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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강기권 남제주군수, '헌재 판결 겸허히 수용"
[전문]강기권 남제주군수, '헌재 판결 겸허히 수용"
  • 미디어제주
  • 승인 2006.04.2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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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구조 개편관련 법률 헌법소원의 헌재 결정에 따른 남제주군민께 드리는 말씀(전문)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헌법재판소는 4월 27일 우리군을 비롯한 사회단체 대표 등 28명이 신청한 '행정구조 개편관련 법률 헌법소원'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저를 비록한 시장.군수들은 시.군폐지로 인한 주민기본권 침해, 지방자치이념 및 제도의 훼손, 독립된 공법인인 기초자치단체가 타인의 의사에 의하여 소멸되는 불합리성 등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여 왔습니다.

도내 시장.군수들과 함께 수차에 거쳐 중앙부처 및 국회를 방문하면서 기초자치단체인 시.군 폐지의 부당성을 호소하였을 뿐 아니라 사회단체에서도 자치단체 수호 궐기대회와 국회청원, 청와대 방문 등 다각적인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지난해 부터 자기회생을 감수하면서 시.군을 지켜내려는 군민과 지방자치수호 위원회, 그리고 올바른 제주도 행정계층구조 개편 도민연대 여러분께 고마운 말씀을 올립니다.

어제 헌재가 우리군민의 뜻과 다른 합헌결정을 내렸습니다. 저는 헌재의 판단을 존중하며 겸허하게 수용하겠습니다. 그러나 군수로서 우리군을 지켜내지 못한데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면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이제 제주도의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되면 남제주군은 60성상의 세월을 뒤로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전국적으로 우수자치단체로 인정받고 예산 3000억을 상회하는 우린군이 그 깃발을 내린다고 생각하니 군수로서 아쉽고 섭섭한 감정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행정자치부와 제주도가 남제주군의 깃발을 내릴 수는 있어도 남제주군민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남제주군의 이름넉자를 지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남제주군의 이름을 길이 간직하기 위해 한결같이 노력한 군민들의 자존심을 마지막까지 지켜 나가겠습니다. 군민여러분께서도 자존심을 끝까지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하늘의 해를 정정당당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어깨를 보듬으며 지금의 가슴 저린 고통을 함께 나누어 가겠습니다.

그리고 오는 6월 30일 남제주군의 마지막 날, 지난 60년의 남제주군을 후세에 영원히 전하기 위하여 타임캡슐을 매설합니다. 여기에는 군민들의 과거와 현재의 삶, 미래를 향한 군민 의지가 농축되어 있습니다. 비록 남제주군은 역사의 저편으로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만, 타임캡슐 속의 남제주군은 영원히 살아 숨쉴 것입니다.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자치행정의 기반인 시.군 기초자치단체가 반드시 존치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군의 폐지로 인하여 주민들이 행정적.재정적으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제주도가 추진하는 제주특별자치도는 변함없이 성원하고 협조를 다하겠습니다.

끝으로 우리군의 마지막 군수로서 더욱 열정을 가지고 남은 기간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4월 28일

남제주군수 강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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