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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완주, 생애 최고의 순간!
마라톤 완주, 생애 최고의 순간!
  • 이성래
  • 승인 2010.11.15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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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성래 제주자치도 친환경농축산국 수의사무관

아! 꿈의 Full코스 마라톤 완주, 그 가슴 벅찬 순간 생애 최고의 감동적인 쾌감을 만끽했다. 지천명의 나이에 2010년 10월 대망의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에 의기도 당당히 도전장을 냈고 지구촌의 건각들과 함께 달리고 마침내 완주라는 꿈을 이룬 것이다.

춘천마라톤은 국내 최고의 전통과 명성이 있는 메이저대회를 자랑한다. 마라톤하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세계를 재패한 손기정선수가 떠오르고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건각들의 레이스는 특별히 위대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특히나 춘천의 병풍처럼 둘러싼 산속 호반을 돌아 달리는 42.195km Full코스가 가을 단풍과 어우러져 최고와 최상의 마라토너 레이스 구간이다.

2만여 국내외 선수와 함께 생애 처음 도전하는 미기록자들은 30여분 뒤에 뛰기 때문에 전 구간에 고루 분산되게 해 놓고 총 6시간 동안을 관리하게 하였다. 5시간 완주를 목표로 한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25km까지는 그런대로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였다. 환호도 질러보고 옆 사람들과 구령도 붙여보며 마음껏 즐기면서 달렸다.

곧 30km가 보이는 듯 하는 지점에서 서서히 다리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겨우 절반을 넘어선 40대의 인생에 비추어 보면 진짜 힘을 발휘하여야 한다는 생각에 아직은 통증을 느끼기에는 당초 어림도 없었다. 10대 젊은이의 도전정신이 기특하고 여성의 아름다운 각선미가 더없이 아름답다.

중년의 여성이 나보다 앞서가고 6-70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사람도 태반이다. 그들 모두 정도를 벗어나지 않고 한발 한발 내딛는 모습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살아가는 아름다운 인생을 생각하게 한다.

더 이상 한발 한발 내 딛지 못해 쪼그려 않아 근육풀기 스트레칭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목표는 하나다. 꼴지를 하드래도 낙오는 절대 안 된다는 신념과 각오는 모두가 한결같았다.

다행이 한쪽다리만 통증이 와 절름거리며 끌고 달려야 하는 상황은 오지 않았지만 두 다리가 동시에 통증이 오기 시작해 어떠한 스트레칭에도 효과는 없다. 때론 걸을 수밖에 없으면서도 경보하는 것 같아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 어느덧 5km를 남겨놓고는 그야말로 빠른 경보수준의 아장거리며 또 달렸다.

대망의 40km 지점에 도달하여서는 나도 모를 감격의 눈물을 머금고 말았다. 지금껏 파란만장한 인생역전의 보릿고개 등을 겪으면서 살아온 아빠를 본받아야 한다며 아들딸을 자연계와 이공계 대학에 반 강제로 보내놓고 원망하던 자식들 생각, 지병을 이기지 못해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랑한 아내, 평생 악물 같은 농사일로 두 다리 퇴행성관절염 수술을 한 어머니 생각, 이토록 건강한 모습으로 나도 완주할 수 있다는 생각들 그 가슴 벅찬 감동이 곧 땀이 굳어 소금가루로 뒤덮인 얼굴에 그렇게 감격의 눈물이 흘러 나왔다.

몸은 죽음의 극한 상황이지만 완주를 한다는 환희의 쾌감을 느끼는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2만여 마라토너들이 중간 중간 목을 축일 수 있는 생수와 이온음료, 초코파이와 바나나를 충분히 준비해 있고, 마지막 꼴인 지점에서는 감귤하나를 받아먹었는데 제주산감귤의 달콤한 맛은 역시 갈증 해소에 제격이었다.

마라톤이 주는 교훈과 건강을 어찌 나만 안단 말인가! 사랑하는 아들딸에게도 당장 같이하며 위대한 의지력과 힘을 길러줘야 하겠다. 기록을 내며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씩 완주를 목표로 하는 마라톤이기에 뱃살로 고민하는 내 가족과 지구촌 모든 사람들은 한달도 안가 해결되고 틀림없이 꿈의 체중감소의 효과를 볼 것이다.

춘천에 닭갈비와 막국수는 춘천마라톤을 위해 생겨난 음식인가 하는 느낌이었다. 마라토너는 물론이고 같이 온 사람까지 2만여명 이상이 경춘가도 주변식당을 가득 채우는 듯 했다. 춘천마라톤이 춘천을 빚내는 훌륭한 연중 지역축제가 되고도 남았다.

제주의 해안도로 등 코스가 뛰어난 제주감귤마라톤 등 국제대회도 국내외 마라토너들이 대거 참여토록 상당한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명품행사로 살려보자. 제주에는 삼다수와 조릿대 등 한라산 천연녹차가 있고 고기국수와 흑돼지고기, 감귤이 있으니 말이다.
 

<이성래 제주특별자치도 친환경농축산국 수의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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