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을 다니는 우리 아이는 고도 비만이다.
먹을 것을 먹지 못하게 하면 화부터 낸다. 운동을 하라고 하면 조금만 하면 숨쉬기가 어려워서 힘들다고 그만 둔다고 한다. 그렇다고 적게 먹이려고 하니 안쓰럽고 나온 배를 보자니 걱정스럽다.
최근에는 비만하면 성호르몬이 일찍 나와서 성장이 빨리 멈추고 성조숙증이 온다는 데 여러 가지로 머리가 복잡하다.
이러한 고민들은 아마도 다른 여러 어머니들도 공통적으로 하고 있는 고민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 아이가 언제부터 이렇게 비만이 되었나 생각해보니 둘째가 태어나고부터 두드러지게 몸무게가 늘어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째서였을까? 원인을 잘 생각해 보면 두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엄마가 일을 하다 보니 우리 아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할머니와 보내게 되었다. 할머니가 기르게 되면서 우리 아이는 늘 밥을 다 먹어야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로 인해 “배 부르면 남길 수 있어”가 아닌 “밥은 무조건 다 먹어야 해”라고 하는 음식에 대한 비합리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바쁜 엄마를 이해하고는 있지만, 엄마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할 때는 정서적 허기를 먹는 것으로 대처하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음식을 먹는 행위는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배가 고프다는 생각을 하고 생각을 통해 먹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먹는 것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비만 아동은 배가 고픈지(공복감은 위장에서 반응하는 것), 아니면 emotion eating을 하고 싶은 건지, 그냥 호기심에 먹고 싶은지 구분하지 못 한다.
따라서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정말 배가 고픈지를 확인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먼저, 입이 심심하다거나 배가 고프지는 않지만 호기심에 새로운 과자를 먹게 그냥 두는 것을 그만두고 정말 배가 고플 때만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말 배가 고플 때가 언제인지 알아보게 하는 좋은 방법은 일기를 쓰듯 하루 동안 배고플 때 정말로 많이 위장이 아플 정도로 배가 고픈지 그냥 배는 부른데 먹고 싶은지 쓰게 한다.
<프로필>
1급 정신보건전문요원
진로상담사
특별범죄예방위원 (보호관찰소)
아동행동 ․ 진술분석전문가 (제주지방경찰청)
제주 One-Stop 지원센터 운영 위원
현, 제주한라병원 임상심리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