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7:54 (수)
'아름다운 선택' 화장 유언 남기기
'아름다운 선택' 화장 유언 남기기
  • 미디어제주
  • 승인 2011.10.21 1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원용식 표선면노인대학 사무장

표선면 노인대학 수강생들과 함께 양지공원 견학을 다녀왔다.

2007년 장기 기증으로 이미 나의 마지막을 선택하였기에 솔직히 정부가 매장 문화에서 화장 문화로 전환하려는 정책에 대하여는 관심이 부족했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장기 기증을 서약하던 날, 나의 장기가 건강하게 기증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지금은 더더욱 나의 몸을 소중히 여기며 돌보고 있다.

지긋한 나이를 가지고 견학해서 그런지, 양지공원을 대하는 노인대학 수강생들의 숙연함이 저마다 달라 보였다.

양지공원 봉안실을 둘러보면서 말똥말똥한 눈망울에 맑은 웃음을 갖고 금방 사진 속에서 나올 것 같은 아이들, 어엿한 교복을 입고 걸린 영정사진들 앞에 가슴이 아파왔고, 지금 내가 이 나이까지 무탈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다행이자, 행복인가 싶기도 했다.

양지공원 담당자로부터 자연 친화적 장묘 문화인 '자연장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섭리를 그대로 따른 장묘문화로 유골을 수목․화초․잔디 등에 묻어 생태숲 등 자연 친화적인 공원을 조성하는 것으로, 최근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벌초․성묘 등 묘지 관리에 대한 부담으로 ‘자연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제주특별자치도에도 잔디장 8784기, 화초장 3960기, 수목장 890기, 정원장 1980기 모두 1만5578기를 묻을 수 있는 대단위 규모인 어승생 한울누리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고 하였다.

효의 상징이자 조상에 대한 예의와 풍수지리사상과 연관되어 후손들의 무사안녕을 위한 명당자리 등 매장 문화는 우리 문화에 아직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어서 화장 문화로의 의식 전환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견학시설 중 양지공원 부부 납골당이 우리 수강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동고동락한 부부가 함께 할 수 있고, 자녀들에게는 부모님을 함께 모심으로써 가족과 효의 의미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안식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가 매장 문화에서 화장 문화로 전환하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의 좁은 국토가 묘지로 잠식되어 가는 것을 막고자 하는 국토 이용 문제에 있음일 것이다.

화장 문화가 후손들을 위한 '아름다운 선택'이라면 화장 문화로 가는 시대적 흐름에 동참해 봄은 어떨런지 제안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