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illiteracy)이란 배우지 못하여 글을 읽거나 쓸 줄 모르는 상태 또는 그런 사람을 의미한다.
문맹의 대상을 정하는 기준은 나라마다 조금씩 달라, 우리나라는 초등, 중등 의무교육이 끝나는 만 15세를, 미국은 14세,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10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현재 미국 3%, 캐나다 4.4%, 인도 13%, 중국 15%, 남아프리카공화국 30% 등의 문맹률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성인 인구의 1.7%인 62만 명 정도를 문맹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문맹의 원인으로는 일반적으로 가난과 인식 부족을 꼽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교육열도 있지만, 한글이라는 뛰어난 발명품이 있었기에 낮은 문맹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한편, 유네스코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문맹 퇴치 사업에 가장 공이 많은 개인이나 단체에게 문맹 퇴치 공로상인 세종대왕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 상은 1989년 6월 한국 정부가 제안하고 유네스코 집행위원회에서 이를 수용하여 1990년부터 매년 9월 8일에 주어진다고 한다. 이러한 상이 우리나라의 후원으로 수여된다고 하니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글을 만들고 쓰는 우리로서는 당연하기도 하다.
정보화시대로 접어들면서 컴맹(computer illiterate)이란 새로운 용어도 등장했다.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는 상태 또는 그런 사람을 말한다.
그러나 컴퓨터가 실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된 요즘 컴퓨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컴맹과 함께 넷맹이라는 용어도 많이 사용되는데,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용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100명당 인터넷 이용자가 82명으로 유럽 일부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이를 감안할 때 컴맹율이나 넷맹율은 10% 내외로 추정된다.
이 대목에서 “통계맹”이란 단어를 생각해 보자.
누가 처음 사용하였는지는 모르지만 인터넷상에서 통계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자신을 통계맹이라고 자칭하고 궁금한 내용에 대해 도움을 청하면서 사용된 것으로 보여 진다.
문맹이나 컴맹처럼 통계를 몰라 답답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만큼 통계가 우리 실생활과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정확도 높은 예측을 통한 국가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반드시 통계가 필요하며, 통계를 배제한 국가정책 수립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 생각된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칭찬할 때 “문맹을 퇴치하면서 인간의 능력이 향상되고 이를 바탕으로 국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한국에서 볼 수 있다”라고 자주 말한다. 그만큼 문맹 퇴치가 우리나라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평가다.
그럼 한 단계 더 높여서 통계맹이 줄어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통계맹이 줄어든 만큼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데 기여할 것이므로 우리가 가고 싶은 선진국을 향한 길일 것이라 믿고 싶다.
현재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 경제 또는 통계 선진국에서는 통계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도 방송, 홈페이지, 교육프로그램, 통계연구학교, 통계경진대회 등을 통해 다른 나라에 못지 않게 활동하고 있음에도 통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지 않아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다.
유네스코에서 문맹퇴치 공로상으로 세종대왕상을 수여하고 있듯이 우리도 선진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나 각종 학회 등을 대상으로 통계맹 퇴치 공로상을 만들어 운영해 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