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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기념관 건립, 4.3영혼 두 번 죽이는 일"
"이승만 기념관 건립, 4.3영혼 두 번 죽이는 일"
  • 김진규 기자
  • 승인 2011.03.08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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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4.3희생자 유족회가 제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주시가 구좌읍 송당목장안 제주 이승만별장을 복원해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려는데, 제주4.3희생자 유족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시는 2004년 9월 등록문화재 제113호로 지정된 제주 이승만별장에 대해 별장 보수·보강 등 가반시설 10억원과 기념관 조성 공중 화장실 등 기반시설 10억원 등 총 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이승만 기념관 건립,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겠다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제주 4.3희생자 유족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 기념관 건립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 4.3과 이승만 대통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악연을 갖고 있다. 제주 4.3사건진상규명위원이 발간한 '제주4.3사건 진상보고서'에도 제주4.3은 당시 집단 인명피해와 관련 '최종 책임은 이승만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1949년 1월 국무회의에서 가혹한 방법으로 탄압하도록 발언해 강경진압을 지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8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승만 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것은 제주도민에게 대못을 박겠다는 것"이라며 건립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정부가 발간한 '제주4.3사건 진상보고서'가 제주4.3의 집단학살자로 분명히 이승만을 지목하고 있다"며 "이승만의 양자라는 이인수는 지난 2009년 제주4.3사건희생자 결정 무효확인 소송을 청구해 우리 유족들을 분노케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승만 기념관에 제주도민 3만명이나 학살한 주범이라고 써 넣을 것인가.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그 기념관에 써 넣고 도민과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보여줄 것이냐"고 비꼬았다.

이들은 "제주4.3 예산은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승만이 한두 번 다녀갔다는 별장을 복원해 기념관으로 만드는데 국민의 혈세 20억원을 지출하는 것은, 억울하게 희생된 영혼을 다시 죽이는 일"이라며 "제주 4.3당시 제주도민을 대량 학살의 책임자로 거론되고 있는 기념관 조성하는 방안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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