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봉사활동을 하자고 뜻을 모았고,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한 끝에 난타를 택했어요.”
회원 14명이 한 목소리로 기자에게 던진 말은 ‘봉사’였다. ‘퇴직을 한 뒤 뭘 할까’라는 고민을 던질 새도 없이 이들에겐 ‘봉사’라는 사명이 주어졌다.
제주예울림난타동아리 회원 대부분은 전직 교원이다. 이들은 2010년부터 활동을 해오다가 본격적인 팀 결성을 한 건 지난해다. 작은음악회를 다니며 소리를 나눈 그들은 의기투합, 그들의 재능을 기부할 곳이 있으면 마음껏 뛰어간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단에 섰던 그들이다. 그런 그들은 이젠 교단이 아닌 또 다른 단상에 오른다. 그건 ‘무대’라는 이름이다. ‘교단’과 ‘무대’는 다르지만 남을 위해 준다는 건 다르지 않다.
그들의 재능 기부는 어린이와 어르신을 가리지 않는다. 어느 곳이든 갈 준비가 돼 있다. 지난해는 동려야간학교 축제와 노형꿈틀작은도서관 공연, 경로당 위문 등의 활동을 펼쳤다.
여기에다 매월 정기적으로 펼치는 공연도 있다. 제주의료원 정신병동을 찾아 생일잔치를 해 주고, 난타를 통해 환우들에게 정신적인 쾌감을 전해주는 일도 그들의 몫이다. 그러다보니 자신들도 흥이 난단다.
신창초중학교장을 지낸 박정애 회장은 “무대에 서면 다들 만족해한다. 몸속에 있는 스트레스가 다 사라지고 새로운 자아를 찾는 느낌이다”고 말을 이었다.
퇴직한 이들이라고 그들의 난타 수준을 깔봤다가는 혼쭐이 난다. 재능을 기부하기에 그들의 난타 훈련은 필수다. 매주 1차례 모임을 통해 북을 두드린다. 그러서일까. 난타 수준이 보통이 아니다. 공연을 앞두고는 1주일 내내 연습에 매달릴 정도로 자신들의 동아리에 대한 자긍심도 대단하다. 자신들의 수준을 평가해 달랬더니 이렇게 말한다. “아주 능숙하죠. 준 프로급이죠”
동려야간학교에서 어르신들의 성인문해를 담당하는 한복수씨는 “늘 봉사활동을 하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동려야간학교에서 난타 봉사활동을 할 때 학생들이 ‘너무 잘한다’고 칭찬할 때가 너무 좋았다”고 소개했다.
제주예울림난타동아리는 올해부터는 활동 폭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공연을 원하는 곳은 가리지 않고 다닐 계획이다. 특히 도서벽지와 불우시설 등 문화소외지역은 그들이 타깃으로 삼는 곳이다. 모든 걸 자신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해결하는 그들. “정기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덧붙이기도 했다.
제주예울림난타동아리 회원들은 ‘봉사’라는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이들이다. 과연 언제까지 활동을 할지 궁금해졌다. 이들에게 물었다. “언제까지 난타 봉사활동을 할 건가요?” 돌아온 답은 ‘100세’였다. 퇴직 후 만들어가는 그들의 인생 2막은 ‘나눔은 이런 것이다’고 설명해준다.
다음은 회원 명단
강영희 고복희 김복자 김순옥 김순희 문선일 박옥희 박정애 양옥수 오미자 이미리 이윤숙 진연이 한복수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