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봉 모충사에서 김만덕 할머니 만나세요”
“사라봉 모충사에서 김만덕 할머니 만나세요”
  • 강철수
  • 승인 2010.11.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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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철수 제주시 사회복지과장

제주도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사라봉 남쪽자락에 모충사가 있다. 1977년 제주도민들의 성금을 모아서 만든 제주의 정기가 서려있는 성스러운 곳이다. 조선후기 큰 흉년으로 도탄에 빠진 도민을 살려낸 김만덕 할머니와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순국한 제주 열사들의 충성스런 마음을 사모한다는 뜻으로 ‘모충사’라고 이름 붙여졌다.

모충사에는 1909년 제주 의병 항쟁을 이끌었던 고사훈과 김석윤, 노상옥, 김만석 등의 고귀한 뜻을 기리는 ‘의병항쟁 기념탑’과 독립운동가인 ‘순국지사 조봉호 기념비’ 그리고 ‘의녀반수 김만덕 의인 묘’와 ‘김만덕 기념관’ 등 녹음이 가득하고 양지바른 공원 내에 병풍처럼 서있다. 이처럼 모충사는 제주인의 강인한 정신과 애국.애민의 정기가 어린 신성한 성지이면서 제주인의 혼이 담겨진 곳이다.

김만덕 할머니는 나눔과 봉사의 표상이다. 일찍 부모를 잃고 빈천한 집안 기녀에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한 조선시대의 최고의 거상으로 부를 이루었다. 조선 정조때 4년동안(1792-1795) 제주섬에 큰 흉년이 들어 굶어죽는 사태가 발생하자 어렵게 모았던 전 재산을 내놓아 육지에서 곡식을 사들여 나눠줬다.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자선사업을 펼쳐 온도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만덕할머니’로 추앙받고 사시다가 74세의 나이로 운명하셨다.

당시 정조임금과 사대부를 비롯한 많은 조선 백성들이 김만덕을 직접 뵙고 싶어 했고 영의정 채제공은 ‘만덕전’이라는 전기까지 써 바쳤을 정도로 존경의 대상이었다. 지난 10월 1일은 제주도민에게는 매우 뜻 깊은 날이었다. ‘의녀반수 김만덕할머니’의 국가지정 표준영정이 제작되어 도민 곁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모충사 만덕관에서 봉안식을 갖고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영정의 표정과 자세는 정조를 알현한 50대 후반의 후덕하고 인자한 모습의 전신입상의 자세로 가로110㎝, 세로 190㎝ 크기의 견본채색 작품이다.

이번 제작된 표준영정은 사업가로서 부자가 됐기 때문에 진취적인 기상이 보이는 얼굴로 제작됐다. 특히 김만덕 묘 이장 당시 관의크기가 보통여인보다 큰 점을 감안해서 165㎝ 정도의 큰 키로 제작됐다. 이 표준영정은 제주특별자치도와 김만덕기념사업회가 충남대 윤여환교수에게 의뢰해 제작됐다. 표준영정이란 우리나라를 빛낸 역사적 인물들의 영정 난립을 예방하기위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지정한 영정을 말한다. 지금까지 81명만이 지정됐고, 여성으로는 신사임당, 유관순, 논개 등 많지가 않다.

김만덕 할머니를 모르는 도민이 많다.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과 젊은층이 많다고 본다. 올 봄 ‘거상 김만덕’ 연속극이 방영되면서 알려지긴 했지만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김만덕은 제주사람 모두의 할머니이며 믿음이고 신앙이다. 그의 선행이 도민의 핏속에 유유히 흐르고 있어 할머니의 뜻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즉 할머니의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하고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고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간직해야한다.

겨울이 오기 전에 잠시 시간 내어 제주인의 정기가 어린 곳 사라봉 모충사에서 인자스런 영원한 제주의 표상 김만덕할머니를 만나보면 더할 나위 기쁨이 없을 것이다.

<강철수 제주시 사회복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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