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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공권력 더 이상 용납못해”
천주교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공권력 더 이상 용납못해”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4.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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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제주교구 평화의섬특위 등 기자회견 … 경찰 사과, 육지경찰 철수 요구

한국 민주화운동의 대부격인 함세웅 신부가 13일 불법적인 공권력의 집행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6일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가 테트라포트 아래로 떨어지면서 중상을 입은 것과 관련, 천주교계가 경찰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천주교 제주교구 평화의섬 특별위원회와 제주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는 13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권력의 불법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문정현 신부의 사고에 대해 “이번 사고는 경찰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태가 만든 극단적 참사”라며 “사고 당시 문정현 신부와 해양경찰 사이의 물리적 접촉 여부를 따지는 논쟁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경찰과 해경이 해군기지 공사 방해를 사전 예방한다면서 공사 예정지도 아닌 장소에서 불법적이고 폭력적으로 출입을 봉쇄하면서 일상적으로 공권력을 남용해왔던 것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문정현 신부가 추락한 강정포구 서방파제 역시 공사장도 아니고 출입금지 구역도 아니다. 해경이 종교행사 뿐만 아니라 평화 운동가들의 자유로운 이동과 활동을 막거나 통제할 근거가 전혀 없는 곳”이라고 단언했다.

또 “강정에서 자행되는 경찰의 불법적 공권력 행사와 인권 유린은 이미 상습적”이라며 “경찰은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례조차 두려워하며 박해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며 4.3 64주기인 지난 4월 3일, 사순시기 성주간을 시작하면서 하루 전에 설치한 생명평화 천막 기도소가 경찰에 의해 산산조각났던 사례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에 이들은 경찰당국의 책임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제주에 입도하는 육지 경찰들이 강정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정철수 제주지방경찰청장과 여인태 서귀포해양경찰서장 앞으로 공개질의서를 보내 부당한 공권력 집행과 과잉대응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

이어 “국가 공권력이 국민을 향해 저지르는 무례와 폭력은 이제 중단돼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강정마을에서 폭력과 인권침해를 일삼는 경찰을 인정할 수 없다”며 “경찰이 더이상 부끄러워지지 않으려면 지금까지 자행한 모든 죄상에 책임지고 강정마을에서 즉시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제주 해군기지는 전면 백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강정마을에 평화가 온전히 깃드는 그날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끊임없이 기도하고 또한 행동할 것이다”라고 굳은 다짐을 피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병상 몬시뇰, 함세웅 신부, 안충석 신부, 황상근 신부 등 원로 사제들과 제주교구 사제, 수녀 등 천주교 성직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한국 천주교 원로 신부들과 제주교구 사제들이 13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경찰의 부당한 공권력 남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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