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전문]4.3영령님들께 올리는 4.3해원방사탑제 제문
[전문]4.3영령님들께 올리는 4.3해원방사탑제 제문
  • 미디어제주
  • 승인 2006.04.01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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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차 병술년 사월 초하룻날 산천영기 수려한 한라산 큰 줄기 아래 제주시 신산공원 4.3해원방사탑 앞에서 오늘이 있기까지 음으로 양으로 보살펴 주신 4.3영령님들께 온 도민의 뜻을 받들어 삼가 고하나이다.

올해는 4.3이 발발한지 쉰 여덟 해가 되옵니다. 그 어간 어디다 하소연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살와왔던 통한의 세월이야 어찌 필고로 다 하겠습니까?

억압과 굴종을 강요당하던 지난 반백년의 응어리를 털어버리고자 우리 도민들은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하늘에서 4.3영령님들이 도와주시고, 도민과 국민이 도와주셔서 새천년 첫 해, 4.3특별법이 제정.공포되었으며 작년에는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가 확정되고 대통령은 영령님들을 죽음으로 이른 4.3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였나이다.

4.3이 일어난 지 쉰 다섯해년 만에 국가는 잘못을 인정하고 대통령이 사과를 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후손들이 학교도 4.3교육 자료집을 발간하였으며 영령님들을 욕되게 적어놓았던 교과서와 각종 기록도 더디지만 다시 쓰이고 있나이다.

영령들을 영원히 모실 겨레의 성지인 4.3평화공원도 1단계공사에 이어 사료관이 착수되었습니다.

4.3영령이시여!

오늘 저희 제주4.3 도민연대가 올리는 4.3해원방사탑제를 시작으로 제주섬 도처에서 님들을 기리는 문화예술.학술행사들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그 옛날 주정공장에서 온갖 고초를 겪으신 영령님들을 기리는 진혼제, 또 지난해에 이어 전야행사도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성대하게 열리옵나이다.

님들의 흔적을 찾아나서는 4.3항쟁 58주기 4.3역사순례에도 많은 도민과 어린 후손들이 참가하나이다.

아무쪼록 아무 탈 없이 님들을 만나 뵈올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옵소서.

당신의 후손인 어린동량들이 고사리 손 흔들며 외치는 전도 4.3어린이웅변대회도 무려 60명의 어린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오늘 열리옵니다.

영령님들이시여! 도내 도처에서 님들을 기리는 많은 4.3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보살펴 주시옵소서.

영령님들이시여! 기뻐하소서.

님들이 가신지 쉰 여덟해 만에 대한민국 대통령께서 님들을 조문하러 오신다고 합니다.

이 나라 대통령이 님들을 조문한다고 님들의 천추의 한이 다 풀리지 않겠지만, 그래도 지난 날 권위주의 정부가 님들을 왜곡하고 중상모략을 일삼았던 것과는 달리 님들에게 잘못을 빌고 또 님들을 왜곡했던 기록을 바로잡은 4.3진상조사보고서를 발간하는 조치를 취한 대통령의 조문입니다.

님들께서도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소서.

영령들이시여! 지난 3월 스무아흐렛날, 4.3중앙위원회는 1250신위에 달하는 님들을 희생자 반열에 당당히 올리는 결정도 하였나이다. 만시지탄! 사필귀정의 결과가 아니겠나이까!

하오나 영령들이시여!

저희 4.3도민연대는 이와 같은 성과에 결단코 안주하지 않고 아직도 못 다한 진실규명의 길을 끝까지 가려합니다. 완전한 4.3해결의 길을 갑니다. 이길 만이 인간의 도리라고 확신하고 있나이다.

영령들이시여!

부디 인간으로 도리를 다하려는 저희들에게 굳센 용기와 힘을 크게 내리셔서 반백년 전 영령님들의 참된 뜻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하옵소서!

쉰 여덟 해 4.3, 사월 초하룻날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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