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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주도 공무원노조 10년의 행보
<5> 제주도 공무원노조 10년의 행보
  • 미디어제주
  • 승인 2011.10.21 17:04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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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장 인터뷰

임기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장
인터뷰어 :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해요. 도청 청사 안에 노조 사무실이 있다니 참 고무적이네요. 지금 일하시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임기범 본부장 : 1층 스포츠산업과에 있습니다. 봄 가을에 일이 많아서 지금이 대목입니다.

인터뷰어 : 저희 반 아이도 이번 봄에 장애인 수영 부문에서 은메달을 땄어요. 그런 업무를 하셨겠네요.

임기범 본부장 : 그렇죠. 원래 다른 업무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여기서는 업무와 노조위원장을 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장 속으로 가서 시민들과 연대도 하고 해야 할 일이 많지요.

인터뷰어 : 아직 공무원노조가 설립인가를 받지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임기범 본부장 : 현재 설립인가증을 받기 전인 법외 노조지요.

인터뷰어 : 사실 공무원노조가 활성화 되어야 시민들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할텐데요. 현재 법외 노조군요.

임기범 본부장 : 그렇죠. 하고자 하는 것도 공직사회의 개혁이나 부정부패 추방 등인데요. 내부적으로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 잡자고 이야기하고 도민들의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인터뷰어 : 공무원 노조는 무슨 일들을 하나요?

임기범 본부장 : 공직 내부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아요. 교섭도 해야 하고 요구사항도 정부에 전달해야하고... 밖에서는 공무원들이 무슨 노조를 결성하느냐? 라고 하는데, 좀 전에 말씀하신 대로 저희들이 매개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부에 건의해야 하는 일들이 많거든요. 예를 들어서 기능직을 일반화하는 사업이라던지 정년을 해소시킨다던가 하는 사업들에 목소리를 내야 하죠.

인터뷰어 : 공무원노조가 법외 노조라도 참 굳건히 잘 견디셨네요.

임기범 본부장 : 우리가 비판을 하는 분들이 같은 공직에 있지만, 잘못된 길을 갈 때는 다른 편에서 비판할 건 해야 한다는 거죠. 공무원노조가 있으므로 다른 사람이 비난하는 것보다 우리 내부적으로 비판하고 바로 서자라는 의미가 더 강해요.

저희는 내년에 정권이 바뀌면 설립이 된다고 희망적으로 보고 있어요. 해직자가 전국적으로 140명이나 되는데 해직자들의 생활비를 우리가 대주고 있죠. 한나라당 의원들만 결성을 반대하는 중이고, 정치적으로 매듭 짓고 있는 상태예요.

"우리 공무원도 정치기본권을 가지자"라고 소리 내고 있어요. 업무와 연관된 것만 중립이죠. 개인으로서 하나의 조직 속에서 소리를 낼 수 있지 않습니까? 저희 공무원노조는 11월13일 궐기대회를 계획하고 있어요. 올해 마지막 투쟁이 될 것 같은데, 서울에서 해요. 여기 참여하면 다 짜르겠다고 하는데 작년에도 많이 짤렸거든요. 정부에 대해 비판했다 이거죠.

민주화를 위해서 그만큼 노력했는데 현 정부가 들어서고 민주화가 엄청 후퇴했잖아요. 솔직히. 저희는 신문도 나름대로 발급하고, 인터넷신문도 금방 나올거예요.(신문을 보여준다)

인터뷰어 : 공무원 u신문이네요. 도에서 하는 노조는 여기와 상관 없나요?

임기범 본부장 : 우리와는 이념이 달라요. 연대를 부정해 버리니까. 거기는 스폰도 받고, 우리는 순수성이 있어야 하니까 스폰이 하나도 없지요. 제주특별자치도노동조합이고 우리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예요. 전국적으로 전공노만 해도 13만이예요. 지금 제주도에 깃발을 꽂은 지가 내년 되면 10년째인데 아직 미흡하죠. 저희 전공노가 설립 인가를 받으면, 전교조만큼 큰 세력이 되리라 봐요.

인터뷰어 : 전국공무원노조가 있어서 공무원 사회가 바뀌었다고 보십니까?

임기범 본부장 : 그렇죠. 예전보다 많이 변했어요. 예전에는 선물 돌리는 것부터 해서 여행갈 때 여비도 주고 행사 때면 강제 동원되고... 이런 것들이 많이 없어졌어요. 그런데 요즘 저희가 주춤하는 동안 다시 환원되는 것 같아요. 저희 전공노는 표현의 자유다 이거죠. 약자들은 뭉칠 수 밖에 없는 조합이예요.

 
인터뷰어 : 이렇게 공무원노조로써 일하시다 보면 가족들이 도와줘야 할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임기범 본부장 : 공무원 신분으로 노조 활동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가족사를 버려야 되요. 승진에 전혀 도움이 안되니까, 짤리지 않음 다행이예요.ㅎㅎㅎ 자기 희생 없이는 못합니다. 누가 나서려고 하지 않아요. 갓 들어오는 신입들은 관심도 없고 더 보수적으로 흐르더라구요.

