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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반납하면 뭐해? 서귀포 시민이 등돌리는데”
“급여 반납하면 뭐해? 서귀포 시민이 등돌리는데”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1.01.26 13: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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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생 서귀포의료원 원장 이어 직원들 급여 반납사태...쇼는 ‘이제 그만’

서귀포의료원이 칼을 빼들었다. 오경생 원장이 재정난에 허덕이는 서귀포의료원을 살리기 위해 관용차량 반납과 아울러 매월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러자 간부 직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귀포의료원은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간부직원들도 원장과 뜻을 같이하자는 취지에서 직책급 업무 추진비 등 급여 일부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귀포의료원은 원장의 과감한 헌신(?)에 관리부장을 포함한 7명의 간부직원들이 급여의 일부를 반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이들이 반납하게 될 급여는 연간 3000만원이 된다.

3000만원은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서귀포의료원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더구나 급여를 반납한 직원들 입장에서는 매월 이것저것 내야할 공과금이 있을텐데, 이같은 용단으로 한 해 살림살이에 금이 가게 됐다.

더욱이 이같은 ‘따라하기’가 하위직 직원들에까지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급여를 반납하는 일은 상황이 어려운 회사인 경우 그렇게 해 온 점이 없지 않다. 그런데 급여를 반납하지 않고 회사를 살릴 방법은 없는가. 한 기업의 수장이라면 자신의 직원들의 급여를 쪼개서 회사를 살기기보다는 보다 근원적인 해법을 찾지 않을까.

이런 점에서 서귀포의료원의 보여주기 행태를 바라보는 눈은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급여를 반납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이 상황에서 왜 서귀포의료원이 이같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서귀포의료원은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서울대병원 등 유명병원과의 협력 체결, 심뇌혈관센터 개설 등을 통해 의료서비스 질을 끌어올린다고 복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안(案)은 안(案)일 뿐이다. 아무리 좋은 안을 내놓더라도 그 안을 받아들일 고객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서울대병원과 협력을 체결하면 좋은 의료진이 서귀포의료원을 방문할까? 오히려 서귀포의료원에 들어온 환자를 서울로 보내야 하는 입장이 될지도 모른다.

다시 한 번 ‘왜?’라는 의문을 던진다. 왜 서귀포 시민들이 지역내 최대 병원인 서귀포의료원을 외면할까?

서귀포의료원을 제대로 바라보려면 서귀포 시민의 입장이 아닌, 병원을 찾는 고객의 입장이 돼야 한다. 서귀포의료원을 오가는 고객은 분명히 서귀포 시민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서귀포의료원에 오질 않는다. 서귀포의료원이 해마다 적자를 쌓고 있는 이유는 고객이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서귀포의료원의 현실은 제주와 육지부 병원과의 상관관계랑 마찬가지다. 제주도 도민들은 으레 육지부로 발길을 옮긴다. 심혈관 질환에 걸린 환자들이나 그보다 낮은 단계의 환자들도 육지에서 진료를 받고자 한다. 지난해 모병원 환자가 항공기로 이송되다가 사망한 건 이런 제주 지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더욱이 서귀포 시민들은 서귀포의료원에 가기보다는 제주시내 대형병원으로 오기를 원한다. 서귀포의료원에 입원을 했다가도 곧장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기기 일쑤이다. 서귀포의료원을 급히 찾은 환자들이 발길을 옮겨야 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은 무얼 말할까. 의사가 학회 참석을 위해 출장을 갔기 때문에 제주시내 병원으로 가야 하는 현실은 시사점을 던져주기에 충분하다.

서귀포 시민들은 우선 서귀포의료원에 대한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서귀포의료원이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건 물론이다. 이후 의료의 질이 높아졌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제주시내에 가지 않고도 서귀포내에서 진료종결이 가능한 병원은 오직 한 곳 서귀포의료원이라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

한 서귀포시민은 “의료 수준이 낮은데 누가 가냐”면서 “서귀포의료원에 입원했다가도 곧바로 제주시내로 간다”고 말할 정도이다.

급여 반납 쇼는 더이상 확대하지 않고 이쯤에서 마칠만도 하다. 그 쇼가 확대돼 급여수준이 열악한 하위직 직원들에게까지 미치는 건 바라지 않는다. 보다 분명한 건 보여주기 위한 쇼가 아닌 고객인 서귀포 시민들의 입장에서 의료 서비스를 해달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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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6 15:08:32
쇼는 쇼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