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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제도 개선'은 학부모 뜻...교육청이 개선하라"
"'고입제도 개선'은 학부모 뜻...교육청이 개선하라"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11.11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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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11일 고입제도 관련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 공개
"학부모 55%, 고입제도 개선 원해...교육감 의지로 손질 가능"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1일 "학부모 대다수가 제주시 평준화지역 일반계고 진학비율을 현행 50%에서 60-80%로 확대하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제주도교육청에 고입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전교조 제주지부(지부장 김상진)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입제도 관련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0월 한달 간 제주도내 동(洞)지역 중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 76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의 87%는 그들의 자녀가 제주시 평준화지역 일반계고와 특수목적고로 진학하기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제주시 평준화지역 일반계고 진학 비율에 대해서는 학부모 58%는 적절하다고 답했고, 42%는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제주시 평준화지역 일반계고 진학률을 60-80%로 확대하자는 의견은 전체 학부모의 59%를 차지했다.

현행 고입제도를 연합고시 없이 내신성적 만으로 선발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학부모의 55%가 찬성했다.

조사 결과와 관련, 전교조는 "이같은 결과는 현재의 고입제도를 개선해 보다 많은 학생이 평준화지역 일반계고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고, 연합고사로 인한 과열경쟁과 사교육비 지출을 줄여 달라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전교조는 "평준화지역 일반계고 연합고사를 치르고 탈락하는 학생은 연평균 170여 명"이라며 "이들은 학기 초에 평준화지역 인문게고 진학을 희망하지만, 내신과 모의고사 점수가 합격선에 미달하면서 스스로 포기하게 돼, 상당한 스트레스와 상실감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이어 "애초에 고교평준화제도는 지나친 고입경쟁과 이에 따른 교육과정 운영의 파행을 없애고 학생들의 균형있는 성장을 위해 실시됐다"면서 "그러나 제주 학생들은 평준화라는 입시전형이 무색할 정도의 치열한 고입경쟁에 시달리고 있고, 대다수의 중학교에서 단순한 문제풀이식 입시위주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교육비의 측면에서도 제주의 고입제도는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이라고 지적한 전교조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평준화지역 일반계고에 진학하기 어려운 경우 다른 시.도로 일시 전출했다가 다음 학기에 평준화지역 일반계고로 전학을 오는 학생도 많다"며 제주도교육청에 전면적인 고입제도 손질을 주문했다. 

전교조는 "대안으로 평준화지역 특성화고를 일반계고로 전환하거나, 읍.면지역 일부를 평준화지역에 포함시켜 평준화지역 일반계고를 확대하는 방안이 있다"면서 "다만 어느 방법을 도입해도 학부모와 학생의 반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입제도 개선과 문제 발생을 해결하기 위해 '고입제도개선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전교조는 "교육청, 도의회, 학부모, 학생 등 고입제도에 관심을 갖는 단체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해 각종 여론조사와 토론회를 통해 도민 의견을 수렴하고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고입제도 개선이 나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 "고입제도는 교육감의 권한 사항에 속한다"며 "교육감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고,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민의를 반영해 제도 개선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제주>

 

[전문] 전교조 제주지부, 고입제도 개선 관련 기자회견

지난 10월 전교조는 상반기 학생들의 실태조사에 이어 학부모를 대상으로 고입제도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87%의 학부모가 평준화지역 인문고와 특목고를 희망하고 있었다. 평준화지역 인문고 진학비율도 현행 50%에서 60~80%로 확대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내신중심의 선발방식을 선호하고 있었다. 서술형 문항에 응답한 적극적 의사 표현층 절대 다수가 고입제도를 개선하자고 주장하였다.

1학기에 실시했던 학생들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에서도 4명 중 3명이 평준화지역 일반계고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10명 중 6명 이상이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45%의 학생들이 적정 수면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명 중 1명은 입시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설문조사 결과는 현재의 고입전형제도를 개선하여 보다 많은 학생이 평준화지역 인문고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고 선발고사로 인한 과열경쟁과 사교육비 지출을 줄여 달라는 것이다.

