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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녀 김지윤 “구럼비 무법천지 만든 이들이 해적”
고대녀 김지윤 “구럼비 무법천지 만든 이들이 해적”
  • 미디어제주
  • 승인 2012.03.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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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한 텔레비전 토론프로그램에서 당당한 발언으로 '고대녀'란 별명과 함께 큰 인기를 끈 김지윤(28·여) 전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학생회장.

김씨는 지난달 23일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며 다시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더니 지난 4일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해군기지 관련 글을 올렸다가 현역 국회의원과 해군의 표적이 되며 또 한 번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김씨는 9일 제주 강정마을에서 집회에 참석하던 중 뉴시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해군 장병들에게 해적이라고 한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씨는 "정부와 군 당국, 미국이 제주도에서 벌이고 있는 일 그리고 해군기지 공사를 막으려는 사람들이 연행되고 있는 이 무법천지를 보며 현 상황을 해적들의 행위에 빗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문정현 신부도 평화미사를 막는 당국을 비난하면서 해적 비슷한 표현을 한 적이 있고 나 역시 이에 대한 공감의 뜻으로 해적이란 표현을 쓴 것"이라며 "일각에서 장병들의 명예를 문제 삼고 있는 것 같다. 소박하고 평화로운 분들을 짓밟도록 만들어 정말로 군의 명예를 훼손시킨 사람이 누군지 잘 생각해봐야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김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반대! 강정을 지킵시다"란 글을 올렸다. 이후 강용석 무소속 의원과 전여옥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강 의원은 지난 7일 "해군이 해적이면 육군은 산적인가, 그렇다면 천안함 유족 앞에서도 해적이라 표현해 보라"는 글을, 전 의원은 8일 "고대녀의 해적발언, 김정은 만세가 그 속뜻"이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해군도 9일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최윤희 해군참모총장 명의로 김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트위터 사진을 올리게 된 사연에 대해 김씨는 "구럼비 폭파공사에 항의하는 인증샷을 올리자는 김미화씨의 트위터 운동에 참여했던 것"이라며 "오늘 조선일보를 보니 내 발언을 제주 해군기지 반대론자들의 거짓말이란 기사에 엮었던데 이는 총선을 앞둔 상태에서 (야권으로 넘어간)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김씨에게는 구럼비 해안과 관련된 개인적인 추억도 있다.

김씨는 "몇 년 전에 가족과 구럼비에 왔었는데 이곳은 천혜의 자연경관인데다가 이곳 주민들이 마음의 고향으로 삼을 만큼 특별한 곳이라고 들었다"며 "강용석 의원은 '바위가 안보보다 중요하냐'고 말했는데 적어도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의 용도를 결정할 권한 정도는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해적 논란이)제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사를 막기 위해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주민들이 해군을 해적이라고 부를 정도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더 가져야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씨와 일문일답이다.

-제주 해군기지 관련 '해적' 발언이 화제다.

"해군 장병들에게 해적이라고 한 적 없다. 정부와 군 당국, 미국이 제주도에서 벌이고 있는 일 그리고 이 공사를 막으려는 사람들이 연행되고 있는 무법천지를 보며 현 상황을 해적들의 행위에 빗댔을 뿐이다. 문정현 신부도 평화미사를 막는 당국을 비난하면서 해적 비슷한 표현을 한 적이 있고 나는 이에 대한 공감의 뜻으로 해적이란 표현을 썼다. 장병들의 명예를 문제 삼고 있는 것 같다. 소박하고 평화로운 분들을 짓밟도록 만들어 진짜로 군의 명예를 훼손시킨 사람이 과연 누구겠냐. 구럼비 폭파공사에 항의하는 인증샷을 올리자는 김미화씨의 트위터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글을 올렸다. 주민 1500명 중 87명만 찬성한다고 하더라. 오늘 조선일보를 보니 내 발언을 제주 해군기지 반대론자들의 거짓말이란 기사에 엮었더라. 총선을 앞둔 상태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것이다."

-고대녀라는 별명에 대한 느낌은. 혹시 새로 갖고 싶은 별명이 있나.

"2008년 촛불집회 당시 한승수 국무총리와의 토론에서 내 발언이 시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누리꾼들이 고대녀란 별명을 붙여줬다. 고대녀라는 별칭 안에는 '고소영'에 맞선 대학생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고대 출신이고 이 정권이 고소영 정권이라 주변에서 '고대 출신 대통령이 있으면 좋은 것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했었으니까. 결국 고대녀란 별명은 기득권을 누릴 수도 있는 곳에서 오히려 이 대통령에 일침을 가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한 지지와 응원의 의미인 것 같다. 새로운 별명은 원하지 않는다."

-이준석, 손수조 등 동년배 정치인들과 묘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들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많은 분들이 나이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진보정당의 청년후보들과 손수조씨, 이준석씨를 비교한다. 정치에서 중요한 건 '그 사람이 몇 살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를 대변하고자 하느냐'다. 이준석씨와 손수조씨는 나와 대척점에 서 있다고 본다. 손수조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을 가리켜 '돈 잘 번 아빠'라며 50점을 줬다. 서민경제가 완전히 파탄 났는데 말이다. 결국 손수조 후보가 바라보고 대변하려는 사람들은 우리사회의 '99% 서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준석씨는 부자증세가 필요하다면서도 "친구가 돈이 많다고 돈을 내놓으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하더라. 관점이 다르다고 느꼈다. 정치에서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가치라고 생각한다."

-최근 대학 졸업식을 했다고 들었다. 대학 졸업식 직후에 정치인으로서 입학식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학생과 정치인 어떻게 다를까.

"대학에 다니면서 사회의 축소판을 경험했다. 학교의 기업화를 목격했고 미화 노동자들의 투쟁을 보면서 비정규직과 최저임금 문제를 절감했다. 출교 당했다가 복학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미리 사회적 경험들을 해보기도 했다. 국회로 가게 된다면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더 넓고 깊게 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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