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짜리 ‘땜방’동장이 무려 3명인데 원칙 있는 인사라고 할 수 있나”
“시장이 ‘별동대장’처럼 천막을 치지 못하게 한 건 유감이다”
“58만이 뽑은 도지사와 42만이 뽑은 시장이 충돌할 수 도 있다”
“지금 임명제 행정시장보다는 직선제 시장이 낫다”
“모래 날리는 건 해안도로 개설보다는 사람이 많이 다녔기 때문”

16일 제주시청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위성곤)의 제주시 소관업무 보고 자리에서 나온 의원과 시장의 발언이다.

＃업무보고 앞서 도마에 오른 읍면장의 인사원칙

제주시의 업무보고에 앞서 위성곤 위원장이 위원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자, 장동훈의원(한나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김병립 시장을 향해 포문을 열면서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장 의원은 “근무기간이 채 6개월도 안된 노형동장을 제주도청으로 보내는 인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고 “도지사 한마디에 인사한 것은 원칙이 없는 게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김 시장은“도청으로 가는 건 능력을 인정받아 발탁된 것이어서 인사원칙엔 문제가 있지만 환영할 만하다”고 응수했다.

장 의원은 “일 잘하는 사람은 도청에 가고 일 못하는 사람은 동장으로 가는 것이냐”며 “최근 인사에서 6개월짜리 ‘땜방 동장’ 3명이 나온 것이나, 자신이 의원생활 4년 반 동안 동장이 6명이나 교체된 건 원칙없는 인사”라고 따졌다.

읍면동장 인사와 관련, 강경식의원(민노당)도“이번 인사에서 4명의 동장이 1년도 안돼 자리를 옮겼는데 이는 인사원칙이 없다는 걸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최소한 1년에서 1년6개월 정도 읍면동장에 근무해야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앞으로 원칙을 지켜줄 것을 요구했다.

김 시장은 "현재 읍면동장 대부분은 1~2년 근무하고 있어 인사가 무원칙으로 이뤄지고 있는 건 아니“라며 "앞으로 시정할 건 시정하겠다"고 답변했다.

＃ “직선제 시장이 풀뿌리 민주주의 확보에 근접할 것”

박원철 의원“현재 논의되고 있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모형에 대해서 행정시장인 김 시장의 견해는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김 시장은 “특별자치도는 예산절감과 능률향상을 위해 출범했지만 4년동안 그 효과가 있던 건 아니”라면서 “어떤 유형이 되든지 지금의 것은 바꿔야 하며 그 선택은 도민의 몫”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단순히 행정시장 직선제만으로 풀뿌리 기초단체와 같은 역할은 기대하기 힘들지 않겠느냐 ”며 “자치권과 재정권이 없는 지금 구조에서 행정시장을 직선제로 뽑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냐”고 재차 물었다.

김 시장은 “행정시장 직선제는 임기 4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정치․ 정책적 안정성 확보을 확보할 수 있다”며“자치권 없는 시장은 재정․행정권 확보에 문제지만 위상은 달라질 것”이라고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김 시장은“그럴 경우 지금의 임명제시장보다는 풀뿌리민주주의 확보에 상당히 근접할 있어 직선제 시장이 지금의 임명제 행정시장 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58만 도민이 뽑은 도지사와 42만 시민이 뽑은 직선제 제주시장과 정치적 견해가 달라 충돌하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 의견 듣기 위해 발언대로 모시는 배려(?)

위성곤 위원장은 업무보고에 앞서 구좌읍 지역 해수욕장의 모래가 해안도로에 날려 문제가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구좌읍장을 발언대로 나오도록 해 의견을 청취했다.

위 위원장은“해안도로가 개설했기 때문에 모래가 날려 불편을 주는게 아니냐”며 시장의 견해를 물었다.

김 시장은“해안도로가 생겼기 때문에 특별히 모래가 날리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다닌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이날 위 위원장은 동장, 읍장 등의 어려움이나 의견을 듣기 위해 차례로 발언대로 모시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