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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갈증', "희망월급 20만원 깎으라니?!"
일자리 '갈증', "희망월급 20만원 깎으라니?!"
  • 박성우 기자
  • 승인 2010.11.19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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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실련, '고용창출 활성화 방안 토론회' 개최
한영조 처장, 워크넷 분석 결과 "일자리 '눈높이 차' 여전"

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한 민선5기 제주도정.

하지만 여전히 구인자와 구직자간의 눈높이가 확연히 차이나면서 지역사회의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질적인 문제로 굳어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일고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원인과 해소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9일 오후 3시 제주벤처마루 10층 세미나실에서 '고용창출 활성화 방안 특별토론회'를 개최했다.

첫 번째 발제에서 박경린 제주대학교 취업전략본부장은 '청년 취업문제 현황과 해결방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고, 이어 발제에 나선 한영조 제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제주지역 워크넷 구인.구직 미스매치 분석결과'를 토대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일자리 미스매치의 원인과 관련해 한 처장은 국가 고용안정정보망인 '워크넷'을 분석한 자료를 기반으로 발제를 풀어냈다.

지난 1998년부터 운영된 '워크넷'은 취업정보 종합서비스로 자리매김하면서 최근 하루 이용객이 31만명을 넘어섰고, 지금도 이용실적이 급증하고 있는 대형 서비스망이다.

특히 워크넷 정보망은 국내 및 국외 취업, 장애인, 일용직, 상용직 등으로 세분화된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고용동향자료를 알리며 유용한 구인.구직 정보를 제공해왔다.

그렇다면 제주지역의 경우 이 '워크넷'을 통한 일자리 창출의 돌파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일까?

한 처장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동안 기간을 정해 이 기간에 등록된 제주지역의 구인,구직 정보를 발췌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 등록된 '영세업체', 구직자 눈높이 충족 어려워

조사기간인 3개월간 워크넷에 등록된 제주지역 구인등록 업체 수는 총 578건. 이 업체에서 원하는 인력은 962명으로 업체당 평균 1.7명의 인력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업과 도.소매업, 개인 서비스업,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구인정보가 자리했다. 3개월간 962건의 수요라면 만만히 볼 수치는 아니라는 것이 한 처장의 설명이다.

반면에 워크넷을 통해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의 신청건수는 1725명에 달했다. 단순비교해 봐도 불일치율은 1.8대 1을 기록해 여전히 구직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수치적으로 나타난 구인.구직수에 있지 않았다. 이 안에서도 '눈높이'에 따른 미스매치 문제가 여전했다.

워크넷을 통해 등록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영세'한 업체인 경우가 많았다.

분석된 자료에 의하면 578개 업체중에서 근로자수가 1명에서 4명인 기업이 179개소로 전체 31%를 차지했고, 5명에서 9명인 기업은 130개소, 10명에서 19개소인 기업은 129개소로 각각 22.5%, 22.3%의 비율을 보였다.

50명 이상이 근무하는 기업은 52건으로 전체의 9.2%에 불과했다.

또 워크넷에 등록된 구인업체들 중 61.6%의 업체가 '학력과는 무관한 인력을 찾는다'고 조사돼, 역시 일자리를 찾는 이들의 높은 눈높이로는 쉽게 눈길이 가지않는 형태를 띄었다.

# 구인.구직자 희망월급 차이 '20만원'...엇박자 여전

월급의 문제에 있어서도 '엇박자'는 여전했다.

578개의 구인업체들이 제시하고 있는 월 급여 평균 수준은 127만4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제주지역 월 평균임금인 183만원보다 약 55만6000원 가량 낮아 좋은 조건이라고 판단하기는 힘들었다.

이중 100만원에서 110만원 미만의 월급을 제시한 업체가 13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120만원 이상에서 130만원 미만을 제시한 업체가 110건으로 차순위에 위치했다.

대부분 100만원에서 130만원 사이의 월급을 희망한 가운데 200만원 이상의 월급을 제시한 기업은 38개 업체에 그쳤다.

이에 반해 구직자들이 원하는 희망 급여수준은 월 평균 147만9000원인 것으로 나타나 구인업체가 제시한 금액과 약 2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구인업체의 제시와는 큰 차이 없는 100만원이상에서 110만원 미만의 월급을 원하는 구직자가 346명으로 가장 많기는 했으나, 150만원 이상 160만원 미만의 월급을 원하는 구직자가 295명인 것으로 나타난 것.

희망하는 급여액이 20만원의 차이를 보인 것은 현재 제주도가 직면한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듯 했다.

# 한영조 처장 "종합적 점검 통해 과감히 개선하라"

이 같은 내용을 전제로 한 처장은 "업체규모의 측면에서 10인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업체가 절반을 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영세한 업체들이 워크넷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워크넷의 역할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워크넷 자료를 통한 미스매치 원인을 종합하면 구직자들이 원하는 일자리 부족을 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처장은 "그나마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등의 괜찮은 일자리는 비공개를 통해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질 낮은 일자리들은 낮은 임금수준, 열악한 작업환경, 3D업종, 불안정한 고용 등의 요인으로 구인.구직을 신청하더라도 상호간의 요구조건이 맞지 않아 고용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한 처장은 몇 가지 정책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한 처장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의 채용이 지인이나 비공개, 특혜 채용구조를 없애고 누구에게나 동등한 일자리 참여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공개채용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워크넷이 전국단위 취업정보제공센터로 제주지역의 일자리 정보 특성을 살리지 못한다면 제주지역의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일자리공시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다른 방안으로 '청년 및 장기실업자 특별관리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 처장은 "실업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온라인정보 시스템 등 하드웨어 확대보다는 청년 및 장기실업자에 대한 밀착형 모니터링 제도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 분야의 활성홛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처장은 고용안정조례의 필요성 또한 제기했다.

"경제성장은 근로자들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비고용 영역의 실업자들도 직.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말한 그는 "그러나 비고용 영역은 소외되고 있는 실정인데 이들에 대한 사회안전망 차원의 몫을 일정부분 돌려줘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도정에 대해 "제주지역 고용창출 정책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며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많은 예산들이 지원되고 있으나 이에 따른 성과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과감한 개선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발제에 이어 이경선 제주여민회 공동대표가 좌장으로 나선 가운데 김대환 대경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신정익 제주일보 편집부장, 임창규 제주한라대학 인력개발원 원장, 현길호 제주도 경제정책과 취업노사담당의 토론이 진행됐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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