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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패턴 휴양으로 바뀌는데 거기에 걸맞는 개념을 입혀야”
“관광패턴 휴양으로 바뀌는데 거기에 걸맞는 개념을 입혀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2.02.04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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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제주인] 제주남성과 결혼해 제주에 정착한 ‘르 솔레이’ 대표 장원정씨

장원정 르 솔레이 대표
5.16 도로에서 교래리로 빠지는 길은 삼나수의 풍광이 빼어나다. 드라이브로는 제격인 곳이다. 이 길을 매일 아침저녁으로 오가는 여성이 있다. 벌써 햇수로 5년째다.

다들 놀래요. 친구들에게 난 성산일출봉으로 출근한다고 하면 다들 부럽대요. 육지에서는 이 길을 보려고 23일의 일정을 짜서 와야 하는데, 난 그렇지 않거든요.”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스파 전문코너를 운영하는 르 솔레이장원정 대표(39). 경북 상주 출신인 그는 경상도 가시나(여자를 부르는 경상도말). 특유의 경상도 억양은 여전히 낯설지만 친근하게 들리는 이유는 뭘까. 제주생활이 14년째란다. 그래서일까. 그는 이제 제주인이 되어 간다고 한다.

제주에 내려온 건 결혼식 전전날이었어요. 순전히 남편을 따라왔죠.”

그의 삶을 바꾼 건 결혼이었다. 제주 남성과 결혼하면서 경상도 여자에서 반쪽은 제주인이 되는 삶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제주에서 자리를 잡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지난 1995년부터 미() 관련분야의 일을 해왔으나 제주에서 자리를 잡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한다. 임상병리사 출신인 그는 숙대에서 향장학 석사학위를 따기 위해 제주와 서울을 오갔다. 그러다가 제주에서의 연고를 만들기 위해 제주대 박사학위에 도전한다.

향장 분야는 화학적인 밑바당이 있어야 했죠. 에스테틱(미적인) 관련 분야는 육지가 낫지만 제주에서 일을 하기 위해 화학을 전공해서 이학박사를 취득했어요.”

장원정 대표가 스파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장원정 대표와 르 솔레이 직원들.
지금 그가 대표로 있는 르 솔레이는 지난 20086월 오픈했다. 신양리 섭지코지에 위치한 휘닉스 아일랜드의 오픈 시점과 맞물린다. 그가 발표한 스파 운영계획안은 보광그룹의 눈을 사로잡았다. 보광그룹이 제주에 세운 휘닉스 아일랜드가 추구하는 건 휴양의 개념이었다. ‘르 솔레이가 바로 그같은 휴양 개념에 제격이었다.

제주에 사시는 분들은 복을 받았어요. 저도 물론 복을 받은 사람이죠. 파도가 치는 곳에서는 산소 테라피, 바다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숲에 다다라 삼림욕을 하죠. 모두 자연이 주는 선물이잖아요.”

그는 그런 선물에 포장을 입혔다. 그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저가정책으로 스파를 밀어붙었지만 제주도는 이와는 다르다. 휴양 개념으로 제주도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스파가 새로운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젠 웬만한 호텔이나 리조트엔 스파가 들어가 있을 정도가 됐다.

제주인이 되어 간다는 그에게 제주인은 어떤지 물었다.

"제 자신의 반은 제주인이죠. 제주사람은 알고 나면 괜찮은데 알기 위해서 가는 과정이 남다르죠. 흔히 제주사람들을 향해 배타적이라고 하는데 그건 다양한 것을 접하는 게 덜했기 때문인 거예요. 제 경우는 고향을 떠나 대구, 서울 등 많은 사람과 교류하면서 생각을 오픈해왔거든요. 한 공간에 계속 머물게 되면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인색해지겠죠. 다양한 것을 접하면 문제 없어요.”

그는 서비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관광 제주에서 서비스는 빼놓을 수 없다. 그가 말하는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걸 주는 게 아닌, 고객이 원하는 걸 짚어내서 실행하는 것이란다.

제주도는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겨냥하고 있다. 어디를 둘러봐도 제주도만큼 좋은 곳이 없다. 풍광으로서도 그렇고, 휴양개념으로서도 마찬가지다.

이젠 휴양개념의 관광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요. 2010년이후 이 곳을 찾는 이들을 보면 쉬러 오는 분들이 많아요. 하루를 푹 쉬었다가 여건이 되면 관광을 하는 패턴들이 이어지고 있어요. 거기에 맞는 컨셉을 제주도가 찾아야 할 때죠.”

그는 이제 새로운 분야에 도전중이다. 바로 관광경영학이다. 제주남성과 결혼해서 제주인이 돼 가고 있으며, 에스테틱 분야에서도 나름대로 성과를 올렸다. 이젠 에스테틱에 관광을 입히려 한다.

“10년후에는 또다른 인생을 살고 싶어요. 관광경영학 박사 학위에 도전하는 이유는 거기에서 새로운 카테고리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요.”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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