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뉴스] 도민 여러분 이래도 되겠습니까?
필자가 지난 8일 토요 휴일을 맞아 일 년 만에 초등학교 오름 회원과 함께 한라산 설경 구경 가기로 하고 늘 나의 운송 수단인 오토바이를 타고 공설운동장으로 갔다. 친구들이 승용차를 몰고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8시 30분에 집합하기로 했는데 9시가 다 되었다. 모두 11명. 승용차는 주차장에 놓고 시외종합터미널로 발걸음을 옮겼다.
버스 차표를 사려고 보니 1시간마다 있는 1100도로 행은 이미 떠난 뒤였다. 한라산 동쪽 516도로 행은 20분마다 출발한다고 한다.
신용카드를 건네며 516도로 성판악행 11인 표를 달라고 했더니 신용카드기를 준비 중이라 현금밖에 안 된단다. 신용카드 결제를 언제부터 시행했는데 아직도 카드결제를 못 하는 종합버스여객터미널이라 생각하니 참으로 구멍가게만큼도 못한 후진국형 터미널을 벗어나지 못했구나 하는 느낌이다.
대신 친구가 현금으로 지급한 버스를 오랜만에 타고 성판악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제주대학교를 벗어 나니 온 세상을 덮은 백설은 아침 태양빛에 반짝이며 반겨 주었다.
목적지인 성판악에 거의 다 도착한 것 같은데 앞차들이 멈춰 있었다. '무슨 자동차 접촉 사고라도 난 것인가, 조금 기다리면 터지겠지'생각했다. 20여 분을 기다려도 차가 움직이려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 일행들은 걸으려는 목적으로 왔으니 걸어가자며 버스에서 내렸다.
먼저 도착한 승용차들은 성판악 주변 도로변에 차를 주차해 놓고 산행을 떠난 상태였고, 서귀포에서 올라오는 차량과 제주시에서 넘어가려는 차량이 서로 맞물려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다. 1시간 전에 출발했다는 정기버스가 아직까지도 오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일대에 먼저 온 사람들이 전했다.
특히 한라산행을 하려는 관광객을 실어왔던 대형관광버스 수십 대와 승용차 수십 대가 도로를 메운데다, 급하게 통행을 할 차량까지 서로 엉켜 약 2킬로 정도는 막힌 느낌이었다.
서귀포에서 출발한 장의차가 멈춰버린 차량 중간에 끼어 제주시 양지 납골공원에 가야 하는데 꿈쩍도 하지 못해 하관시간을 맞추지 못한 상주는 발만 동동 구르며 경찰 직원에게 호소해 보지만 해결 방안은 없는 것 같았다.
우리 일행은 성판악행을 포기하고 사려니 숲길을 향해 걸었다. 4시간의 눈 산행을 하고, 사려니 입구에 오니 이쪽 역시 도로변에 빈 승용차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나 차 한 대쯤 세워도 괜찮겠지’ 하는 사람들. 그런 차량이 하나 둘 늘다보니 도로는 막힐 수밖에 없다. 일본이나 싱가포르에는 도로에 구르는 차만 있었지 차를 주차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충분한데 나 하나 좀 편해 보자고 자기 이기주의에 빠지다 보니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하는 세상이 되었다.
나의 편안함이 남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것은 곧 나의 편안함이 아니다. 반대로 ‘나의 불편함을 참음으로써 남에게 편안함이 된다면 그것은 곧 나의 편안함이고 기쁨이다.’라는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흔한 승용차 한 대 못 가지고 일종보통면허로 30여 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토바이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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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좀 빼달라는 경찰의 말에 왜 자기한테만 그러냐며 기름값 줄거냐며 버티던 관광버스기사님 반성하세요! 진짜 황당합디다~
몽니지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