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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설명회...우 도정-강정주민 입장차만 '뚜렷'
마라톤 설명회...우 도정-강정주민 입장차만 '뚜렷'
  • 김두영 기자
  • 승인 2010.11.3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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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지사 "해군기지 인센티브 지원 검토 정부 약속...믿어달라"
깅정주민들 "해군기지 반대가 우선돼야...인센티브 지원 못믿어"

우근민 제주지사가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는 정부입장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 10여일만에 강정마을에서 가진 주민설명회에서 우 지사와 강정마을 주민들은 각자의 입장을 고수, 4시간여에 걸친 설명회에도 불구하고 서로간의 입장차이만 뚜렷해졌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29일 오후 7시 해군기지 정부정책 수용 배경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위해 서귀포시 강정마을 의례회관을 방문했다. 우 지사가 의례회관을 방문한 순간 일부 주민들이 불만의 뜻을 내비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다른 주민들의 만류로 무사히 설명회가 진행될 수 있었다.

 

이날 설명회에서 우 지사는 정부에서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지역발전계획안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약속에 대한 공식문서를 제시하고 '스마트워터 담수화플랜트' 유치 등을 통한 '첨단재생에너지 메카' 건설, 지열에너지 발전 등을 약속했다.

우 지사는 "중앙정부의 지원 약속은 제가 여러분과 함께 힘을 합쳐 반드시 관철시켜 나가겠다"면서 "우근민 도정을 믿고 강정마을 해군기지 사업을 수용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 지사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강정마을 주민들은 "정부의 약속을 믿을 수 없으며, 해군기지 건설 보다는 반대가 전제된 상황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 강동균 마을회장 "오늘 설명회는 단순한 설명회일 뿐 확대해석 말아야"

 

이날 설명회에 앞서 발언시간을 가진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은 설명회를 강정마을이 해군기지를 수용하는 것으로 확대해석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아직 해군기지 사업에 대해 결정된 사안은 없으며, 오늘 설명회는 현재 해군기지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마을주민들이 알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마련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제주도민들이 강정마을회가 설명회를 수용한 것에 대해 해군기지 사업을 수용한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오늘 설명회는 단순한 설명회일 뿐"이라면서 "절대 확대해석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우근민 지사가 취임할 당시 강정마을과 제주도민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했다"면서 "아마 이 자리에서 해법을 말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으며, 주민들께서는 아무쪼록 우리가 400년동안 살아온 아름다운 강정마을을 위해 현명하게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 "해군기지, 명분도 실리도 없다...우 도정, 솔직히 못믿어"

이날 설명회에서 강정마을 주민 윤성효씨는 해군기지 사업에 대한 우 도정의 그동안의 행보에서 진실성을 느낄 수 없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윤씨는 "강정마을이 제주도에 제시한 해군기지 조건부 수용 제안서와 관련해 강정마을회가 스스로 한 것이 아니고 도에서 요청한 것이며, 추진과정에서 도에서 다했기 대문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으며, 이것 때문에 강정주민들이 다시 갈등에 해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장성철 정책보좌관의 경우 왜 진실되게 강정마을 주민들을 대하지 못하냐"면서 "지난 서귀포성당에서 그가 해군기지가 화순에 갈 가능성이 몇%냐고 물어보자 100%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는대 이번에 화순에서 거절당하고 책임을 지라고 하니까 아예 이야기를 안하고 있다. 진실되게 도민들을 대해야지 기만하거나 안될 거짓을 해선 안된다"고 피력했다,

윤성효씨에 이어 질문에 나선 윤창석씨는 해군기지 사업 추진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현재 강정마을 주민들간의 갈등마을이 도민전체의 갈등보다 심하며, 해군기지가 강정마을에 건설되든 그렇지 않든 앞으로 해소하기 매우 힘든지경까지 왔다"면서 "왜 이렇게 됐냐고 하면 바로 절차상의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일을 할때는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하지만 우리 강정에 해군기지가 추진될 때는 명분이 없는 상태에서 추진됐다"면서 "화순이 지리상 우월하기 때문에 5년간 건설문제를 이야기 했고, 이어 위미에서 3년을 보낸 후 강정에서는 20일만에 해군기지 건설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씨는 "차라리 당초에 강정에 와서 강정이 최적지다. 불합리한 점이 있어도 양해해 달라고 했다면 불만이 없었을지도 모른다"면서 "화순도 안되고 위미도 안되니까 강정와서 절차만 밟은 후 20일만에 걸정한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이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고 피력했다.

 

특히 윤씨는 "우 지사가 해군기지 사업추진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에 따른 갈등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어떤 노력을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강정주민들은 우 지사가 갈등해결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늦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에 따른 강정주민들의 불안도 이번 설명회에서 언급됐다.

홍동표씨는 "이번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강정주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강정이 제2의 연평도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강정주민들이 지금까지 해군기지를 반대해온 것도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아무리 인센티브를 준다 하더라도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면 살지 못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지금 제주가 유네스코 3관왕 달성 등을 통해 세계에 알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군기지가 얼마만큼 제주의 발전에 도움을 줄 지도 미지수"라면서 "이런 문제에 대한 판단은 역사에 맡길 수 밖에 없지만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제주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호경 강정마을회 사무처장의 경우 해군기지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을 경우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 있는지 여부에 대해 질문하며 우 지사가 이날 제시한 인센티브에 대한 의문을 제시했다.

윤 사무처장은 "우 지사께서 오늘 설명회에 오셔서 강정마을 주민들을 위한 많은 인센티브를 제시했는데 만약 제주특별법이 통과가 안되고 예산확보가 안되면 인센티브 약속을 지키기 위한 예산을 받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오늘 우 지사는 계속 인센티브 약속을 하고 있는데 이는 마치 강정마을이 해군기지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기본 입장은 해군기지 반대"라면서 "오늘 설명회를 오실 땐 우리 강정마을 주민들의 입장을 생각하고 와야지 지원약속에 대해서만 설명하려고 하면 뭐가 되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강정마을 주민들은 현재 제주특별법이 통과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번과 같은 설명회는 무의미하다면서 제주특별법이 통과된 후 다시한번 설명회를 갖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 우 지사 "명분도 중요하지만 실리도 추구해야"

우 지사와 강정마을 주민들은 이날 오후 11시 15분까지 이어진 설명회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강정마을 주민들은 해군기지 반대에 대한 입장을 고수한 반면에 우근민 제주지사는 해군기지 유치에 따른 강정마을에 부여되는 인센티브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설명회가 끝날때까지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의 질문이 끝난 후 우 지사는 "명분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지금 우리는 실리도 추구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면서 "마을회에서 꾸준하게 저희에게 의견을 주시면, 저도 중앙정부에 적극적으로 여러분의 뜻을 전달하는 등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3년 7개월동안 고생한 것은 알고 있으며, 여러분들의 편에서 해군기지 문제를 잘 해결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도지사가 결심한 것을 여러분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주고 갈등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 협조해 달라"고 당부하며 이날 설명회를 마무리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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