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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카지노, 최대 위기...통폐합 절차 논의 중
제주도내 카지노, 최대 위기...통폐합 절차 논의 중
  • 미디어제주
  • 승인 2005.03.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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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누적.인력유출 고객감소로 "올해 내 절반 정도 문 닫을 것"

제주도내 카지노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적자 누적에 허덕이고 있는 제주 카지노업계가 최근 정부의 신규 카지노 개설에 따른 대규모 인력 유출과 중국인 고객 감소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

심지어 이러한 악재가 계속될 경우 올해 내 제주도내 8개 카지노업체 중 절반 가까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카지노 현황
현재 국내에는 서울, 부산, 경주, 강원, 인천에 각각 1곳과 제주 8곳 등 모두 13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있으며 강원도 정선의 강원랜드에는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가 운영 중이다.

이미 아사아지역에서 가장 많은 수의 카지노가 한국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중 서울과 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 특히 8개의 카지노가 밀집된 제주지역의 상황은 최악이다.

제주지역 8개 카지노업체로 구성된 ‘제주지역 카지노 생존권 확보를 위한 투쟁위원회’(이하 카생투)는 “제주의 경우 2001년 24억원, 2002년 158억원, 2003년 188억원 그리고 지난해 2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해 파산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며 정부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신규 허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독 제주지역에 카지노가 밀집된 이유는 뭘까.
김태환 카생투 사무국장은 “제주를 관광천국으로 만들겠다는 장밋빛 청사진 속에 특별한 기준 없이 카지노를 일제히 허가해준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정부가 1990년대 이후 6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신청 업체에 대한 허가를 잇따라 내주면서 기존 제주KAL호텔과 하얏트리젠시제주호텔을 포함해 8개 업체로 갑자기 불어난 것이다.


#위기의 제주 카지노
지난해 9월 문화관광부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신규허가 대상으로 한국관광공사와 그 자회사로 한정한 후 올해 서울과 부산 등 3개소에 대한 신규 사업자 허가가 이루어지면서 제주도내 카지노업계의 인력 유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김상우 카생투 기획위원장은 “카지노의 최대 자산인 딜러의 경우 600여명 중 이미 150여명의 직원이 신규 카지노로 일자리를 옮기기 위해 사표를 제출한 상태”라며 “이러한 이직 행렬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규 카지노 3곳의 개장 및 운영을 위해 한국관광공사가 채용할 카지노 인력은 약 1500여명. 하지만 한국관광공사측은 기존 업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사표를 내고 신설 카지노로 옮겨오는 것까지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즉 자발적인 이직은 막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내 카지노업계에서는 현재 정규직 1200여명 중 절반 수준인 600명 정도가 신규 카지노로 빠져나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제주 카지노 직원의 경우 다른 지방 출신이 많은 데다 신규 카지노에서 준공무원의 신분보장은 물론 제주 카지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카지노의 한 직원은 “적잖은  동료들이 이직을 하거나 고민  중”이라며 “하나, 둘씩 사표를 내고 동료들이 떠나기 시작하면서 사내 분위기가 이래저래 어수선하다”하고 전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정부의 해외도박 단속 방침에 따라 중국인 고객마저 감소하면서 카지노업계의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년 같으면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이 끼어있는 2월의 경우 중국인 손님들의 영향으로 다른 달보다 수입의 갑절 이상 증가했으나 올해의 경우 예년의 50% 수준에 머물렀다는 게 제주 카지노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중국 현지에  파견된 판촉직 직원들도 모두 철수시킨 상태다.

김태환 사무국장은 “고객은 감소하는데 반해 영업경비는 갈수록 늘면서 출혈경쟁에 따른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제주 카지노의 경우 1∼2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자본잠식 상태로 명맥 유지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제주카지노의 향방은
현재 제주 카지노업체들은 만성적인 적자누적과 인력 유출, 중국인 고객 감소 등으로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할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카생투측은 지난해 문화관광부의 카지노 신규 허가에 위법이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로 오는 5월쯤 결론이 날 예정이지만 결과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카지노업계에서 줄곧 제기해 온 제한적인 내국인 카지노 출입 허용과 관련해서도 정부와 제주도에서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카생투측이 한국관광공사가 중문관광단지 내 14만명의 토지를 현물출자하고 제주도내 카지노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지분을 출자해 제3섹터 방식의 ‘카지노 리조트’ 건설을 공식적으로 제안했으나 이 또한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결국 위기에 직면한 제주도내 카지노업계의 각종 처방책들이 난관에 바닥치면서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태환 사무국장은 “가뜩이나 적자누적에 허덕이는 마당에 인력 유출 문제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며 “앞으로 대규모 인력 이탈이 이뤄질 경우 조직 내부의 붕괴는 물론 손님이 있어도 카지노를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올해 말까지 제주도내 카지노 중 절반 정도가 퇴출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상우 기획위원장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퇴출이 불가피한 만큼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재 제주도내 8개 카지노업체의 통폐합 절차가 논의되고 있다”며 “빠르면 이달 중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카지노 개장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제주 카지노업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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