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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한라산 입장료 징수 적극 검토를
[미디어 窓]한라산 입장료 징수 적극 검토를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1.01.10 16:01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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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1시간 안이면 빼어난 절경을 찾거나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

입장료가 매우 싸거나 아니면 아예 내지 않고도 드나들 수 있는 곳이 많은 곳.

세계적인 귀중한 구슬을 지녔음에도 잘 꿰지 못해 있는 보물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곳.

소중한 자산이야 파괴되든 뭉개져도 그저 사람만 많이 들어오면 모든 게 해결되기라도 하듯 관광객 수가 늘었다고 자랑하는 곳이 지금의 제주도다.

세계적인 보물이자 민족의 명산인 한라산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람과 차량에 치여서다.

문제는 날이 갈수록 그 증세가 심각하다는 데 있다.

국립공원 한라산 탐방객은 지난해 114만1632명으로 100만명을 넘었다.

지난 1981년엔 10만6350명이 한라산을 올라 10만명을 넘어섰고, 1987년 20만6697명, 1989년 35만200명, 2004년 66만8794명, 2007년 80만4887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탐방객이 1981년 10만명을 넘어선지 20년만에 10갑절이 불어난 셈이다.

이 같이 탐방객이 급격히 늘면서 한라산 등산로가 침식․훼손됐고, 야생 동식물 서식환경이 악화되는 등 생태계가 훼손된 건 이미 눈에 보이는 현실이다.

그동안 훼손된 한라산 생태환경을 복구하려고 애써왔지만 사람들의 발길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제주발전연구원의 용역결과는 오는 2115년에 135만명, 2020년에 187만7000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탐방객 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2009년 다른 국립공원 탐방객수를 보면 북한산이 865만3807명으로 가장 많고, 설악산 753만7016명, 지리산 274만4625명, 덕유산 174만2759명 등이다.

그 나마 한라산은 다른 국립공원보다는 탐방객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훼손이 덜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계절과 요일에 따라 한라산 등반로 입구는 주차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주말인 토․일요일인 경우 계절에 관계없이 성판악․어리목․영실 등반로 입구는 이른 새벽부터 주차차량으로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기 일쑤다.

관광버스와 일반 승용차가 주차장은 물론 도로 양쪽에 늘어서서 교통체증과 마비현상을 빚어 불편하다는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성판악 등산로 입구인 경우 겨울철만 되면 난리다.

눈이 쌓이기라도 하면 5.16도로 전체가 몸살을 앓을 정도로 심각하다.

탐방객을 태운 등산객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밀려들면 성악판 주차장은 물론 주변 도로 양쪽이 온통 주차장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이 고질적인 현상은 늘 되풀이되고 있지만 자치단체나 관련당국에선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탐방객 수를 조절하거나 탐방객 차량운행을 개선하려는 뾰족한 방안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탐방객 63만8700명이 찾았던 제주시 봉개동 절물자연휴양림은 오는 4월부터 제주도민에게도 입장료를 내도록 하고 있다.

이는 지역주민들에게도 입장료를 받는 다른 시도와 형평성 문제도 있지만 최근 부쩍 늘어난 탐방객 때문에 휴양림 훼손이 가속화한 데 따른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최근 환경부도 5년전 폐지됐던 국립공원 입장료를 다시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탐방객 증가에 따른 국립공원 생태계 훼손 우려가 커짐에 따른 것이다.

이제 한라산도 탐방객수를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 조절할 때가 왔다.

이를 위해서 2007년부터 폐지된 입장료를 징수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유료와 무료입장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절에 따라 등산로 입구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가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고질적인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음에도 탐방객들의 자율에 맡기는 건 직무유기다.

가장 자연 환경이 잘 보전돼 있고, 가장 쾌적하게 탐방할 수 있는 한라산을 유지하는 게 먼저다.

한라산에 탐방객이 많다는 게 결코 자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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