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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제주도민과의 만남'
르 클레지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제주도민과의 만남'
  • 유태복 시민기자
  • 승인 2011.06.09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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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민에게 문학 특강을 하는 "르 클레지오" 씨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르 클레지오 씨가 8일 오후 2시 연동에 있는 제주웰컴센터 대강당에서 ‘나의 삶과 문학 속에 담긴 섬 모리셔스, 그리고 제주와의 만남’이란 주제로 도민에게 특강을 했다.

제주예술문화재단(이사장 양영흠)이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원했으며 초청강연에 앞서 양영흠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노벨문학을 수상한 작가와 제주도민과 만남의 자리를 갖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며 "특히 흔쾌하게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초청에 응해 주신 르 클레지오 작가님께 환영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했다. 

▲ 양영흠 제주문화예술 재단 이사장이 초청에 감사 한다는 인사말을 했다.
그는 ‘제주도 명예시민증을 받아서 제주에 감사드리며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길 기원합니다.’며 첫 인사말을 열고 특강에 앞서 손전화기를 꺼내고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전화투표를 방청객과 함께 했다.

그는 ‘섬사람은 바람과 바다의 나라 사람이기도 합니다.’ 며 ‘저는 섬에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라고 했다.

‘섬은 즉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 나의 조부모님, 나의 친척 그리고 나의 가족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랫동안 이 섬의 이름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며 ‘저는 프랑스 남쪽에 살고 있었지만, 고모님이 매일 보내주는 편지와 신문을 통해 모리셔스 섬의 소식을 접하곤 했습니다.’ 라 했다.

▲ 르 클레지오 작가는 "내 삶과 문학 속에 담긴 섬 모리셔스, 그리고 제주와의 만남"의 주제로 특강을 했다.
그가 12살 때인 1952년도에 일어났던 ‘제르베즈 태풍’을 생생하게 묘사했던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며 그때 많은 주택과 사탕수수농장 등이 파괴하고 그 인해 수많은 노동자가 사망한 일이 발생한 사건을 어린 시절 신문기사를 통해 느꼈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그는 ‘저의 꿈은 여행하는 것이며 상상 속에 여행은 모두 모리셔스 섬에서 끝이 나곤 했습니다.’라며‘섬 출신이라는 것은 곧 귀환의 나라 사람이기도 하고 향수의 나라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며 ‘우리는 섬을 떠나더라도 그 곳에 다시 돌아오고 싶어 합니다.’라고 말했다.

▲ 작가는 강연 전에 불어를 통역을 하는 오연옥씨와 함께 제주 세계7대 자연경관선정 전화투표를 하고 있다.
그는 또 ‘제가 아이였을 때 저는 소설과 시 그리고 <망가>라고 하는 만화도 그리곤 했습니다.’ 며 ‘성인이 된 후 출판한 첫 번째 소설에는 모리셔스 이야기는 쓰지 않고 할아버지께서 말씀해주신 “눈은 국경을 가지고 있지 않다. 즉 눈은 국경 너머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속담입니다.’라고 했다.

그는‘3년 전 프랑스 방송 프로그램 <지문>을 촬영하기 위해 제주를 처음 왔는데 제주도가 어떤 곳인지 모른 상태에서 다큐멘터리의 촬영지로 선택했고 동쪽에서 나타나는 첫 번째 해를 보려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 일출봉에서 촬영을 시작했는데 바로 이곳에서 강중훈 시인이 나에게 <오조리 오조리> 라는 시를 낭독해 주었습니다.’라는 말에 한바탕 웃음도 있었다.

▲제주 도내 문인들과 기념 촬영에 임하는 "르 클레오" 작가
그는 ‘제주 주민, 그들의 문화, 그들의 역사를 알기도 전에 저는 이미 이 섬의 아름다움에 압도당했습니다.’ 며 ‘제주도 곳곳에서 모리셔스의 풍경을 볼 수 있었으며 예를 들어 일출봉에 바위는 모리셔스에 모른 이라고 불리는 곳과 비슷합니다. 용두암은 모리셔스 섬 그리그리로 불리는 해안과 비슷하고, 돈내코 폭포는 모리셔스의 느와르강 입구와 매우 닮았습니다.’라고 했다.

▲제주신성여중 문예창작 지원생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모리셔스 섬과 같이 제주도는 문화의 장소이며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어 자연의 아름다움의 영감을 받아 시를 쓰는 것 역시 두 섬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고 이 두 섬의 시집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모리셔스 섬과 제주 섬에는 문학, 특히 시가 중요하며, 문학은 신비한 과거와의 연결을 가능케 하며, 문학은 저희 섬사람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고 여러 나라와 대륙의 문학과 세계평화 사이에 관계를 이룰 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저희 섬사람들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2008년 제주를 방문하여 ‘제주의 역사, 몽골 침략에 저항이야기와 4.3 사건의 기재한 평화박물관을 돌아보며 평화를 설계하려고 하는 제주인의 의지는 모르셔스 섬의 노예제도와 전쟁의 아픔 등 모르셔스 사람의 의지와 비슷합니다.’라고 했다.

한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Jen Marie Gustave Le Clezio> 소설가는 1940년 4월 프랑스 니스에서 영국인 의사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니스의 문과대학과 액상르로방스대학교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처녀작 <조서>로 르노도상을 받고 이어 단편집 <반열>, 장편평론<물질적 황홀>, 장편소설 <대홍수> <사랑하는 대지>, <전쟁> 등을 발표하여 문학계에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 제주를 여행하며 쓴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보여 주고 있다.
르 클레지오 작가는 제주를 여행하며 쓴 자신의 시를 낭송하며 제주의 아름다움을 자랑했다.

가끔은 잎사귀가 없는 외로운 나무
파란 코 검은 바닷새
저녁이 되면 색을 잃지만
해가 떠오를 때면 밝은색을 띄운다.

긴 여행의 끝에는 검은 바위와 호수가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 비로소 바다의 노래가 슬픔을 보듬어준다.
세상 끝에서 온 이 작은 새는 별과 같이 활기를 가져온다.

(불어 번역을 한 오연옥씨가 현장에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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