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1:28 (금)
자궁경부(자궁경관)무력증
자궁경부(자궁경관)무력증
  • 차경봉
  • 승인 2012.07.03 10: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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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의사 차경봉의 임산부 교실] <16>

이번 시간에는 자궁경부무력증에 대해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자궁경부무력증은 모든 임신의 0.05~1%에서 발생하는 드문 질환이긴 하지만, 임신 2분기(14주 이후)에 발생하는 유산의 16-20%의 원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무 문제 없이 산전진찰을 받는 임신부가 임신 2분기에 접어들면서 갑자기 자궁 문이 벌어지면서 태아를 잃게 되는 일이 발생하면 임신부는 물론 산부인과 의사도 매우 난감해지곤 합니다. 어떤 경우는 산부인과 의사가 미리 발견하지 못해서 태아를 잃은 것이라는 오해 때문에 산부인과 의사를 심하게 비난하곤 합니다.

아래에서는 자궁경부무력증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서 문답식으로 설명들 드리고자 합니다. 자궁경부무력증에 대해서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자궁경부무력증이란 무엇인가요?
자궁경부무력증이란 자궁경부가 임신 산물을 자궁 내에 유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정의되는데, 대개의 경우 임신2분기 이후에 아무런 통증 없이 자궁경부가 벌어지면서 태아를 싸고 있는 태막이 질 내로 탈출되고 곧이어 양수가 터지면서 태아를 잃게 됩니다.

자궁경부무력증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자궁경관무력증의 원인으로 제시되는 것도 몇 가지 있지만, 많은 경우에서는 그 원인이 확실치 않습니다. 제시되는 원인을 보면, 과거 소파수술이나 자궁경부원형(원추)절제술 등에 의한 자궁경부의 손상, 과거의 난산에 의한 자궁경부의 손상, 선천적인 자궁경관기형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시되는 원인들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 과거 소파수술을 하였거나 자궁경부원형절제술을 하였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자궁경관무력증이 발생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자궁경부무력증의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불행하게도 자궁경관무력증을 미리 진단할 수 있는 확실한 진단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과거에 임신 2분기 이후에 아무런 통증 없이 자궁경부가 벌어지면서 태아를 잃은 과거력이 존재한다면 미리 자궁경부무력증을 진단해서 다음 번 임신에서는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첫째 임신인 경우도 우연히 초음파검사를 통해서 아무 증상 없이 자궁경부가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한다면 미리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됩니다.

 

A: 자궁경관이 벌이진 길이, B: 남아 있는 정상 자궁경관의 길이, C: 벌어진 자궁경관의 폭임신2분기에 우연히 시행한 초음파검사에서 위와 같이 자궁경부가 벌어지고 있는 소견을 보인다면 자궁경관무력증을 의심할 수 있게 됩니다.
정상적으로 임신 30주까지는 자궁경관의 길이가 최소 3cm은 되어야 하며 그 이후에는 점진적인 숙화과정에 의해 길이가 짧아지게 됩니다. 30주까지는 3cm보다 짧은 것은 비정상적이며 조기진통이나 자궁경관무력증에 의할 수 있습니다.

과거 자궁경부무력증으로 태아를 잃었다면 다음 번 임신에서는 어떻게 하나요?
만약 과거에 자궁경부무력증으로 태아를 잃은 과거력이 있다면 다음 번 임신에서는 임신 14주 이후에 자궁경부를 묶어주는 수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13주 이전까지는 태아 자체의 문제에 의한 유산가능성이 있을 수 있기에 그러한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후인 14주 무렵에 시행해주는 것입니다.

 

자궁경부봉할술(맥도날드수술). 특수 실을 이용해서 12시 방향의 내자궁구부위에서부터 반 시계방향으로 9시, 6시 3시 방향으로 실을 꿰매주게 됩니다.
자궁경부를 묶어준 모습 (맥도날드 수술)

첫째 임신에서 자궁경부무력증이 의심된다면 어떻게 하나요?
자궁경부가 거의 다 벌어진 후여서 묶어줄 만한 자궁경부가 남아 있지 않은 상태라면 자궁경관을 묶어주는 수술은 의미가 없기에 시행되지 않으며 이 경우 태아는 잃게 됩니다.

하지만 다행히 자궁경부가 서서히 벌이지는 초기에 자궁경부무력증을 의심한 경우라면 가능한 빨리 자궁경부를 묶어주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임신 18주 이전에 시행되어야 하며 임신 20주 이후에 시행된 경우는 양수가 터지거나 양수 안이 감염이 되는 등의 합병증의 빈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자궁경부를 묶어준 실은 언제 풀어주나요?
만삭에 진통이 생기는 것을 보고 풀어줄 수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임신 38주 전후에 풀어주게 됩니다.

 

자궁경부를 묶어준 실은 만삭에 진통이 시작되면서 풀어주게 됩니다.

이상으로 자궁경부무력증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자궁경부무력증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은 기회가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 시간에는 '자궁 내 태아발육 지연'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지속적인 관심 부탁 드립니다.

참고로 네이버(www.naver.com)에 전국의 임산부들을 위해서 제가 운영하는 '의천사'라는
인터넷카페(http://cafe.naver.com/angeldoctor.cafe)가 있습니다. 언제든지 질문을 올려주시면 제가 성심껏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프로필>
제주일고 32회 졸업
연세대 의대 수석입학
연세대 의대 졸업
의학대학원 석박사과정졸업
의학박사
삼성서울병원(삼성의료원)인턴,레지던트수료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삼성서울병원 외래부교수
제주엔젤산부인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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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12-07-04 16:55:31
원장님 감사합니다. 항상 많은 정보를 얻는것 같아요.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