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0:46 (금)
[전문]김영훈 제주시장 퇴임사
[전문]김영훈 제주시장 퇴임사
  • 진기철 기자
  • 승인 2006.05.15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퇴 임 사

존경하는 30만 제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1,700여 제주시 공직자 여러분!

(특히 바쁘신 가운데서도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평소 존경하는 강경주, 전창수, 고민수, 김태환 역대시장님을 비롯한 각급 기관-단체장님과 지역사회 지도자 여러분!)
오늘 저는 지난 2년 동안 혼신의 힘을 쏟아 수행해온 영예로운 제주시장직을 사임하는 인사를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지난 2년 동안, 저에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를 대과 없이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뜨겁게 성원해주신 존경하는 30만 제주시민 여러분과, 그리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미력한 저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사랑하는 우리 제주시 공직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마운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저는 이 퇴임식장에 들어서면서, 지난 2004년 6월 7일 우리 제주시를 <사랑 받는 세계인의 도시>로 우뚝 서게 하겠다는 결의를 여러분 앞에 천명했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그날 저는 제22대 제주시장직에 취임하면서, 저 나름대로 우리 제주시의 희망 찬 미래를 위하여 저가 가지고 있는 모든 지혜와 역량을 다할 것을 마음 속 깊이 굳게 다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제주시장 보궐선거에서 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당선됨에 따라 제주시장직에 취임하였습니다만, 잔여임기가 2년에 불과했습니다.

이같은 엄연한 현실 앞에서 저는 무엇보다도 전임 시장님이 추진해온 시정의 역점시책을 계속 추진하고, 가능하면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는 생각을 먼저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와 함께 저의 소신에 따라 제주시정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주요시책을 비롯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급하고 비중 있는 여러 가지 사업들도 동시에 시행해 왔습니다.
그 결과
△ 제주공항 육상비행장의 항공고도 완화를 비롯하여
△ 구도심권 활성화 기반 구축
△ 살기좋은 제주시를 위한 제주시 도시경관 관리계획 수립
△ 제3회 전국평생학습축제와 2004 주민자치센터 국제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
△ 이도2지구 도시개발사업 착수
△ 제 2 도시우회도로 개통
△ 제1단계 주거환경 개선사업 완료와 제2단계 주거환경 개선사업 착수,
△ 관덕정 전면 해체보수와 제주목관아지 2단계 복원사업 추진
△ 한라도서관과 한라문화예술회관 착공
△ 2006 세계마칭쇼밴드 챔피언십 제주대회 유치
△ 어린이 교통공원 조성
△ 전국 최초 차고지증명제 시행을 위한 조례 제정 및 직제 신설
△ 제주 벤처 종합지원센터 건립 추진
△ 동문공설시장과 민속오일시장 진입로 확장
△ 동문시장 고객지원센터 건립
△ 노인일자리 창출
△ 에코체험센터 및 3R+ 환경센터 건립
△ 클린하우스 시설
△ 대형 전복바다양식단지 조성
△ 재정 확충과 건전재정 운영을 위한 중앙지원금 증액 확보 등 그밖에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수없이 많은 일들을 과감히 해냈습니다.

