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희귀종이자 일본 고유종으로 알려진 가칭 ‘주홍미끈망둑’이 제주서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지난 6월8일 서귀포시 하예동 논짓물 옆 해안가에서 국내 미기록종인 가칭 ‘주홍미끈망둑(Luciogobius pallidus)’을 최초로 확인했다.
국내 유용 자생어류 현황을 파악 중인 연구진은 현지조사를 수행하던 중 조간대 최상부 지하수 용천수역에서 4개체의 표본을 확보했다.
주홍미끈망둑은 지하수 용천수역에서만 서식하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망둑어류다. 크기는 약 6cm 정도이며 몸은 원통형으로 가늘고 길다.
체색이 주홍색이며, 눈은 매우 작고 피부에 매몰되어 있는 점에서 국내에서 보고된 미끈망둑 등 유사종과 쉽게 구별된다.
채집된 주홍미끈망둑은 전 세계적으로 일본 서부지역인 나가사키현에서 시즈오카현에 이르는 17개 지점에서만 보고된 바 있다.
지금까지 일본현지에서만 확인되면서 일본고유종으로 취급됐으나, 이번 제주지역 발견으로 이 같은 학설이 사실상 깨졌다.
눈이 피부에 매몰된 미끈망둑류는 전 세계적으로 일본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종도 전세계적으로 단 4종에 불과하다.
주홍미끈망둑은 지하수 용천수역의 빛이 들지 않는 특수한 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채집된 개체수가 많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먹이생물과 번식특성 등 일반적인 생태에 대해서도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제주 발견의 경우 먹이활동 등을 위해 일시적으로 조간대에 출현하면서 연구진에 눈에 띈 것으로 보인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관련문헌과 표본검토를 통해 정확하게 종을 밝힌 후 학계에 발표할 것”이라며 “제주도 연안역에 발달된 용천수 지역을 대상으로 정밀 분포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