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새해를 맞아 평소에 소원하던 일을 금년에는 꼭 실천하리라 다짐하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지면을 빌려 선포하고자 한다.
그 일이 무엇이냐면 바로 '국수 봉사'다.
독자들께서는 국수 봉사를 한다고 하면, 너나나나 다하는 국수 봉사를 가지고 웬 호들갑을 떠느냐고 핀잔을 주실지 모르겠지만 사연은 이렇다.
나는 평소 밀가루 음식을 좋아해서 시내에 있는 국수집을 즐겨 찾곤 한다. 들리는 식당마다 저마다의 음식 맛을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아내가 해주는 국수 맛이 아무래도 최고인 것 같다. 물론 사람마다 입맛이 달라서 각자 나름대로의 음식이 입에 맞겠지만, 난 유달리 아내가 만들어 주는 국수 맛이 최고인 것 같다.
아내가 만드는 국수는 좀 독특하다. 진하게 우려낸 멸치국물에다가 갓 삶아낸 소면, 거기에 돼지고기와 기타 야채들로 매콤하게 볶음한 양념을 얹어서 먹는 국수 맛은 가히 탄성을 지르게 한다. 이러한 맛을 나 혼자만 맛 보는게 아쉬워서 아내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국수집을 한번 열어서 장사를 한번 해보라고 권한 바 있다.
그렇게 몇 번 이야기를 하다가 실현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늘 그 휼륭한 국수 실력(?)을 가지고 어려운 이웃이나 경로당 같은 데를 찾아가서 국수 봉사를 한번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다.
그 실행을 '2012년도엔 꼭 하리라' 나 자신과의 약속을 하면서 흔쾌히 동조해주는 아내의 다짐도 받아 두었다.
내가 이 생각을 오래전부터 하게 된 이면에는 옛날의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봉사를 통해서 내 이웃이 좀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미국의 기부 문화는 우리에겐 익히 알려진 바다. MS사의 빌게이츠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재단을 설립해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으며, 워런 버핏의 경우 이미 오래전 자신의 재산 80%를 개인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밝힌 바 있어 미국사회를 훈훈하게 만든 바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하는 그들의 DNA는 어떤 구조일까 궁금하지만, 우리나라도 기업, 클럽, 개인단체 등을 통해서 기부 문화가 확산되고 있어서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경 말씀을 인용하자면 “세상을 썩지 않게 하는 소금과 같은 존재들”이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사회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가진 자들의 욕심 때문이라고 말을 하면 틀린 말일까? 가진 자들은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더욱더 노력(?)을 일삼고 노력하는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약자들은 될 대로 되라는 신세한탄 속에서 상대적 빈곤감에서 헤어나지 못해 그 욕구를 사회에 대한 반감으로 표출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 또는 우리 도가 좀더 건강하고 건전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기부문화가 확산되면, 일면 치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기부문화에 작지만 내가 국수 봉사를 통해서 첫발을 떼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에게도 각자의 환경에 맞는 기부 문화를 제안하면서, 나의 작은 미래 행위에 격려가 있으면 좋겠다. <제주특별자치도 향토자원산업과 최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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