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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화 운동의 대부 함세웅 신부, 언론에 ‘쓴소리’
한국 민주화 운동의 대부 함세웅 신부, 언론에 ‘쓴소리’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4.1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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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공권력 규탄 기자회견 중 … “거짓 소식, 왜곡된 소식 듣다 보면 머리 마비돼”

함세웅 신부가 13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열린 공권력 규탄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 중 한 사람인 함세웅 신부(70)가 언론 종사자들을 향해 쓴 소리를 건넸다.

13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린 공권력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함세웅 신부는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기자회견의 주제에 대한 말씀을 드리기에 앞서 정론을 펼치기 위해 파업에 나선 일선 기자들에게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목탁이 되시길 바란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함 신부는 독일 철학자의 얘기를 인용하면서 “우리가 늘 좋은 음식,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건강을 유지하듯이 건강한 소식, 바른 소식을 들을 때 머리가 맑아진다. 거짓 소식, 왜곡된 소식을 듣다 보면 머리가 마비된다”며 민주주의 가치를 위해 언론이 바로 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함 신부는 4~5세기경 신학자인 아우구스티노가 ‘국가는 정의에 기초해야 한다’고 한 얘기를 전하면서 “정의에 기초하지 않은 국가 공권력은 조직폭력, 강도와 똑같다고 신학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승만 정권 이후 오늘까지 정의에 기초하지 않은 조직폭력, 강도집단과 같은 국가 공권력의 행위가 자행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특히 “강정에서 불법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든 내용을 보면서 이런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부인지, 경찰이 과연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지 근본적인 회의가 든다”며 경찰을 향해 “자신의 부모, 아내, 자녀들을 생각하면서 공무를 집행하는 아름다운 경찰이 되기를 염원한다”고 호소했다.

함 신부는 “그렇게 해야 비로소 용기 있는 경찰,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경찰,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만드는 공직자의 자세”라며 “모든 권력을 행사하는 분들의 진실한 회개를 촉구하며, 봉사의 첫 마음을 갖고 공직에 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함 신부는 지난 1974년 천주교 원주교구장이었던 지학순 주교 등 각계 인사들이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대거 구속된 사건을 계기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창립을 주관하면서 민주화 운동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1974년 민주회복국민선언, 1976년 명동 3.1 민주구국선언에도 참여했으며 제4공화국에서 두차례 투옥된 바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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