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제주해녀박물관 개관에 부쳐
[특별기고] 제주해녀박물관 개관에 부쳐
  • 미디어제주
  • 승인 2006.06.0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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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기 북제주군 해양수산과장

드디어!1932년 일제강점기때 해녀항일운동이 일어 났던 구좌읍 상.하도리 연두막 작은동산에 제주해녀박물관이 6월 9일에 역사적인 개관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잠녀, 잠수 등으로 불려지는 제주해녀는 패총유적으로 볼 때 기원전부터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건(李健)의'제주풍토기(濟州風土記)'(1629)에서는 “미역을 캐는 여인을 잠수(潛嫂)라 부르고 2월 이후부터 미역을 캐때 잠녀(潛女)는 발가벗은 몸으로(赤身露体) 낫을 들고 바다 밑에 있는 미역을 캐어....(중략)” 라고 전하고 있다.

해녀!나약한 여인의 몫이었던 나잠 노동인 물질이라고 하는 노동형태는 지구상에서 특이하면서도 희귀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칠성판’을 메고 저승길을 오락가락 하면서 물질하는 직업인으로서 자기비하와 한탄스런 자신을 숨비소리로 승화시키며 살아가는 것도 사실이다.

제주해녀는 제주경제발전에 한 축을 담당해온 산업역꾼으로서 가정경제를 책임져온 가장으로 억척스럽고 강인하게 살아온 제주여인의 표상이기도 하다.

돈벌이 때문에 한반도, 일본, 중국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까지 출가물질을 하면서 온갖 수탈과 어려움을 극복해 제주인으로서 당당히 살아왔다. 특히 일제 강점기 때에는 일본인들의 경제적 수탈과 횡포에 저항해 김옥련, 부춘화를 주축으로 일으킨 여성항일운동의 의의는 매우 크다.
 
현재도 해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많은 편이나, 구체적인 정책이나 가치발굴은 행정의 몫으로 미미한 편이다. 해녀의 나잠 노동을 문화로 승화시키고 지속적으로 발전계승 하기 위한 노력 역시 실 날과 같다.해녀에 대한 학문적 연구 역시 강대원선생님 등 몇몇으로 손을 꼽을 수 있을 뿐 구두선에 불과하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북제주군이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공원조성 정도이다.
 
우리 속담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아무리 값진 것이라도 가꾸고 만들어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해녀 역시 아무리 귀중하고, 가치가 있다 해도 가꾸고 만들어가지 않으면 아무소용이 없다.
 
평소 고 신철주 군수님께서는 문화가 곧 지역의 경쟁력이다라는 신념을 가지시고 특히 제주해녀의 가치를 일찌감치 인식하시고, 세계에서 유일한 해녀자료와 문화가 자꾸만 없어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어 이를 수집 보존하고 전시하는 교육.문화관광 인프라인 제주해녀박물관건립사업을 군정의 2대 시책사업으로 과감히 결정하신 덕분에 제주해녀박물관이 문을 열게 되었다.

이는 제주해녀의 위상과 자긍심을 높힐 뿐만 아니라 한 많은 해녀노동문화의 가치를 드높이고, 찬란하게 빛을 볼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는데 큰 성과이다.

작은 키에서 뿜어내는 강한 추진력을 지니셨던 문화군수님은 역사적인 개관행사에도 참석 하시지 못하시고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박물관 예산을 절충하기 위해 기획예산처, 해양수산부, 국회 등을 방문하시며 동분서주하시던 모습, 예산절충에 실패했을 때 "이 과장! 국비예산을 확보 하지 못하면 순수군비로만 박물관건립을 추진하라"는 열정적으로 지시하시던 모습, 그런데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 했던가, 열정을 갖고 뛰어다니다보니 하늘도 감동했는지 그 당시 기획예산처 김병일 차관님께서 적극적인 지원으로 해양수산부에서 국비 30억이 확정되었다며 기뻐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는 그분의 열정과 애정을 박물관과 함께 영원히 기억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제주해녀박물관은 제주의 삼다 중 하나인 여성 즉 해녀문화연구와 더블어 제주의 정체성을 세계속으로 전파하는 해양.해녀문화공간으로서 또한 박물관의 관광 인프라로 사랑을 받을 때 제주해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받을 날도 멀지 않았다.

<이생기 북제주군 해양수산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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