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서로가 역지사지(易地思之) 하는 마음으로
서로가 역지사지(易地思之) 하는 마음으로
  • 문효준
  • 승인 2010.11.12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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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효준 / 서귀포시 대정읍

기나긴 수험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합격의 기쁨을 만끽한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다. 한 달여 정도의 수습과 4주간의 신규 임용자 교육을 마치고 11월 대정읍으로 발령을 받고 복지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수습과 신규교육을 통해 내 가슴속에 자리 잡은 마음가짐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란 상대방의 처지와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행동하라는 좋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수천 년 동안 과학과 문명은 발달해 왔지만 석가, 공자, 예수 등 옛 성인들의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는 가르침이 지금도 변함없이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역지사지를 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인간의 이기적인 속성으로 인해 자신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마치 자신만 손해를 보는 듯 한 느낌을 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로가 배려하고 이해를 한다면 그것은 손해가 아니라 계속해서 기쁜 마음을 샘솟게 하는 마음의 화수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습기간 중에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조사를 선배 공무원과 함께 한 적이 있다. 농민들은 겨울에 수확할 감자를 때를 맞춰 8월 중하순에 파종했는데 비가 많이 온 바람에 파종한 지 10여 일 만에 싹도 피어보지 못하고 대부분 썩어버렸다.

농민들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를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길 없이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시커먼 농경지를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우리는 위로의 말을 건네며 농민들의 마음을 추스르고 우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여 피해조사를 하는 것이 농민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더운 날씨에 고생한다며 우리를 격려해 주시는 농민들의 모습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하루 종일 이 밭 저 밭을 돌아다니느라 몸은 지쳐 있었지만 우리의 조그마한 도움이 농민들에게 기쁨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만큼은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국민과 공무원 모두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서로 배려하고 이해한다면 국민의 만족은 높아지고 공무원들의 업무 능률은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100% 이해할 수는 없지만 업무를 처리할 때나 일상에서 생활을 할 때 자신의 위치에서 상대방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상대방이라면 그 처리에 만족할 수 있는 지를 고심하며 서로가 기쁨을 공유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우리 모두가 한마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효준 / 서귀포시 대정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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