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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관심의 도시에 국제적인 위상의 오케스트라를!
국제적 관심의 도시에 국제적인 위상의 오케스트라를!
  • 미디어제주
  • 승인 2011.11.0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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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일근 음악평론가

한 나라나 한 도시에서 오케스트라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이 단순한 문화예술의 한 단체, 즉 생존을 위한 단체일까? 아니면 그 국가나 도시의 상징성인 동시에 예술문화의 바로미터로 작용하는 것일까?

우리의 문화적 관점에서는 아직 음악인들의 생존을 위한 단체의 성격이 강하다. 즉 국가나 도시를 대변하는 상징성이기 보다는 국가나 도시의 이름 아래 존재하는 또 하나의 예술단체인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 특히 유럽에서의 오케스트라 위상은 어떨까? 그것은 의외로 간단하게 정의된다. 그들은 한 나라나 도시의 문화예술 척도가 오케스트라 수준으로 대변된다. 이런 인식은 보편화한 그들의 관점이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유럽이나 미국, 러시아, 동유럽의 도시들은 그 도시 이름의 오케스트라가 그들 문화 의식의 상징성이 되고 있다.

실제로 비엔나 필이나 베를린 필, 뉴욕 필, 런던 필이나 모스크바 필, 체코 필 등이나, 작은 도시이면서도 그 나라 각지의 연주자들을 모아 그곳 출신의 작곡가를 기리거나 도시의 상징으로 이루어진 세계적인 페스티벌을 유치, 도시의 상징으로 세계 속에 자랑하고 있는 그들은 작은 도시지만 음악으로 큰 도시와 같은 예술문화를 대변하고 있다.

독일의 작은 도시 바이로이트는 작곡가 바그너를 기리며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로,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를 기리며 모차르트 페스티벌로 예술문화의 고장답게 국가나 도시의 상징으로 오케스트라를 가지고 있거나 유치 문화예술을 꽃피우고 있다.

당연히 축제나 행사에서의 그들의 역할은 감동 그 자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하며 이미 유네스코를 통해 생물보존지역에서 자연유산 보존지역, 지질공원 등 천혜의 자연유산을 인정받았고 이제는 세계 7대 자연경관지역으로 선정될 수 있는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제주도는 그런 천혜의 자연환경에 비해 과연 도시를 상징하는 예술단체가 있느냐는 물음은 유럽의 문화의 관점에서가 아니라도 우리를 당황하게 한다.

특히 음악문화가 차지하는 상징과 그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오케스트라에 대한 상징성은 거의 존재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우리 음악문화 환경의 특성상 제주가 안고 있는 여러 여건이 불리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제주에 국제적인 페스티벌을 만들어 한국 최고의 연주자를 시즌별로 초청해 오케스트라를 구성할 수도, 그렇다고 그런 시도가 성공이 보장된 것도 아니므로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 이런 현재 모습의 결과는 오케스트라에 대한 현대적 관점의 인식 희박함에서 오는 것이라는 사실이 우리 지휘자들의 현실 인식을 안타깝게 한다.

그동안의 제주 오케스트라는 제주시립 교향악단에서 제주도립 교향악단으로 명칭의 변경을 거쳤지만 오케스트라는 거의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당연한 결과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외적인 환경이 변했고 앞으로 변화할 것이므로 거기에 상응하는 오케스트라의 위상은 정립되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제주도향은 지휘자 이동호에 의해 어느 정도 위상을 정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정도가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이런 결과 유발의 가장 큰 요인이 역시 인적 자원에 대한 것으로 치부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전술했듯이 현대 오케스트라의 성취에는 인적 자원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는 오케스트라를 주자들의 보여 진 것으로 구성하기 보다는 그들의 잠재력을 최상이 되게 해서 오케스트라에 기여하게 하는 것이 현대기 때문이다.

특히 주자들의 현재에 의해 이루어진 오케스트라 구성체로서의 한계는 이미 연습으로만 이루어내는 제한된 모습의 발전과 새로운 레퍼토리에서는 오케스트라의 능력이 다시 원상으로 환원된다는 악순환을 거듭했기 때문에 그것은 오케스트라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그 어떤 여건도 조성할 수 없다. 오히려 과도한 연습에 의한 결과는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형태까지도 바꾼다는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연히 제주도의 상징성으로나 음악문화의 결정체로 발돋움할 그 어떤 결과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오케스트라의 발전이 음악문화에 끼치는 영향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오케스트라에는 음악의 각 장르가 필요로 하는 모든 악기가 함께 해서 구성되므로 자연히 지역적 한계나 위상을 상승시킬 수 있는 잠재 인력, 즉 예술가들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이 좋은 여건이 되면 자연히 국가나 지역음악계에 끼치는 영향도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좋은 지휘자나 지도자는 오케스트라에 상대적으로 커다란 파급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지휘자는 당연히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하므로 좋은 오케스트라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제주의 국제적 위상변화는 제주의 문화를 상승시킬 수 있는 계기도 함께 마련되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그리고 이 시점이 그런 이상을 실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오케스트라의 발전은 예산 지원이나 전 도민의 관심 이전의 자체적인 문제다.

적어도 제주도향이 도향으로 인정받는 여건에서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근본적인 문제이고,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그 지혜를 전 도민이 합심해서 마련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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