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특별자치도의회'...입법정책 기능 강화 '요원'
'무늬만 특별자치도의회'...입법정책 기능 강화 '요원'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6.04.06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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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사무처 정수 관련 조례안, 일반직 중심 증원 '논란'
도의회 의장에게 '인사권 부여' 관련 조례 명시 안돼 '아리송'

오는 7월1일 출범할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제대로 된 견제.감시와 더불어 입법보좌 중심의 기구로 사무처를 개편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으나, 개편되는 사무처 공무원 정수는 여전히 '일반직 중심'의 정원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는 제227회 임시회를 앞두고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안'을 마련, 제출했다.

이 조례안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 발맞춰 각급 기관의 지방공무원 수를 정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의 내용을 보면 지방공무원의 △감사위원회 및 지방노동사무소 등 합의제 행정기관 51명 △제주도 및 4개 시.군 등 집행기관 4293명 △소방공무원 594명 △자치경찰공무원 127명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사무기구 104명 등 총 5169명이다.

이러한 정원정수 중 제주도의회 정수의 경우 현재 정원이 57명인 점을 감안하면 갑절 이상 증가한 셈이다.

#종전과 비교해 '숫자 늘리기'...기능 보다 '외형' 치중한 조정 지적

그러나 도의원 정원을 직급별로 보면 △일반직 45명 △기능직 35명 등 80명과 별정직 24명으로 분류되면서, 실질적으로 의원들을 보좌할 전문직은 정책보좌관 13명과 일반별정직 4명에 불과해 '입법정책 보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이는 지난해 제주도의회 실시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회기능 강화방안 연구용역결과와도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라 막강해진 제주도정의 권한을 적절히 견제하고 감시하는 한편, 입법중심의 의정활동을 해내야 한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종전 '숫자만 늘린' 이같은 공무원 정수는 '기능' 보다는 '외형'에 치우쳤다는 지적이다.

#"전문직 대신 일반직 대거 포진...의회 '거수기' 전락"

이 조례안이 제주도의회에 제출되자 제주도의회 내에서도 곳곳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도의회의 한 관계자는 "일반직 중심의 의회조직으로는 막강한 도지사의 권한을 막아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집행기관에 끌려 다니는 조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들의 전문성을 보좌하고, 제주도의 정책 및 행정집행을 감시.감독할 수 있도록 의회가 전문가 조직으로 태어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문직 대신 일반직을 대거 정원에 포함시켜 놓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원은 "도지사의 인사권에 의해 의회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으면 결국 집행기관이 원하는 방향에서 입법 및 예산, 정책들이 통과될 수밖에 없고, 의회는 '거수기'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도의회 주변에서는 최소한 입법정책담당관실은 담당관부터 사무직원에 이르기까지 모두 별정직이나 계약직으로 정원을 조정해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도의회 의장에게 '인사권 부여',  조례 명시 안돼 실제 이행 의문

이러한 문제와 더불어 최근 '인사권' 문제에 있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의회사무처 직원 임용 및 절차를 조례로 위임하고, 전문위원과별정.기능직에 대한 인사권은 도의회 의장에게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별법 14조 1항에서는 의회사무처에 두는 사무직원의 임용 및 그 절차에 관한 사항은 지방자치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조례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조례는 아직 마련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제주도가 입법예고를 거쳐 의회에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 행정기구설치 조례안'과 '제주도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사무기구 설치 및 직원정수 조례안' 등에서도  이 규정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에대해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의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하는 규정과 관련해서는 협의해야 할 점이 있어서, 현재 도의회와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오는 12일 제227회 임시회를 열어 제주도가 제출한 이들 조례안들을 심의해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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