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구제역’ 이제는 그만들 했으면 하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국가 재난안전 심각 단계 발령 유지로 매일 동사무소와 마을 마이크방송에서 흘러나온 구제역 방역 홍보음성도 하루이틀이지하며 짜증스럽고 식상하게 마련이만 아직은 멀었다.

구제역이라는 악성가축전염병의 대재앙 사태를 맞아 국내 우제류 동물 매몰 처분 두수가 344만 마리를 훌쩍 넘겼다. 돼지만 해도 사육 두수의 33% 수준이며, 정부가 백신 접종 정책 결정을 한 이후에도 살처분 두수는 줄지 않았다.

만 3개월간 지속된 국가재난 수준의 위기대응 심각단계 상황이 계속되었고,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도 경계단계가 지속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구제역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을 운영하고, 축산관련 주요 도로변에 방역통제초소를 설치하여 차량소독에 공무원과 군·경이 일일 800여명씩 동원되고 있다.

우리 제주에는 유일하게 국경검역수준보다 더 강도 높은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유일의 비발생지에 대한 선제적 차단방역 조치로 백신접종이란 고강도 처방이 내려져 설 연휴에 1차접종이 끝나고 4주 후인 2월 말에 2차 접종(소 47,700두, 돼지 509,500두) 모두 완료되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 동 기간에 백신접종으로 인한 쇼크와 스트레스로 유·사산 및 폐사가 있는 개체는 해당지역의 가축방역관의 확인으로 신고·보고체계도 구축했다. 특별히 인사사고 없이 백신접종도 마무리하였다.

이제는 2차 백신접종이 끝난 마당이지만 항체 형성 완성기간인 최고 2주간까지는 차단방역에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아니 된다. 방역통제초소도 역시 3월 15일까지는 운영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렇게 방역통제초소까지 운영하고 있는 상황 속에 축산농가에서 방역에 게을리 한다거나 축산농가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내 농장을 내가 지키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여지없이 퇴출되어 마땅하다. 온 국민이 고통을 참고 감내하는 심정을 축산업 종사자 여러분 일말의 양심에 호소한다.

요즘 국내에 발생되고 있는 AI가 구제역보다 심각한 상황인데도 구제역에 묻혀 버렸다. 우리 제주는 가금육 반입 금지에 애꿎은 치킨점들만 고통 받고 있다.

가금육 자급률이 40% 남짓 밖에 안 되면서 기약 없이 반입 금지라는 엄청난 행정조치를 단행하여 두 달간 지속되고 있고, 지난 2월 중에는 비발생지인 충북에 검역관을 파견시켜 가금육과 종란을 긴급 반입하는 것을 허용하였다.

이토록 우리나라 축산업 전반에 걸쳐 악재의 연속이지만 우리 도의 경우 특히 양돈만큼은 상황이 다르고 어떤 측면에서는 유례 없는 소득 상승으로 표정 관리를 해야 할 실정이다. 바로 국가의 엄청난 재앙 속에 전국의 지자체에서 구제역으로 인한 막대한 국가손실과 예산을 쓰고 있지만, 우리는 차단방역에 소요되는 경비만 들 뿐이다.

3년 연속 가축방역 최우수기관 수상의 영예 못지않게 제주만의 강도 높은 차단방역에 소요되는 경비는 국가가 부담해야 하고 확실하게 인센티브를 반영·지원해야 한다. 그래서 적어도 가금류 생산시설만큼이라도 자급률을 80% 이상 올려야 한다.

참으로 제주인 모두가 구제역과 AI의 국가 재난상황에 너무도 인내하고 협조한데 한없는 경의를 표하며, 이제는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이란 또 다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Free Zone 제주’의 파이팅을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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