현재의 평준화 제도를 바탕으로 한 고입전형은 1979년에 도입하여 30년이 지났다. 제주시로의 인구집중과 시대변화를 고려한 제도개선을 검토할 때가 되었다. 2010년을 기준으로 할 때 제주시동지역 중학생은 5,536명이다. 그런데 같은 지역 고등학교 입학정원은 4,425명이다. 1,111명의 중학생은 어쩔 수 없이 읍․면지역 고등학교 등 다른 지역으로 진학을 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다른 지역에서 평준화지역으로 진학하는 학생 500여명(2010기준 인문고 470여명포함)을 감안하면 평준화지역 중학생 중 1600여명이 다른 지역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하는 모순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평준화지역 일반고에 진학 가능한 숫자는 같은 지역 중3학생의 절반수준인 2,756명이다.

평준화지역 연합고사를 치르고 탈락하는 학생은 연평균 170여명이다. 그러나 평준화지역 인문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기준으로 하면 탈락생의 수는 1,660여명(5,536명의 30%)에 달한다. 이들은 학기초에 평준화지역인문고를 희망하지만 내신과 모의고사의 점수가 합격선에 미달하면서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와 상실감을 경험한다.

애초에 고교평준화제도를 실시한 취지를 다시 생각해 본다. 지나친 고입경쟁과 이에 따른 교육과정운영의 파행을 없애고 학생들의 균형있는 성장을 위하여 고교별입시를 없애고 평준화정책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제주지역의 중학생들은 평준화라는 입시전형이 무색할 정도의 치열한 고입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도 전지역 대다수의 중학교에서 고입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단순한 문제풀이식 입시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창의성과 고도의 사고력을 학습하는데 장애를 가져온다. 대입수능과 입학사정관제도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또한 2006년 제주도가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제주시와 북제주군이 통합되었다. 그러나 고교평준화제도는 ‘제주시’를 ‘제주시동지역’으로 명칭만 바꾸었을 뿐이다.

사교육비의 측면에서도 제주지역의 고입제도는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이다. 중학생에게 지출되는 사교육비는 전국평균보다 높고, 지역의 소득과 대비하면 상위권에 속한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평준화지역 인문고에 진학하기 어려운 경우 타시도로 일시 전출하였다가 다음 학기에 평준화지역 인문고로 전학을 오는 학생도 많은 실정이다.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할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여러 가지측면을 고려할 때 전면적인 고등학교 입학제도의 손질이 필요할 때이다.

그러나 고입전형제도의 대안은 간단하지 않다. 평준화 지역 전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거나 읍․면지역 일부를 평준화지역에 포함시켜 평준화 고등학교를 확대하는 방안이 있다. 두 가지 모두를 추진하거나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읍․면지역 고등학교를 통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제주시동지역 학생이 절반이상 차지하는 현실에서 숙고하여야 할 문제이다. 다만 어느 방법을 도입해도 학부모와 학생의 반발, 지역의 반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낙후될 가능성이 있는 전문고를 더욱 특성화해서 성적이 낮은 학생이 가는 곳이 아니라 자신의 적성과 특기를 살릴 수 있는 학교로 탈바꿈시키는 등 전문고 학생들의 사기진작에도 힘써야 한다. 서열화되어 있는 서귀포지역 인문고에 대한 평준화 도입도 검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이 혹은 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가칭 ‘고입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교육청, 도의회, 학부모, 학생, 교원단체, 지역사회단체, 시민단체 등 고입제도에 관심을 갖고 있는 단체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각종 여론조사와 토론회 등을 통하여 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연구용역 등 인력과 예산을 투여하여 고입제도개선에 나서길 바란다. 그리하여 학부모는 행복하고 학생은 즐겁고 교사는 보람있는 제주교육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고입제도는 교육감의 권한 사항에 속한다. 교육감이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설문조사 결과는 현재의 고입제도를 개선하라고 하고 있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민의를 반영하여 제도 개선을 위한 첫걸음을 시작해야 한다. 공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민의를 반영하기 위하여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교육청이 나서야 한다.

2010년 11월 1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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