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풍력발전단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제주도의 맨파워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즉 현재 인력으로서는 풍력관리를 하기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는 22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지난해 10월 25일 발생한 구좌읍 행원 풍력발전단지의 풍력발전기 화재 사고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는 당시 화재 원인을 날개가 과회전하면서 정지 상태의 기계 브레이크를 과열시켜 화재가 난 것으로 결론지었다.
당시 화재가 난 풍력발전기는 고장이 나 작동을 하지 않도록 전원은 끈 상태였다. 그러나 강한 바람에 날개가 과회전을 일으킨 것. 설계상에는 정상적인 날개 회전수는 1분에 30회이지만 이날 사고발전기는 정상 회전의 2배인 1분에 60회를 돌면서 과열을 부추겼다.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는 “회전 속도 조절을 위해 날개의 각도를 제어하는 유압시스템이 강풍에 의해 공력브레이크가 더 이상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 여기서 발생한 날개의 회전력을 보조장치인 기계브레이크가 감당하지 못하고 금속간의 마찰에 의한 점화현상으로 발화됐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고장 상태에서 전원을 끈 것이 오히려 날개를 억지로 회전시켜 문제를 일으킨 것이 된다.
이날 원인조사 결과 자리에서는 제주도내에서 풍력발전을 관리할 인프라가 있느냐의 문제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더욱이 외국산 풍력발전기가 많은데다, 10년을 넘은 오래된 풍력발전기도 있어 언제든 이와같은 사고를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황병선 풍력핵심기술센터장은 “제주도의 맨파워로는 (풍력발전을 관리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전문적인 관리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며 “맨파워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고가 발생한 행원 풍력발전단지는 지난 1997년부터 발전기를 들여왔으며, 현재 15기가 있다. 이들 대부분은 9년 이상됐으며 13년된 기종도 있다.
황병선 센터장은 “제주에서 언제든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10월 행원 풍력발전단지 화재 사고 이후 풍력발전기 전문연구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의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에 원인조사를 의뢰, 20여명의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해 조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