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당선자, '차기'보다 '명예'를 생각해야"
"김태환 당선자, '차기'보다 '명예'를 생각해야"
  • 장금항 객원필진
  • 승인 2006.06.0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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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장금항 상명교회 목사, '김태환 제주지사 당선자께'

진위는 확실치 않지만 지난 월드컵 때 외국인들은 우리의 응원함성이었던 '오 필승 코리아'를 'oh Peace Korea'로 들었다고 합니다.

4강 성적이나 붉은 악마의 규모보다는 같은 분단국가의 경험으로 전쟁의 위협 속에 불안한 평화를 이어가는 한국 민중이 영구적인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담아 전세계에 oh peace(평화) Korea를 외치는 것에 감동했다는 겁니다.

Again 1966이나 꿈은 이루어진다는 구호도 남과 북의 연대와 통일을 외치는 걸로 들었지 그것이 단지 승부욕과 SES의 노래제목처럼 즉흥적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 이동통신사가 '오 필승 코리아'의 저작권과 서울 시청 앞 광장의 사용을 독점하는 국민 열정의 사유화와 붉은 악마나 애국정신까지를 상품화하는 지금의 현실을 용납하는 우리의 정치의식이 부끄럽기는 하지만 외국인들의 '오 피스 코리아'의 오해가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마음 상한 사람도, 신문의 당선 축하 광고도 많으니 당선 축하 인사를 '오 피스 코리아'의 오해로 대신합니다. 중앙 정치판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제주도민의 자존심으로 당선됐다는 김 당선자의 말을 '오 피스 코리아'의 오해처럼 곧이 곧대로 듣고 싶습니다.

도민 내부의 심각한 고민과 토론은 생략하고 중앙 정치의 일정을 핑계삼아 특별자치도 추진을 강행한 것과 그 실험정치의 초대 수혜자인 김 당선자께서 중앙 정치판으로부터 제주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말이 선뜻 이해되지 않지만 그 간의 어려움을 겪으며 충분한 심경 변화가 있었으리라 짐작하고 이해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선 뒤의 발언과 행보를 보면 의지할 것이 도민 밖에 없다는 그 심정에 변화가 생겨 역시 괸당과 지역, 이해를 같이하는 내 사람만을 챙기시면 어쩌냐는 우려가 생기기도 합니다.

"중앙정치 실험판으로 전락한 제주현실 구하라는..."

그래서 우리 도민들이 당선자의 말을 '오 피스 코리아'의 오해처럼 좋게 듣는 것처럼 이번 도민의 지지도 중앙 정치의 실험판으로 전락한 제주의 현실을 구하라는 뜻으로 들으시기 바랍니다.

또한 특별자치도의 기대보다는 행정의 공공성과 지역정서를 무시하는 개방! 일변도의 현정부로부터 제주의 미래를 지켜달라는 염원으로 들어야 할 것입니다.

제주의 미래를 설계하는 특별자치도의 조례와 행정체제개편의 완성, 한미 FTA 추진 고정 중 제주 농업 보호 등의 산적한 과제 앞에 모 후보의 말대로 '몇 푼 안 되는 재정'을 더 타기 위해 도민의 자존심을 팔거나 무리한 교육과 의료 개방, 가능성없는 투자 유치에 제주 땅을 팔려하지 마십시오.

우리 도민은 물류와 인적 자원에 한계가 많은 섬이라는 특성을 알기에 육지에 경쟁하기 위해 제주의 자연 환경까지를 내주어야 하는 무분별한 외자유치, 사회적 기본 인프라인 교육과 의료 체계를 파괴하는 개방 정책보다는 제주 본래의 관광과 농업에 도정에 더 집중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행정의 달인이란 평가답게 사회적 혼란과 충격만 크고 실익은 작은 지금의 정책들을 검토하고 '작은 생선을 굽듯' 조심스러운 정책을 펴달라고 주문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김 당선자가 가진 중요한 장점과도 일치합니다.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이라는 항간의 당선자에 대한 평가는 행정가로서의 신중함이라고 '오해'하고 싶습니다.

이번 당선을 위해 특별법 등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실수도 있었지만 화순항이나 알뜨르 비행장의 군사기지화등은 본연의 모습대로 우유부단할 정도로 신중하게 관계당국에 도민 의사를 대표해 주기를 빕니다.
 
또한 우리 도민들은 김 당선자의 나이를 감안하여 이번을 마지막이라 '오해'하고 있습니다. 그 '오해'가 사실이 된다면 당선자께서는 '차기'를 위한 인기 위주의 정책과 공직사회의 눈치보기에서 벗어나 제주의 미래와 도민만을 보고 정책을 펴 나갈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이제는 '차기'보다 '명예'를 생각할 때

실제로 김 당선자는 이제 '차기'보다 '명예'를 생각할 때입니다. 다음 당선을 생각하는 짧은 목표가 아니라 퇴임 뒤 도민들에게 받을 존경과 애정을 생각한다면 민선 지사 이후 고질적인 병폐였던 인기 위주의 정책으로 인한 예산 낭비와 내 사람 챙기기 등은 상당부분 해소되리라 여겨집니다.

거듭 말하지만 선거캠프와 괸당, 지연의 승리가 아니라 중앙정치로부터의 제주 도민의 승리라고 이번 당선 결과를 '오해'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들입니다.

대통령이 바뀌어도 별 수 없는 게 많은 현실에서 취약한 재정구조와 지방 소도시정도의 인구를 가진 제주의 현실에서 우리 도민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진정성을 갖고 허심탄회하게 도정을 이끄는 지사이면 충분합니다. 특별자치도나 행정구조개편등의 과정에서의 불미스러운 일은 다음을 생각해야 하는 조급한 성과주의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당선되었으니 보여줄려는 특별자치도의 강박감에서 벗어나 차분히 검증하여 완성하시기를 바랍니다.

불교신앙이시던데 가늘고 약한 중생의 소리를 듣는 관세음보살처럼 고위 공직자와 사회적 엘리트, 지역의 유력자만이 아니라 농민과 서민, 대립하는 축과 사회적 약자에게 더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도민의 피곤함을 들어주기만 해도 존경받는 도지사로 기억될 것"

산적한 문제는 많지만 제주지사의 의지로 감당할 수 있는 문제는 별반 없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중앙 정치와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핑계로 도민 의사보다는 중앙 정부나 정치의 일정과 논리를 우선한다면 그것에 대한 반발로 당선자를 지지한 도민에게 상처를 주는 일입니다. 명심하시기를 바랍니다.

김 당선자의 좋은 장점대로 다양한 계층과 사회세력, 시민 단체등과 대화하시기 바랍니다. 김 당선자 없이도 잘 돌아가던 도정 아닙니까? 김 당선자는 도정의 상징으로 도민의 피곤함을 들어주기만 해도 존경받는 도지사로 기억될 것입니다.

차기에 대한 욕심 없으므로 사심 없이 오직 제주의 미래와 도민을 위한 도정이 펼쳐질 것이라는 저의 '오해'가 현실이 되어 김 당선자의 말년이 더욱 아름답기를 바랍니다. 건강을 빕니다.

<상명에서 장금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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