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고향이자 본원인 우도를 찾은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주민들의 지역발전사업 요구에 진땀을 흘렸다.
우 지사는 28일 오후 3시30분 우도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도내 읍면동 중 처음으로 지역발전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우도 출신인 윤춘광 제주도의회 의원과 지역구 안동우 의원, 정태근 특별자치행정국장, 공영민 지식경제국장, 오홍식 제주시 부시장 등이 함께했다.
우도에 도착한 우 지사는 곧바로 차량을 이용, 우도바당영농조합법인(대표 최병수)를 방문해 땅콩 개발사업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우 지사는 땅콩을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에 대한 노력을 당부했다. 이어 우도 119지역센터와 우도보건지소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지역발전방안 토론회에는 공무원 20여명과 김철수 우도면 주민자치위원장, 김석칠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 김항윤 노인회장, 김양순 부녀회장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장 내 우 지사의 책상 위에는 우도면에서 제작한 10페이지 분량의 ‘우도면 지역발전 방안’ 자료가 놓여져 있었다.
자료에 포함된 내용은 노천사우나 시설 설치와 농산물 보관용 건조장, 농어촌자원 복합산업화 지원사업 등 11개사업이다. 이중 예산이 명시된 7개 사업의 예산만 277억원이 이른다.
농어촌자원 복합산업화 지원사업 152억원과 종합사회복지관 건립비 40억원, 노천사우나 50억원, 건조장 20억원, 건물도색 6억원 등이다.
자연자원 및 전통문화 체험의 섬 기반조성사업과 우도의 전기.통신 지중화사업, 저탄소 녹색성장형 에너지원 조성사업 등은 추후 용역 후 예산을 산정하자고 명시했다.
자료를 건네받은 우 지사는 “도지사가 오니 뽕을 뽑으려 하는 것 같다. 의욕이 좋다. 일단, 사업의 우선순위 먼저 정해야겠다”며 웃음 띤 얼굴로 선수를 쳤다.
사업요구 내용을 훑은 우 지사는 ‘자연과 더불어 특색있는 건물 도색 사업’을 거론하며 “이 사업은 좋다. 괜찮은 아이디어다”라며 사업추진 의사를 피력했다.
우 지사는 “다른 나라처럼 우도로 특색있는 건물을 지으면 좋겠다. 건물을 모두 하얀색으로 하면 어떻겠냐”며 “해안가 건물을 중심으로 지붕까지 모두 하얀색 건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주문했다.
우도면 관내 4개리에 각 5억원씩 20억원을 들여 건조장을 신축해 달라는 요구에는 조강제 도 식품산업과장이 고개를 저었다.
조 과장은 “우도의 연간 농산물 생산액이 29억원인데 저장소 설치 요구액이 20억원이다”라며 “꼭 필요하면 해야 하지만, 땅콩 관리 저장소가 있는 만큼 품목별로 고려해서 연차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이에 “식품산업과장은 우도 몇 번이나 와봤냐"며 되물었고 "2번 와봤다"는 조 과장의 대답에 "다시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취임 후 줄곧 언급한 도서지역의 의원 배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우 지사는 참석자들을 향해 “우도에 도의원을 두면 좋겠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사실 제주도도 스케일 적지만,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해 도로 지정한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등가성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의지와 요구다”라고 강조했다.
우 지사는 또 “제주특별법 제1조에도 등가성이 아닌 지역주민이 편리하도록 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며 “의견일치가 되면 도의원도 여려명 둘 수 있다. 무조건 안된다고 하는 사람은 바보다”라고 말했다.
우도 주민들이 진정서까지 제출하며 화제를 모았던 연륙교 건설 사업에 대해서는 이날 보고사항에서 빠졌다.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