존경하는 제주시민과  공직자 여러분!
이 모든 것이 저가 2년 전 제주시장직에 취임하면서 다짐했던, 제주시가 <사랑 받는 세계인의 도시> <경쟁력 있는 도시>로 더욱 가까이 다가서는 튼튼한 교량이 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 제주시가 그동안 전국단위 평가에서 도시-환경-교통-사회복지-정보분야 등 34개 부문에 걸쳐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등, 힘찬 저력과 드높은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한 사실에서도 이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저는 지난 2년 동안 우리 제주시를 삶의 질이 높아진, 참으로 살기 좋은 도시로 한 단계 더 성장시킬 수가 있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제주시가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다른 여러 도시들과의 경쟁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앞선 자리를 굳혀 온 것을 더 없는 보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존경하는 송태효 의장님을 비롯한 제주시의회 의원님 여러분의 아낌 없는 채찍과 함께, 전폭적인 협조가 있음으로 해서 가능했다는 사실도 이 자리에서 밝히면서 진심으로 고마운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같은 일들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던 것은 더 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오늘 저가 이 자리에서 새삼 회고하건대, 지난 2년은 저가 취임하기 전부터 이어져온 경제적 불황 속에서 참으로 많은 난관과 숱한 역경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2년의 임기 1개월 여를 남겨두고 오늘 제주시장직을 사임하는 이 순간, 하루 하루 지나간 날들이 저의 머릿속을 주마등처럼 스쳐감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시장직 사임은 저 개인적으로는 가슴 아프고 착잡한 마음 금할 수 없고, 공인으로서는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제주시민과  공직자 여러분!
특히 지난해부터 행정자치부 등이 추진해온 행정구조 개편에 대하여 저는 반대의사를 밝히고, 헌법소원까지 제기하였던 사실을 여러분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는 무엇보다도 민주주의 풀뿌리인 기초지방자치단체인 시-군의 자치권 행사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4월 27일 헌법재판소에서 제주도 행정구조 개편 관련 법률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옴에 따라 저는 이를 겸허히 수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도민 화합 차원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 적극 동참하기로 하고, 제주시장직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오로지 시정에 전념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같은 저의 뜻은 주변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끝내 이룰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오는 31일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여러 후보자측으로부터 제주도 발전을 위하여 함께 참여하도록  제의받은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거취를 놓고 저는 여러 날 밤잠을 설치면서  고민을 거듭하였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과 진솔한 대화도 수없이 나누면서 고견을 들었습니다.

고맙게도 어느 것이 진정 옳은 방향인지에 대하여 솔직한 조언들을 많이 해 주셨고, 이로써 저는 마침내 저가 갈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가 있었습니다.

오는 7월 1일 출범하게 될 제주특별자치도가 거센 풍파를 헤치고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하는데 저가 해야 할 역할을 찾은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저가 임기 1개월여를 남긴 채 제주시장직을 사임하게 된 사연임을 솔직하게 밝혀두는 바입니다.
제주는 지금 해체와 파괴의 시대가 아닌 통합과 재도약의 시대이기 때문에 저의 결단이 옳다는 것을 믿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공직자 여러분!
저는 지난 2년 동안 하루도 쉼 없이 오로지 제주시 발전을 위하여 동분서주 하였고, 시민과 더불어 애환을 함께 하면서 각종 현안을 해결하는데도 앞장 서 왔습니다.

그러는 한편 제주시에 이익이 되는 일이면 대중앙절충도 머리와 몸으로 적극 펼쳐 왔고, 해외에 나가는 일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30만 시민을 위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다는 사실도 이 과정에서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만큼 제주시장이라는 자리에 주어진 책무와 임무가 막중하다는 사실을 체득한 것입니다.

이제 비록 임기를 1개월 여 남긴 채 제주시의 마지막 민선 시장직에서 물러납니다만, 그동안 체득한 교훈을 잊지 않고 우리 제주시 발전을 위하여 배전의 노력을 하겠습니다.

이제 한 달 보름이 지나면 우리 제주시는 지방자치단체로서의 자치권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에 앞서 저는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대로 오늘 여러분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지만, 그래도 멀리 떨어지는 것이 아니며, 저가 어떠한 길을 걷더라도 항상 여러분 곁에 가까이 있으면서 여러분과 고락을 함께 할 것도 굳게 약속합니다.

저가 재임하는 동안 본의 아닌 실책도 없지 않았을 것입니다만, 이같은 허물은 이 자리에서 너그러이 덮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 가지 제주시 공직자 여러분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행정계층구조 개편과 관련하여 예전처럼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각자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해 주시라는 것입니다.

특히 오는 7월 1일까지 앞으로 한 달 반 동안 이상호 부시장님을 중심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 대한 자세를 의연하게 견지하면서 민선3기를 마무리하는 업무상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힘을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저는 시민 여러분과 제주시 공직자 여러분이 저에게 보여주시는 기대에 조금이라도 부응하기 위하여 저가 선택한 또다른 길에서 헌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으로 퇴임인사를 마치렵니다.

30만 제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제주시 공직자 여러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그럴 것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저에게 힘을 실어주신 하늘 같은 은혜를 결코 잊지 않고 기필코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그리고 온 가정에 행복이 가득 하시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5월 15일
제주시장  김   영   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