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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라는 배경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해요”
“다문화라는 배경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해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1.02.18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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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그들을 말한다] 메이저리거 스타 배리 라킨을 통해 듣는 다문화 이야기

‘뿌리(Roots)’를 아는가. ‘뿌리(Roots)’는 미국 흑인작가인 알렉스 헤일리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TV 프로그램. 당시 미국 뿐아니라 전세계의 방송을 타면서 미국사회가 숨기고만 싶어하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뿌리’를 꺼낸 이유는 18일 미국대사관이 주관한 스포츠사절단(Spots Envoy) 프로그램으로 제주를 찾은 미국 메이저리거 출신 스타인 배리 라킨 때문이다. 그에게서 다문화 얘기를 들어봤다.

“나 역시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났어요.”

배리 라킨
미국 사회는 누가 뭐라든 다문화가 출발점이다. 광활한 대륙을 지키던 인디언, 그들을 억압한 유럽인, 거기에다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잡혀온 이들. 이렇게 미국 문화는 만들어졌다. 배리 라킨도 그 문화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배리 라킨의 할머니는 멕시코계 이주민이다. 할아버지 역시 스페인계의 피가 섞였다. 그는 흑인계열의 히스페닉계에 가깝다. 그래서 그는 어려서부터 피부색으로 인한 차별을 겪어왔다. ‘미국 사회가 설마 그럴리가’라는 의문을 갖겠지만 배리 라킨이 태어난 1960년대는 피부색에 따라 화장실을 달리 쓸 정도로 차별이 매우 심한 때였다.

“다문화가정에 대해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두고 있어요. 나 역시 다문화가정 출신이어서 또래 집단으로부터 소외를 경험하곤 했죠. 생김새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아요.”

그가 10대인 시절엔 ‘뿌리(Roots)’를 보고 자랐다.

배리 라킨은 “미국에선 노예제도가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그런 영화를 볼 때마다 당시 얼마나 끔찍했는지가 떠오른다”며 “부모님들이 ‘뿌리(Roots)’를 꼭 보도록 했다. 이유는 오늘날 우리가 편리하게 살게 되기까지 어떤 걸 겪었는지 알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배리 라킨이 말하는 미국 사회는 200여년의 인종적 편견 등을 거쳐 세계 최강의 나라로 컸다. 그 바탕엔 바로 다문화가 있다.

배리 라킨의 할머니는 멕시코 이민자였지만 스페인어를 전혀 쓰지 않았다. 그의 부모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메이저리거로 활약하며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스페인계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자신을 그렇게 이끈 것이다.

신광초등학교에서 열린 '스포츠 사절단' 프로그램.

18일 베리 라킨은 스포츠 사절단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을 만났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배리 라킨은 “다문화라는 배경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며 어린이들과 공감하는 자리로 뛰어들었다.

이날 오전 서귀포 리틀야구장에서 어린이들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엔 신광초등학교에서 30명의 어린이들과 야구로 하나가 됐다. 30명 가운데는 10명의 다문화가정 어린이들도 포함됐다.

제주에서의 짧은 일정. 다문화를 얘기하고, 야구를 얘기하기엔 너무 짧다. 하지만 그는 가능성을 얘기했다. 실패를 통해 야구를 배웠듯이, 서로 다름을 통해 자신만이 가진 걸 펼칠 수 있는 세상이다. 바로 그건 다문화의 역할이기도 하다. 



배리 라킨, 그는 누구인가
 

야구사학자인 빌 제임스는 그의 저서 「야구 역사 초록」을 통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유격수 6위 배리 라킨을 올려놓았다.

메이저리거로 19년간 활약하면서 내셔널리그 올스타 12회, 내셔널리그 MVP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1990년엔 월드시리즈에서 0.353의 타율을 기록하며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고, 1996년엔 메이저리그 유격수로는 처음으로 33개 홈런과 36개 도루를 기록하며 30-30 클럽에 가입했다.

통산 타율 0.295, 홈런 198개, 960타점, 1429 득점, 379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후보이기도 하다.

그는 스포츠 사절을 맡은 이유에 대해 “죽기전에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며 “그런 맥락에서 전 세계를 돌며 젊은이들과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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