들 크루즈선이 제주에 머문 시간은 평균 8.13시간에 불과했다.

사실상 입항한지 반나절도 안돼 다시 제주항을 빠져나간 것이다. 가장 오랫동안 머문 경우도 10시간이 고작이었다. 이 경우도 오전 8시에 입항해 오후 6시에 다시 제주항을 출항한 것으로 관련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배에서 내려서 한 끼 식사 정도를 해결하고 1~2곳 정도 관광지를 방문할 정도의 시간을 내기에도 빠듯한 셈이다.

# “크루즈선 등 경유형 입도객은 ‘관광객’이 아닌 ‘방문객’으로 봐야”

이 부분에 대해 도내 일부 관광업계와 학계에서는 이들을 ‘관광객’이 아닌 ‘방문객’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제주도인 경우 섬이라는 특성상 ‘경유형’ 관광지가 아닌 ‘목적 관광지’가 돼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1박을 하는 경우에 한해 관광객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크루즈선을 이용해 제주를 찾은 ‘방문객’들을 관광객 통계로 잡는 것 자체가 사실상 ‘숫자 부풀리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양인택 제주관광진흥회 사무총장은 이 부분에 대해 “제주 방문 관광객 숫자는 제주도가 관광정책을 수립하는 데 가장 기초적인 자료인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특히 그는 “경유형 관광객을 관광객 숫자에 포함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논란이 있다”면서 “실제로 제주에 머무는 시간이 반나절도 되지 않는 크루즈선 입도객의 경우 내국인 관광객보다 지출 경비가 적을 것이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지 않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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