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6:50 (수)
"해군기지 '굴욕적 수용', 어떻게 이럴수가?"
"해군기지 '굴욕적 수용', 어떻게 이럴수가?"
  • 김두영 기자
  • 승인 2010.11.18 21: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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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시민사회단체, 해군기지 수용 우 도정 규탄 촛불문화제
"소위 민주진영 도의원들은 뭐했나?"...도청 앞 집회 재개

"윈윈 해법 한다더니 굴욕적 수용, 우근민 도정 규탄한다!"

제주도청 앞에서 '해군기지 반대' 집회가 다시 시작됐다.

18일 오후 7시,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해군기지 수용 우근민 지사 규탄 촛불문화제.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일부 주민도 자리를 함께 했다. 수개월만에 열린 이날 집회는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가 주최했다.

노래패 청춘의 문화공연으로 포문을 연 촛불문화제는 발언시간이 시작되면서 '격한 성토'가 쏟아졌다.

첫 발언에 나선 윤용택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제주대 교수)은 우근민 도정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우근민 도정과 소위 민주진영이라는 도의원들이 이 문제를 잘 풀어주기를 기대했는데, 그러나 이러한 바람은 지금 산산조각이 났다"며 우 도정의 전격적 해군기지 수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 군이 대양해군 개념을 폐기한 것을 들며,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을 위한 해군기지냐?"고 반문한 후, "지금 세계지질공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환경수도 지정으로 나아가는 마당에, 세계적 보물섬 제주에 해군기지가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며 해군기지를 반납할 것을 촉구했다.

이정훈 제주참여환경연대 이사는 더욱 격하게 우 도정을 규탄했다.

그는 해군기지를 수용키로 한 우 도정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지난해 김태환 도정에 주민소환을 한 것도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이었는데, 이렇게 하면 우근민 지사를 주민소환 하지 말라는 법이 있나"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제주가 지향해야 할 가치는 환경과 생명의 섬인데 강정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수 많은 생명이 죽어간다"며 "4.3의 아픔을 마음에 품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우 지사에 대한 발언에서 그는 격앙된 어조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 이사는 "좋은일이라면 찬성하겠지만 주민들이 목숨걸고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라며 "할 일 없는 공무원 수나 줄이지, 자기들 쓸 돈은 줄이지 않으면서 뭐하는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언론과 학계도 그의 비난 앞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언론은 이 문제에 대해 바른소리를 해야한다"며 "도지사가 주는 돈 없으면 문 닫아야 할 언론사는 차라리 없어야 한다"고 힘 주어 말했다.

또 "대학에서도 이런 사안에서 만큼은 앞장서야 한다"며 "언론과 대학은 바른소리를 하라"고 촉구했다.

이 이사의 발언이 끝나고, 미리 준비된 해군기지 반대 동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에는 50년간 해녀로 살아가며 물질을 한 할머니의 영상이 담겨 있었다.

"평생을 바다를 믿으며 살아왔다"는 영상의 주인공은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법환바다는 끝장"이라며 반대의 의지를 보였다.

연대사에 나선 송영섭 제주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모임 공동대표는 "이 시대가 저 같은 사람까지 불러들이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사죄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연대사라 하면 다른 이의 아픔을 대신해서 전한다는 뜻인데 이 것이 어찌 강정만의 아픔이겠는가"라며 "제주인의 한 사람으로서 함께하지 못해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고 비통해했다.

송 목사는 우 지사에게 꼭 이 말만은 전해야겠다며 "당신은 역사의 재판 앞에서 결코 손을 씻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 지사는 모두가 함께하는 삶을 자신했지만 보여준 것이 없었고, 무엇인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듯 했으나 바뀐 것은 없었다"고 비난했다.

"제주가 역사의 시궁창에 빠질때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말한 송 목사는 "모든 공무원, 군부 관계자들은 이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의 발언에 촛불을 든 이들은 환호로 화답했고, 때때로 "우 도정을 규탄한다"고 외쳤다.

한편 이어진 성토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제주도 배경그림 위에 평화의 촛불놓기를 하며, 앞으로 지속적인 규탄투쟁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밤이 깊어지며 부쩍 차가워진 공기가 몸을 감쌌지만, 타오르던 촛불과 그들의 의지만큼은 식을 줄 몰랐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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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2010-11-19 12:22:58
제주도가 싫다~~~~ 넘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