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자, 외국어 강사를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 제주가 좋아서 이주를 결심한 사람들 등 형태도 다양하다.

이런 외국인들은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는 제주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궁금하던 차에 마침 국제화 마인드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교육과정 동안 제주도민으로서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게도 하고, 한편 부끄러운 마음이 들게도 했던 미국인 강사의 이야기와 작은 바람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강사는 대학 졸업 후 한국으로 와서 모 대학 한국어학당에서 공부를 하던 중 여행을 통해 제주도와 첫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여행을 하는 동안 제주의 아름다움에 반해 버린 것이 이곳에 직장을 잡고 아예 제주사람이 되려한 계기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가 가진 제주도민들에 대한 첫 인상은 그리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장벽인 외국인에 대한 경계심, 색깔이 다른 피부를 신기한 듯 만져보며 사람을 호기심의 대상으로 여기는 태도, 외국인들에 대한 막연한 편견 등이 그를 통해 만난 우리의 모습이었다.

이러한 우리의 태도는 더 나아가 그에게 구체적인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사고가 나서 병원을 찾았을 때에는 언어소통 어려움을 이유로 차별 당했고, 잘못된 외국어 표지판 표기에 문제를 제기해도 사람들은 무관심했다.

각종 국제대회 개최 시에는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단체로 동원하는가 하면, 정작 외국인이 주최하는 행사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외국에서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필수적으로 불편을 수반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이야기를 하며 잠깐 동안 한숨 섞인 웃음을 보여준 그의 모습에서 뭔가 하소연하고 싶은 것이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가 제주도에 대한 바람으로 말한 것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위급상황 시 외국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도움센터이다.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우리 제주도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는 아직 외국인이 피부로 느끼기엔 거리가 있었나 보다.

그 외에도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활용한 국제투자유치나 벤치마킹 등의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진심으로 우리 제주도가 국제적 수준의 성숙한 시민들을 갖춘 국제자유도시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 제주와 인연을 맺고 국적이나 인종을 초월해 이 곳의 사람마저 사랑하려는 그의 마음은 '제주라는 작품을 소중하게 여기는 예술품 수집가의 마음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도2동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