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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교통 돌연 노사 3년 무분규 선언 ‘들여다보니’
동서교통 돌연 노사 3년 무분규 선언 ‘들여다보니’
  • 김정호 기자
  • 승인 2011.08.1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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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신설된 복수노조와 공동선언문 채택...민주노총 산하 노조 ‘반발’

동서교통(대표 김한익)이 18일 오전 11시 동서교통(주) 노동조합(대표 권시명)와 노사 공동선언문에 합의문을 작성하고 있다.
1년 넘게 노사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동서교통이 새로운 노조와 전격적인 무분규를 선언하면서 기존 쟁의활동을 벌여온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동서교통(대표 김한익)은 18일 오전 11시 동서교통(주) 노동조합(대표 권시명)와 노사 공동선언문에 합의하고 3년간 무분규를 전격 선언했다.

지난해 6월부터 14개월간 임금교섭 등을 이유로 쟁의행위를 벌여온 서귀포시 민간버스업체 동서교통이 회사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문제는 사측이 무분규를 선언한 노조가, 지난 14개월간 쟁의행위를 벌여온 민주노총 산하 노조 아닌 최근 신설되 제2의 복수노조라는 점이다.

지난 7월1일자로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사측이 갈등을 빚어온 민주노총 산하 노조대신 새로운 노조와 단체협약에 나선 것이다.

노동조합이 분열해 탈퇴자가 노조를 결성하거나,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자가 기존 노조에 대항해 별도의 노조를 결성했을 때를 복수노조로 칭한다.

사측이 기존 ‘제주지역일반노동조합 동서교통지회’를 대신해 ‘동서교통(주)노동조합’과 합의에 나선 것은 신설된 노조가 과반수 노조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일반노조 동서교통지회 노조원은 12명, 신설된 복수노조 조합원은 15명이다.

 
도 관계자는 “복수노조가 생기면서 사측이 과반수 노조인 신설 노조와 노사 무분규를 선언했다”며 “과반수 노조와의 합의가 이뤄진 이상 소수노조도 이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측은 지난 8월4일자로 신설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8일부터 11대로 축소된 버스운행을 16대로 늘려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사측과 기존 노조측과의 갈등은 2008년 체결한 단체협약이 지난해 만료 후, 재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월급수령과 부정수당 등 부당노동행위와 복리후생비 미지급 고발이 오가면서 사측은 직장폐쇄, 노조는 도청 앞 집회로 맞서왔다.

느닷없는 노사 무분규 선언이 알려지자, 민주노총은 곧바로 대응 마련에 착수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급작스럽게 노조가 결성된 것으로 봐서, 신설노조는 사측과 관련된 노조로 의심된다”며 “민주노총 차원에서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체불과 복리후생 등에 대한 합의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 없다”며 “관련된 소송 등이 이뤄지는 만큼, 향후 결과에 따라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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