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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가 고 오근수 관장 추모 영결식 17일 엄수
민주화운동가 고 오근수 관장 추모 영결식 17일 엄수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6.04.17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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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첫 '민주시민장'으로 장례...가족묘지에 안장

민주화운동에 헌신해 오다 지난 4월13일 불의의 사고로 숨진 고 오근수 북제주자활후견기관 관장의 추모 영결식이 17일 오전 7시 제주시 한국병원 영안실에서 열렸다.

민주화운동가 고 오근수 동지 장례위원회(공동위원장 김경환 정민구 송시태) 주최로 민주시민장으로 치러진 이날 추모 영결식은 김효철 공동집행위원장의 고인 약력소개, 정민구 공동장례위원장의 추도사, 김경훈 시인의 추모시 낭송, 민중가수 최상돈의 추모의 노래 순으로 진행됐다.

추도식에는 김태환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김우남 국회의원, 현한수 북제주군수 권한대행 등 주요인사와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이 참석해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정민구 공동장례위원장은 추도사에서 "민주화운동에 누구보다 앞장섰고, 남을 위해 헌신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왔던 동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당신의 고귀한 삶을 지켜주지 못한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추모했다.

정 위원장은 "당신은 희망세상을 꿈꿔왔고, 이를 실천해 왔다. 다른 이들의 희망을 만들고자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발딛고 선 현실에서 뛰었왔다. 그런 당신이기에 우리에게 희망은 바로 당신이었다"며 "희망이었던 당신을 위해 우리가 이제 희망이 되겠다"고 말했다.

추도식이 끝난 후 고 오근수 관장의 시신은 고향인 남제주군 성산읍 수산리 가족묘지에 안장됐다.

고 오근수 관장은 1987년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을 시작으로 1989년 제주민족민주운동협의회 중앙위원, 1991년 민주주의 민족통일제주연합 사무처장 등을 지내면서 사회민주화를 위해 일해 왔는데, 1991년에는 민주화운동 시위과정 중 경찰에 연행돼 구속되기도 했다.

출소 후 그는 1994년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 제주연합회 회장, 2001년 제주주민자치연대 집행위원장, 2003년 제주주민자치연대 감사, 2005년 차별없는 제주만들기 공동행동 공동대표 등을 맡아 활동해 왔고, 2004년부터는 북제주자활후견기관 관장을 맡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수많은 봉사활동을 펴 왔다.

<추모시>

너는 언제난 우리들 곁에 살아있다.

                                  김경훈 시인

너, 가노란 말도 할 겨를 없이
그렇게 저 세상 가려하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 잘 가란 말도 다 못한 채
이렇게 너를 보낼 수 없네

너의 얼굴
너의 외침
너의 그 커다란 웃음소리 너무도 쟁쟁하여
우리, 너를 보낼 수 없네

그러나
죽음은 너에게 처럼 그렇게 불현듯 소스라치게 다가오네
이제 받아들여야 한다네
살아남은 자들의 몫은 너를 기억하고 역사의 가슴에 새기는 일

그리고 너가 못다한 일마저 다하는 것
너게 사랑했던 모든 이들과 함께
언젠가 돌아올 너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너는 언제나 우리들 곁에 우리들 가슴 속에 살아있네
우리들 황망하고 막막히 뚫린 가슴 속마다
너는 그렇게 영원히 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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