개인적인 성향이 깊어서 노조에 가입을 안하려고 하더라구요. 저희가 서포트해주는 거 보면 바뀌겠지만, 제일 보수적인 집단이 공무원이잖아요.

인터뷰어 : 그렇군요. 그런 자기 희생을 옆에서 바라보는 부인이 힘들어 하시진 않나요?

임기범 본부장 : 제가 다행인게 자유로운 영혼이예요. 애 엄마와 사별하고 서귀포에서 넘어왔어요. 서귀포가 살기는 좋은 데, 그런 일이 있고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더라구요. 큰 애가 고등학생이고, 밑으로 중학생, 초등학교 3학년인데 자기들이 알아서 잘해요.

뭐라고 할 와이프가 없으니까... 와이프가 있을 때는 반대를 많이 했죠. 나도 7급 공채로 들어 왔는데, 7급에서 20년이면 사무관이라도 달아야 하거든요. 그런데 전 아직 6급이예요. 승진에서 계속 밀리지만 감수하고 하는 거니까.

승진 명부라는게 있잖아요. 거기서 제일 마지막이예요. 어디가서 말하기도 민망해요. ㅎㅎㅎ 알죠. 저도. 제가 별로 반가운 놈 아니니까.ㅎㅎ 도청 온 계기가 2007년도에 와이프가 아팠는데 15년동안 산 동네가 싫은 거예요. 애들 때문이라도 환경을 변화시켜 줘야 되겠다 싶더라구요. 공무원 발령 받아 서귀포를 떠날 줄은 몰랐는데 갑자기 안좋은 일이 생기니까 서귀포가 싫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빽(?)을 다 썼죠. 그러니 또 되더라구요. ㅎㅎㅎ

문화회관으로 발령됐는데 정말 좋았어요. 평생 볼 공연은 다 본거야 이제. ㅎㅎㅎㅎ 그러면서 사람이 치유가 되더라구요. 그 때는 애들을 챙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인터뷰어 : 힘든 시기를 잘 넘기셨네요. 노조본부장은 어떻게 하시게 되었나요?

임기범 본부장 : 노조본부장을 안하려고 했는데 역대 본부장이 와서 설득을 하더라구요. 하필 제일 어려울 때 하라고 해서 정말 망설였죠. 이제 내년 설립이 되면 희망이 보이는 거예요. 이제는 하려는 사람이 있어요.

인터뷰어 : 그럼 혼자 출마하셨겠네요. 초기에는 힘들지 않았나요?

임기범 본부장 : 제가 했던게 조직 사수!! 그때는 어렵더라구요. 회의실도 빌려주지도 않고, 제가 일일이 다 보고가 되고 상상이 안가죠

인터뷰어 : 음... 그건 뭐랄까.. 일종의 탄압같은데요.

임기범 본부장 : 탄압이죠. 행안부에서 지침이 그렇게 내려왔거든요. 그래서 저는 조직 사수, 조직 안정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사실 편했죠. 사업을 안했으니까 ㅎㅎㅎㅎ 중앙연대사업하고 조직의 수련회 하는 그런 안정화를 했죠. 소나기는 피해가자는 생각이었죠. 힘든 시기는 낮은 자세로 가고, 미래를 도모하자. 그게 저의 공약이었거든요.

인터뷰어 : 혼자 출마 하시는데 무슨 공약을 내세워도 상관없었겠는데요. ㅎㅎ

임기범 본부장 : 그렇죠. ㅎㅎㅎ 제가 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존재감을 느껴요. 전공노가 있구나. 눈의 가시죠. 도청에서는...

인터뷰어 : 그렇겠군요. 그런데 오늘 인터뷰 거르지 않고 그대로 기사 나가도 괜찮으시겠어요?

임기범 본부장 : 제가 없는 소리한 것도 아니고 우리가 뭐 못 할 말 한건 아니잖아요? ㅎㅎ

인터뷰어 : 그럼요. 민주주의는 국민 개개인의 목소리에 유동적일 때 비로소 한걸음 움직인다 하더군요.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 응해 주셔서 다시한번 감사 드립니다.

 

제주가 좋아 제주도로 전근 온 특수교사 백수령의 ‘제주에서 만난 사람’ 인터뷰.

나와 너는 다르다. 자연도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는데 하물며 사람이야... 남자와 여자가 다르고, 아이와 어른이 다르고 민족간 문화가 다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이해가 시작된다. 나와는 다른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프로필>
신제주초등학교 특수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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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지부장 2011-10-21 22:26:42
밤늦은 시간에 컴을 켰는데, 본부장께서 인터뷰를 했네요. 공직내부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달라졌습니다. 그 중심에 공무원노조가 있다는 사실을 가감없이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나그네 2011-10-23 01:36:57
백수령님의 기사는 언제나 감동을 주는 것 같아요. ㅎㅎ

지방공무원 2011-10-23 09:47:58
아무쪼록 공직개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임기범 본부장님 노고에 향상 감사를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닏.

일선공무원 2011-10-24 09:23:00
공무원노조 홧팅!!! 공직사회를 바꾸는 힘!!!

희망 2011-10-25 08:50:57
공직사회의 희망입니다. 앞으로 지켜보고 지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